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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발행일 | 2009년 11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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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86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92984577 |
ISBN10 | 899298457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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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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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행자라는 영화를 봤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생활하는 교도관들과 사형수들의 이야기였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소재였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퇴임을 앞둔 고참 교도관과 20년 넘게 복역해온 장기 사형수의 우정, 동료를 잃은 아픈 기억으로 재소자들을 악랄하게 다루는 10년차 교도관, 별 생각 없이 교도관의 길로 들어선 후 생각지 못했던 상황들에 당황하는 신입 교도관,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연쇄살인범 등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그곳의 모습은 때론 웃음을 때론 울음을 때론 분노를 자아냈다. 19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현실과는 달리 영화 속에서 12년 만에 부활한 사형제도 때문에 혼란에 빠진 그들의 모습은 나를 비롯한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당신이라면?”
영화 속 사형 집행 장면과 조재현의 광기어린 표정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을 때, 서점에서 <마지막 사형수>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김용제는 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의도광장 차량질주 사건의 범인으로 그 후 1997년 마지막으로 집행된 사형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이었다. 사형수였던 그가 써내려간 친필 원고의 사진을 보는 순간, 이 사람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기에 이렇게 방대한 양의 글을 남겼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책은 마지막 사형수였던 김용제가 남긴 일기와 조성애 수녀님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을 고백한 이야기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과연 이런 사람을 용서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질 뻔했고, 엄마의 가출과 아버지의 자살 그리고 시력장애가 있어 불행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한 행동들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또 그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모두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수녀님이 그를 안타깝게 여기고 그가 죄를 뉘우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운 것은 그가 다른 이들처럼 자신의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며 삶을 제대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이 사회가 주변 이웃이, 가족이… 조금만 더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면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용서는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용서의 길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그 길을 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그 길에 동행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남은 사람도 떠난 사람도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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