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끼와 자라'에 나오는 토끼야, 나는 주원이야. 내가 인상 깊었던 점은 토끼 너가 간을 육지에 놓고 왔다고 꾀를 부리는 장면이 엄청 재미있었어. 내가 만약에 너였다면 간을 육지에 놓고 왔다는 말 대신 간이 친구에게 있다고 말 했을 것 같아. 그러면 얼른 풀어줄 거라 생각했어. 그리고 하나 더 인상 깊었던 것이 네가 "아이고 멀리서 온 손님 대접이 왜 이래?"라고 그럴 때가 엄청 재미있었어. 그래서 나는 그게 너무 웃겼어. 내가 너였다면 "멀리서 온 손님 대접이 왜 이래?"보다 "이러면 가만두지 않겠어요!"라고 말 했을 것 같아. 나는 이 장면들이 웃겨서 꿈에도 나왔어. 그리고 네가 "어리석은 자라야 간을 어찌 빼고 다니겠니?"라고 말하는 게 너무 통쾌했어. 그래서 그때 그 책을 읽고 나서도 그 책을 계속 읽었어. 그럼 안녕!

토끼는 수많은 짐승들 중에서 대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머리를 잘 굴리고 꾀가 많아서 문제를 잘 풀고 말도 잘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호랑이는 이빨은 사나웠지만 게으른 편이고, 사자는 멋부린다고 바빠서 다른 동물에게 관심이 없었고, 기린은 긴 목 때문에 아무데나 달려갈 수 없었고, 늑대는 성질이 더러워서 미움을 받았고, 원숭이는 장난이 심했고, 하마는 큰 덩치 때문에, 공작은 잘난 척, 부엉이는 밤에만 움직이려고 해서, 멧돼지는 먹는 것을 밝히고, 사슴은 겁쟁이라서 모두 대장감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숲의 동물들은 사방 잘 살피는 빨간 눈, 냄새 잘 맡는 코, 꽃 따 먹는 입, 세울음 듣는 귀, 펄펄 뛰는 발, 한겨울에 추위까지 막아주는 털, 두 귀는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날씬, 꽁기는 오뚝한 토끼를 대장으로 모셨습니다. 토끼는 숲 속의 대장답게 동물들에게 먹이를 구하는 법, 가족끼리는 서로 해치지 않는 법, 싸우지 않기, 서로 도와가며 살기 등을 가르쳤습니다. 숲의 동물들이 오순도순 잘 산다는 소식을 들은 용왕님은 배가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용궁에는 토끼같은 리더십을 가진 동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용왕님은 질투심에 눈이 멀어서 어떻게 하면 토끼를 골탕먹일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머리를 짜 낸 계획이 바로 토끼를 잡아와서 간을 꺼내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대로 백성들에게 알리면 비겁하다고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았습니다. 또 신하들도 용왕님이 정정당당하지 않다고 뒤에서 수군거릴까봐 겁이 났습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용왕님은 한 달 동안 머리를 짜 내고 짜 낸 뒤에 앓는 흉내를 냈습니다. 그 때 용왕님의 계획을 눈치 챈 하늘나라 도사가 용궁 나라에 특효약을 알려주었습니다. 용왕님의 병을 낫게 하려면 바로 토끼의 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용궁의 백성들은 진짜 용왕님의 속셈도 모르고 용왕님의 질투병과 시기병을 고치려고 자라를 육지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토끼는 이미 용왕의 속셈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도사님이 토끼에게는 살짝 용왕님의 계획을 알려주었기 때문이지요. 도사님은 공평하신 분이었으니까요. 토끼는 두 달 동안 꾀를 내고 또 냈습니다. 용왕님이 한 달 동안 꾀를 내었으니 용왕님을 이기려면 두 배는 노력해야 했습니다. 드디어 자라가 육지로 토끼를 찾아왔을 때, 토끼는 지금까지 길러왔던 모든 용기와 배짱을 내어 용궁으로 갔습니다. 용왕님의 앞에 갔을 때 아무리 육지의 대장이지만 토끼는 기가 죽은척 연기를 했습니다. 간은 팔딱팔딱, 땀은 삐질삐질, 다리는 후들후들, 귀는 까딱까딱, 눈동자는 동글동글, 온 몸은 후덜덜덜, 정신은 어질어질...... 그리고 토끼는 젖먹던 힘까지 내어 정신을 바짝 차렸습니다. 육지의 백성들을 생각하면 대장으로 체통과 체면을 살려야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토끼는 ‘벌벌 떨기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토끼는 벌벌 떨면서 잔뜩 겁을 먹어야 용왕님이 안심하고 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는 ‘웃기기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토끼냐고 물었을 때 토끼 아니고 개라고 했다가, 다시 소라고 우겼다가, 아이고 나는 소 아니고 말이라고 떼를 썼습니다. 그랬더니 용궁의 물고기들은 육지의 대장 토끼가 겁쟁이에다 개그지망생이라고 생각해서 안심했습니다. 모두들 저 정도면 육지의 대장도 별 볼 일 없는 못난이라고 속으로 비웃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베짱으로 나가자!’ 작전을 짰습니다. 드디어 토끼는 용왕님께 배를 갈라 간을 꺼내라고 용감하게 나섰습니다. 지금까지의 토끼 모습을 본 용왕님은 조금 웃기고 어리섞고 겁쟁이인 토끼가 용왕님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토끼의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또 토끼가 달나라의 계수나무에 간을 걸어두었다고 말했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닷 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에 분명히 계수나무와 토끼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용왕님은 토끼를 보내주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흥, 저런 겁쟁이 놈이 육지의 대장이라니, 내가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군. 이제 내 병은 토끼의 간 따위는 필요가 없어. 이미 다 나았는걸.’ 그렇지만 백성들에게 속마음을 들킬까봐서 계속 앓는 흉내를 냈습니다. 착한 신하 자라는 용왕님의 병을 낫게 하려고 지극정성으로 돌봐드렸습니다. 어느 시기가 되자 용왕님은 더 이상 아픈 척 안 해도 되겠다 싶어서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습니다. 육지로 돌아온 토끼는 속으로 ‘용용 죽겠지! 용왕님도 별거 아니구만!’ 이라며 숲나라로 돌아가서 대장 노릇을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가 가끔씩 엉뚱한 겁쟁이도 되고, 개구쟁이도 되고, 꾀보노릇도 하면서 숲속 나라 백성들을 웃기고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