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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9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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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7쪽 | 402g | 153*224*20mm |
ISBN13 | 9788949121215 |
ISBN10 | 8949121212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솔직히 나는 책을 많이 읽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항상 책을 읽으려고 하면 몇 페이지만 읽어도 나도 모르게 잠이 와서 바로 잘 때가 많다. 그래서 책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모든 책은 뻔한 내용이고 재미없고 졸려!” 이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모든 책은 다 마음에 안든다는 뜻이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이 책은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제목을 보면서 실제로 499살짜리 생물이 있을 수 있을까? 외계인이 눈앞에 나타나면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할까? 표지에 있는 그림처럼 외계인은 진짜 사람처럼 생겼을까? 등등의 호기심이 마구 들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제멋대로인 것 같고 엉뚱한 미셸은 더욱 내 마음에 들고 말았다. 잠을 안자고 꿈만 꾼다든지 문을 열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든지 하는 이상한 미셸의 행동을 내가 해 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끊이질 않아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밤에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시고 어리기 때문에 공부를 더 많이 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신다. 지구에서는 이처럼 어린이는 어린이니까 꼭 이렇게 행동해야 하고 어른은 어른답게 꼭 저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정해 놓고 생각한다. 난 그런 편견을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구에 사는 우리는 너무 정해진 틀에만 갇혀 사는 것 같다. 나는 그 틀을 깨야 사람들이 미셸의 별처럼 자유롭고 신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셸이 온 별에서는 어른으로 태어나 아이로 나이 들며 거꾸로 자라기 때문에 미셸은 그런 편견이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없다.
실제로 미셸이 사는 별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정확히 구분해 이름을 정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확실히 정해 나누기 좋아하는 것은 아직 덜 성숙한 어른들의 규칙이라고 생각해 비웃는다. 세상에는 이거 아니면 저거로 딱 나눌 수 없는 것도 있다는 미셸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 내가 아팠을 때 학원 숙제를 다 못해간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아팠다는 내 말은 안 믿어 주시고 숙제 안 해온 것만 혼을 내셨다. 숙제를 안했다고 내가 무조건 나쁜 학생인 건 아닌데 어른들은 답답하게 무조건 그런 판단을 한다. 우리들도 그런 어른들과 비슷하다. 운동회에서 달리기를 할 때 무조건 1등만 잘해주는 경우를 본다. 달리기는 시합이니 무조건 1 등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 1등을 위해 무조건 집중해서 이기려고만 한다. 미셸은 우리와 달리 몇 등 하냐는 따지지 않고 그 일을 할 때 기쁜 거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달리기 시합을 할 때 이기려는 의지가 없어서 미셸은 걸어 다닌다. 오로지 행복에만 집중해서. 미셸은 자유로운 영혼 같고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감정 없는 로봇 같다.
그리고 미셸의 별에는 돈이 없기 때문에 돈 때문에 싸울 일도 없을 것이고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도 없다. 그래서 평화롭고 돈에 구애 받지 않아 자유롭다. 반면에 우리 지구의 사람들은 돈에 대해 너무 예민해서 싸우고 속이고 다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없어 남의 것을 빼앗고 남의 행복을 망치는 사람들까지 있어 매일 뉴스를 보면 그런 사람들이 나온다.
또 우리는 매우 진지해서 대통령을 뽑을 때 정치를 가장 잘 해줄 사람으로 뽑지만 미셸의 별에서는 왕을 뽑을 때 어린이들 중에서 가장 웃긴 사람으로 뽑는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정치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 지구에선 불가능하지만 미셸의 별에서는 정치를 놀이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하다. 우리는 어린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잘 자라야 지혜로운 어른이 되어 정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셸의 별에서는 정치라는 놀이를 통해 어리석은 어른들이 지혜로운 어린이로 자라난다. 아마 작가는 지구의 정치는 어른들이 해서 엉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텔레비전에서 본 모습도 서로 남의 말도 제대로 안듣고 소리 지르고 욕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이어서 나도 크게 동감이다.
이렇게 보면 미셸의 별은 엉망진창인 것 같지만 거기도 지구와 같은 규칙이 있다. 그곳의 동물들 중에는 범죄 동물이 정해져 있어 잘못을 하면 감옥에 가야 한다. 미셸이 우리 안에 갇힌 원숭이를 보고 울음을 터뜨린 것도 그래서 갇힌 줄 알고 운 것이다. 여기 지구는 그런 감옥을 사람들이 간다는 것은 다르지만 어디나 최소한 지켜야 되는 규칙은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모두가 진짜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지구에서는 당연한 것이 미셸의 별에서는 이상할 수 있고, 미셸의 별에서 당연한 것이 지구에서 이상할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당연한 것이 다른 나라에서 이상할 수도 있는 거구 내 친구에게 당연한 것이 나에게 이상할 수도 있는 거다. 그렇게 따지면 이상할 게 하나도 없고 당연한 것도 없다. 밤늦게 나가지 말고 공부하라는 엄마도 바뀌어야 하지만 그런 엄마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당연하다는 듯 투덜대는 나도 바뀌어야 한다. 당연한 것을 하지 않아야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만 읽으면 졸리고 따분한 걸 당연하게 생각한 나도, 미셸을 만난 후 더 이상 그걸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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