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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정판매
발행일 | 2009년 09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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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416g | 148*210*20mm |
ISBN13 | 9788970907345 |
ISBN10 | 8970907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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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4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야구를 소재로 한 소설. 페타지니의 부인이 25살 연상이라는 첫장의 흥미로움. 사실 내가 접한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공중그네'가 유일하다. 유머가 철철 넘치는, 인생을 참 재밌고, 쉽게 사는 듯한 인상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지방 야구장 순례'라는 목표로 1년동안 6곳의 야구장과 그 도시를 여행한 짧은 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5명의 선수들을 그려보며, 오쿠다의 야구장 기행을 따라갔다.
야구, 영화, 마사지
시즌 전 동계훈련 시기인 2월부터 재팬시리즈가 끝난 후 은퇴선수들이 팀을 결성해 리그를 진행하는 9월의 마스터리그까지 1년의 야구장 순례가 담겨있다. 도시를 여행하기 앞서 짐을 꾸린다. 자신의 드레스 코드를 읊는다. 교통편에 대한 단상이 담긴다. 야구장이 있는 도시의 호텔에 투숙하여 그곳의 정경을 담는다. 야구경기가 있기까지 거리를 거닌다. 서점에서 가이드북을 구입한다. 그가 좋아하는 면요리(우동, 라면)를 맘껏 즐긴다. 혼자서 영화관을 찾는다. 대부분 별다른 감흥없이 호텔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마사지사를 불러 60분에서 90분 정도의 마사지를 받는다. 정말 전형적인 공식처럼 방문하는 도시마다 모두 위의 순서대로 글을 써간다. 마사지를 너무나 좋아하는 히데오. 별의 별 마사지를 다 받으며, 도쿄생활에서 왔던 뭉친 근육들을 한없이 풀어준다. 소설 중에 그와 작업하는 출판사 편집자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히데오를 '야구, 영화, 마사지'광으로 평가한다. 이 소설이 쓰여진 시점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다. 야구장 순례를 다니면서 일본과 러시아의 조별리그 경기를 마사지를 받으며 라디오로 듣고 있으니 말이다.
여행의 넋두리, 작가로서의 자존감
혼자 여행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히데오. 렌트카를 운전하거나 노면전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잘도 쏘다닌다. 야구장 습격이 아닌 무미건조한 한 중년 남성의 여행기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렇게 자유롭게, 별다른 목표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문장들이 한없이 가볍다. 소위 공중에 한보 반쯤 둥둥 뜬 채로 여기저기를 부유하는 듯한 인상이다. 간간이 독서를 하는 모습도 자주 등장하는데, 그가 좋아하는 작가인 야마다 다이이치를 평하며, 문장이 좋다고 한다.
최근 독자들은 문장을 즐기기보다 구성이나 주제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독자의 기호는 편집자의 기호다. 흠, 그렇지만 소수의 독자라도 좋다. 나는 고군분투할 것이다. -P115
편집자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이 보이지만, 그가 추구하는 글쓰기에 대한 자세가 들어있다.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단편소설의 교정지를 팩스로 받아다가 넘겨주는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그가 고백하듯 '마음 속의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아서' 일상 속 약간의 변화나 타인의 시선을 마땅치 않게 여긴다. 온전히 혼자서 하는 여행, 산책하는 여행을 즐기는 그다. 그는 소설을 쓸 때. 플롯이 따로 없다고 한다. 일단 등장인물을 정하고 시작만 하면 흐름에 따라 마음껏 글을 써내려간다고... 하여 완벽하게 플롯을 짜놓고 글을 쓰는 사람이 놀랍다고 말한다. 이 소설 또한 기승전결의 정해진 플롯은 없다. 그때 그때 되는대로 여행지에서의 기록을 공식처럼 세워놓고 자유롭게 빈칸을 채워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좀 산만하다.
왜 오쿠다인가?
오쿠다는 일본 작가들 중 국내에서 출판과 동시에 사랑받는 몇 안되는 작가다. 그의 글쓰기가 어떤 면에서 매력있는 걸까? 사실 난 이렇게 가볍게 배설하듯 써내려가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깨에 잔뜩 힘을 준 소설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나도 쓰겠는걸'이라는 다소 무모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알게 모르게 한국 사람들을 의식해서인지 한국의 문화나 한류스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는 것. 늘상 낯선 도시의 영화관을 찾아 혼자 보는 영화 중 '친구'가 소개된다. 극찬을 하며, 장동건(실명은 거론되지 않았지만)을 인상적으로 묘사한다. 전체적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어찌보면 오쿠다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머리 싸매고 고민할 필요없이 줄글을 따라 때론 폭소를 터뜨리거나, 강하게 공감을 하면 그뿐. 그럼에도 '야구장 습격사건'을 읽으면서 그 소재는 흥미로우나, 그의 글쓰기는 너무나 가볍다란 걸 내내 느끼게 됐다. 어찌보면 여유로운 프리랜서의 혼자놀기 상황극을 보는 듯한 난처함도 있었다. 다른 작품들은 어떨까? 다들 평가가 좋던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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