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교정학 일반
제1장 교정학의 기초이론
제1절 교정학의 의의와 연구대상
Ⅰ. 교정학의 의의
1. 교정학의 개념
교정학이란 범죄자 및 범죄의 위험성이 있는 자들로부터 범죄를 진압하여 국가·사회를 보호하는 한편, 각종 형벌과 처분을 어떠한 방법으로 행사하여야 범죄인의 악성을 교정할 수 있는지를 행정적·정책적 측면에서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정학은 행형학은 물론 형사정책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종래의 행형학은 주로 교도소에 있어서 자유형의 시설내 집행에 관한 것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문이었으나 1955년 이후 “UN범죄예방 및 범죄자처우회의”의 영향을 받아 행형학보다는 교정처우론을 중시하게 되면서 응보형주의의 반영으로 여겨지는 행형이라는 용어에 대체하여 교정이라는 용어를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2. 교정학과 형사정책
형사정책이 범죄의 현상을 파악하고 범죄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함과 동시에 현재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하여 현존하는 형벌제도가 범죄대책으로서 가치가 있는가를 연구하고 형벌제도 자체의 개혁방안 못지않게 그 보완대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형사정책학에 교정학이 등장하게 되었다. 교정학은 형사정책의 일부를 구성하면서 형사정책까지 포함하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Ⅱ. 교정학의 발전
1. 감옥학
⑴ 형성 및 발전
19세기 후반 영국·프랑스에서 학문적 체계가 형성되어 독일에서 이를 발전시켜 완전한 하나의 학파가 형성되었다.
⑵ 기본사상
구시대의 절대주의 사상을 타파하고 계몽주의 사상이 대두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대혁명의 진행과정에서 인간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가 있다는 데서 착안한 인권사상을 기본사상으로 하고 있다.
⑶ 내 용
① 감옥학은 자유형집행에 관한 학문이다.
② 19세기 감옥학의 중심문제는 질서와 강제적 권위주의에 의한 감옥의 관리이며 이를 위하여 제정된 감옥관리법은 제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매우 정교하게 구성된 것을 그 특색으로 하고 있다.
2. 행형학
⑴ 형 성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새로운 사상을 바탕으로 수형자 처우를 중심으로 한 마사까 아끼라에 의해 발전되었다.
⑵ 기본사상
수인의 인권사상과 인간으로서의 교육사상을 기본사상으로 한다.
⑶ 내 용
종래 감옥학이 제도상의 문제가 중심이었던 것에 반해 사람을 위주로 하고 사람에 대한 교육을 중점으로 한 인간감옥학으로의 발전을 의미한다.
3. 교정교육학
⑴ 형 성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시작되어 영국과 미국에서 교정을 통한 사회복귀를 주목적으로 하는 교화행형으로 이념적 발전을 하게 되었다.
⑵ 기본사상
행형이란 종래와 같이 교도소에 있어서 자유형의 집행이 단순한 형의 집행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형자의 교육을 목적으로 행형이 운영되어야 한다는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⑶ 내 용
교정시설에서의 교정교육이 훌륭하게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격리구금이라는 교정 제1목표와 조화시키는 방법으로서 시설내 처우는 물론, 사회복귀 이념의 실현을 위한 사회내 처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판결전 조사제도, 부정기형제도, 분류처우제도, 보호관찰제도 등을 수단으로 하여 범죄인의 성격교정, 처우의 과학화 및 개별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범죄인의 개선을 통한 건전한 사회복귀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였다.
4. 교정보호론(신응보형주의)
⑴ 성 립
1970년대 초에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형사정책의 새로운 사조이다.
⑵ 기본사상
교정처우에 대한 효과가 없음이 실증적으로 밝혀지자 Moris, Wilson, Fogel과 같은 학자들의 주도하에 18세기의 응보형으로 복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⑶ 내 용
교정교육학은 형사사법체제를 붕괴시켰고 범죄자를 치료자의 처분에 내맡겼다고 비판하면서 강제적 치료보다는 정의에 입각한 처벌과 범죄인에 대한 법률적 보호를 강조하였다. 이에 따라 교정에 있어서 다음의 두 가지 접근방법이 제기되었다.
① 응보주의적 접근방법
초기 고전학파의 입장으로 돌아가 교화라는 명목으로 장기간 구금시설이나 병원에 수용하여 치료하기 보다는 범죄행위와 범죄의 경중에 따라 형벌이 가해져야 한다.
② 선별적 무능화
비교적 적은 수의 범죄자들이 중요한 범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과 교도소의 과밀수용으로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계속 범죄를 범하는 소수의 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시켜 무력하게 만드는 것으로 모든 범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중범자, 누범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응보주의적 접근방법과 구별된다.
Ⅲ. 교정학의 학문성(사실학과 규범학의 성격)
1. 사실학
교정학은 범죄자 및 범죄의 위험성이 있슴 자를 대상으로 교정전반에 관한 이념과 학리를 계통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성격을 본질로 한다.
2. 규범학
일정한 이념하에서 교정과정의 가치를 판단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원리를 탐구하는 분야도 내포하므로 가치학문적 요소를 지닌 학문이다.
Ⅱ. 교정학의 연구대상
교정학의 주된 연구대상은 범죄, 범죄인, 피해자 등이다.
1. 교정학의 연구대상으로서의 범죄
연구대상으로서의 범죄에는 범죄구성요건으로 규정된 형식적 의미의 범죄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법익침해행위로서 실질적 의미의 범죄도 포함된다. 특정 개인에 의한 개별현상으로서의 범죄뿐만 아니라 일정 시기, 일정 사회의 산물인 집단현상으로서의 범죄도 연구대상이다. 현재의 범죄뿐만 아니라 장래 발생될 것으로 예측되는 범죄도 연구대상이다. 일정한 행위의 범죄화 내지 비범죄화의 문제도 교정학(형사정책)의 연구대상이 된다.
⑴ 절대적 범죄와 상대적 범죄
① 절대적 범죄개념
절대적 범죄개념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인정되는 국가 법질서와 무관한 자연적인 범죄개념을 말한다.
② 상대적 범죄개념
오늘날 절대적 범죄개념은 인정되지 않고, 범죄개념을 상대적으로 보는 것이 통설적 입장이다.
③ 범죄개념의 상대적 변화
㉠ 비범죄화(非犯罪化):기존에는 범죄로 취급되던 것이 사회적 변화에 따라 범죄로 취급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피해자 없는 범죄에 대한 비범죄화 논의는 형사정책의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비범죄화가 요구되는 범죄로서 단순도박죄, 간통죄, 혼인빙자간음죄, 낙태, 약물범죄 등이 많이 거론된다.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도 형사사법의 경제적 관점에서 비범죄화가 주장된다. 비범죄화의 유형으로는 사실상 비범죄화, 재판상 비범죄화, 그리고 입법상 비범죄화가 있다. 사실상 비범죄화는 처벌법규는 존재하나 수사기관이 특정행위를 범죄행위로 생각하지 않아 단속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고 이는 단속상 비범죄화라고도 하며, 재판상 비범죄화는 판례의 변경을 통해 처벌되었던 범죄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사법상 비범죄화를 말한다. 입법상 비범죄화는 법률의 폐지 또는 변경에 의하여 범죄였던 행위를 더 이상 범죄로 보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 과범죄화(過犯罪化):지역사회의 자체적 통제로도 가능하던 행위군을 형벌이란 수단을 통해 규제할 필요성에 따라 인정되게 되는 범죄화이다. 교통범죄, 청소년범죄, 가정폭력범죄 등이 과범죄화의 논의대상이다. 우리 법상 경범죄처벌법에 규정이 많다.
㉢ 신범죄화(新犯罪化):사회적 변화가 낳은 종래 예상치 못했던 반사회적행위에 대하여 형법이 개입하게 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교통범죄, 경제범죄, 공해범죄, Computer 범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⑵ 형식적 범죄와 실질적 범죄
① 형식적 범죄개념
범죄를 형벌법규에 의하여 처벌되어야 할 행위로 한정해서 이해하는 개념정의이다. 그러나 형식적 범죄개념에 의할 경우 법이 범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입법적 지체현상에 따라 언제나 법적 허점이 야기될 수 있다. 형식적 범죄개념의 유용성은 현존하는 범죄의 범위, 구조 및 경향을 밝히기 위해서는 현행 형벌법규에 의해 한정된 형식적 범죄개념을 기초로 판단하기 때문에 범죄의 명확성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② 실질적 범죄개념
가로팔로(Garofalo)는 공동체 감정의 침해를 척도로 한 자연범과 단순한 실정법위반인 법정범을 구별함으로써 실질적 범죄개념을 확립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자연법적 전통, 인류학적·법사회학적 방법을 통하여 실질적 개념을 탐구하려고 하였으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실질적 범죄개념의 유용성은 최근의 범죄현상을 기초로 가벌성을 제고해야 할 행위나 국가의 행정상의 목적이나 생활상의 변화 등으로 가벌성을 재검토해야 할 내용은 실질적 범죄개념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범죄개념에 탄력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질적 범죄개념은 신범죄화 또는 비범죄화의 입법의 준거점이 된다.
⑶ 개별현상과 집단현상으로서의 범죄
① 개별현상으로서의 범죄
특정 개인에 의한 범죄의 총체적 파악으로, 개인의 행동에 있어서 발생 가능한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생물학적·심리학적 접근방법 등을 통한 연구로, 특별예방의 관점과 행형정책·보안처분의 주요 대상이다.
② 집단현상으로서의 범죄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사회내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총체(통계적 접근)로서, 사회내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일정한 유형성과 경향성을 나타내므로, 사회학적 연구방법을 통하여 접근해야 하며, 일반예방의 관점과 입법정책·사법정책의 주요 대상이다.
⑷ 교정학상의 범죄개념
형사정책학에 있어서 범죄가 상대적·실질적 범죄개념이라면 교정학의 연구대상으로서의 범죄는 형법상의 범죄개념, 즉 형벌법규에 규정된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고 유책한 행위를 범죄로 보는 형식적 의미의 범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이는 교정학상의 범죄가 형법상의 범죄개념을 상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 교정학의 연구대상으로서의 범죄인
교정학은 범죄를 전제로 하는 학문이므로 사람의 행위인 범죄의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범죄인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교정학상의 범죄가 형법상의 범죄개념을 상정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교정학상의 범죄인은 형법학상 범죄인을 전제로 한 것이다. 연구대상으로서의 범죄인에는 형법학상의 범죄인뿐만 아니라 실제로 범죄를 범하였지만 드러나지 않은 숨은 범죄자, 소년비행자를 포함한 일탈자, 잠재적인 범죄인이 모두 포함된다. 교정학상의 범죄인은 교정처우의 대상자를 의미하며, 수형자가 그 중심이 된다. 따라서 교정학에서는 수형자분류가 중요시된다. 그러나 교정은 반드시 수형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므로, 형벌을 부과할 수 없지만 보안처분을 부과할 수 있는 자도 교정학의 연구대상으로서의 범죄인에 포함된다. 특성에 맞게 개별적인 처우를 실시함으로써 범죄인의 범죄성의 교정이 가능하다.
3. 교정학의 연구대상으로서의 피해자
피해자란 범죄로 인하여 신체나 재산상의 피해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범죄의 피해경험자를 말한다. 지금까지 형사정책 내지 교정학에서는 범죄인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연구하여 왔으나, 최근 범죄피해자에 관한 무관심에 대해 반성하면서 피해자의 구제와 보호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4. 교정학의 연구대상으로서의 예방, 억제, 범죄인의 처우
⑴예방과 억제
예방(prevention)이란 범죄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말하며, 억제(deterrence)란 범죄인에 대하여 형사제재(형벌, 보호처분 및 보안처분의 총칭)를 과하는 것을 말한다. 예방과 억제를 합하여 일반적으로는 ‘방지’라고 불리고 있다.
⑵ 범죄인의 처우
범죄인의 처우란 범죄인의 사회 복귀를 용이하게 하고, 또한 재범을 방지하기 위하여 범죄인에 대해 집행되는 개별적 조치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