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에 갔을 때 황금연필상을 받았다고 하는 네덜란드 작가의 책이 있었다. 작가가 꿈인 나에게 '황금연필상'이란 말이 멋있게 다가왔고, 어떤 책인가 궁금하여 대출받아 왔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울어가며 읽었다. 아빠를 위해 죽은 생쥐라는 책을. 

주인공 소녀 키키가 전쟁터에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아빠가 총에 맞아 죽을 까봐 걱정하는 것이 불쌍했기 때문이고, 그리고 키키네 아빠가 부상을 입고 돌아온 걸 보니, 중국에 근무를 간 우리 아빠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키키는 확률상으로, 아빠 대신 무언가가 죽으면 아빠가 무사히 돌아올거라 믿었기 때문에 아빠를 위해 생쥐를 사기로 결심한다. 애완동물 가게에 가서 생쥐를 한 마리 샀는데, 건강한 쥐가 정이들어 죽이기 싫어지자, 다른 기형 쥐를 사서 죽게 내버려 둔다. 그것도 불안했던지 키키는 자신이 키우는 개인 모나를 육교에서 떨어뜨려 죽이려고 한다. 다행히 그 개는 무사할 수 있었지만.

그리고 기형 쥐는 자신이 원래 살던 환경과 맞지 않는 곳에서 죽음을 홀로 기다렸을 것이다. 점점 몸에 기운이 빠져나갈 때 기형 쥐는 자신에게도 자신을 대신해 죽어줄 누군가가 있기를 바랐을까?

그리고 개 모나는 육교에서 자신의 몸이 떨어지려고 할 때 얼마나 제 주인을 원망하였을까. '제발 살려줘 키키! 나 무서워.' 하면서.

모나의 몸이 흔들거릴 때 내 마음도 흔들거렸다. 

나는 키키가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아빠를 구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은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키키의 행동을 효녀 심청과 비교해 본다면 아빠를 위한 마음은 같지만, 키키는 자신의 목숨이 아닌 다른 동물의 목숨으로 아빠가 무사하기를 빌었고 심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는 것이 다르다. 용감한 우리의 심청이. 

키키는 아마도 아빠를 찾았다고 했을 때 아빠가 곰 인형을 사주셨을 때보다 더 기뻤을 것이다. 하지만 지뢰 때문에 아빠가 다리 한쪽을 절단해야 했다는 것을 들었을 때 얼마나 참기 힘들고 구역질이 났으면 먹은 피자를 다 토해냈을까? 

친구들이 '너 정말 불쌍해' '쯧쯧 안됐다' 라고 말할 때 키키는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이 괜히 잘해줄때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냥 평소처럼 대해주면 좋겠는데. 아빠의 장애가 뭐 대단한 거라고.' 

키키는 병원에 누워 있는 아빠를 보고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아빠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누워 자는 척을 하였다. 왜냐하면 아빠의 숨소리와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나는 때로 중국에서 한국인 사망사건이나 지진 관련 뉴스를 보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키키가 아빠를 걱정하듯이 나도 아빠를 걱정하는 것이다. 나는 아빠가 좋아하는 화초를 잘 키우고 있다. 왠지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화초가 싱싱하면 아빠도 더욱 씩씩한 모습으로 나에게 돌아올 것 같기 때문이다. 아빠를 위해 건강하게 살고 있는 나. 나는 아빠의 화초. 

소중한 가족,사랑의 힘

나는 이 책이 왠지 제목부터 다른 책에 비해 재미있어 보였다.또 아빠를 위해 죽은 생쥐라는 제목도 슬프게 느껴졌다.

이 책은 일반인 마욜라인 호프가 전쟁에 나간 아빠가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아이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사람들의 심리는 한 가족 중 누군가가 안전하지 않거나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났을 때 불안해진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 수 있었다.

끼끼라는 여자 아이가 있는데 그의 아버지가 전쟁에 끌려가게 된 탓에 끼끼는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무척 괴로워했다.엄마는,

“아빠가 죽을 확률은 작아,그러니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마.”

이로를 해주엇다 그러나 키키는 아빠가 죽을 수 있을 확률을 낮추려고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바로 키우던 쥐가 죽고,개가 죽고,아빠까지 죽는 경우이다.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작으니까 키키는 쥐와 개를 죽이기로 생각했다.그래야지 아빠가 죽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었다.그래서 키키는 애완동물 가게에 가서 흰색 쥐를 샀다.그런데 너무 튼튼해서 죽지 않을 것 같았다.키키는 거짓말로 병든 기형 쥐를 사왔다.얼마 뒤 그 쥐는 죽고 말았다.이제 개만 죽이면 됐는데 아저씨가 말려서 실패했다.그런데 아빠가 실종이 되었다는 전화가 왔다.

얼마 후 아빠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갔다.그런데 아빠는 끔찍하게도 다리 한 쪽이 잘린 모습으로 누워 있어 끼끼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그 모습을 본 할머니는 너무 안타깝다고 말씀하셨다.그런데 아빠가 다치고 나서 끼끼와 아빠는 이전보다 더 친하게 지내게 됐다.둘이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와 할머니께서 돌아와 자는 척을 했는데 끼끼는 자기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끼끼가 전쟁터에 나간 아빠를 너무 걱정한 것이 불쌍하고 안타까워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답답해 보이기도 했다.끼끼는 쥐 두 마리와 늙은 개 한 마리를 샀는데 그 쥐들과 개가 한 마리씩 죽어도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거짓말까지 하는 끼끼가 공감이 되었다.집안의 가장이 사라지면 남은 가족들은 모두 힘이 빠지기 때문이다.나같아도 매일 절망하는 마음으로 우울해 할 것이다.그러나 동물로 화풀이를 한 것 같아 그 부분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아무리 동물이라도 살아 있는 생명체를 2마리나 죽이다니 나는 그것을 동물학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다시 한 번 가정의 소중함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고 가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도 했다.마침내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눈물을 흘렸다.이렇게 악한 상황에서도 이겨내는 키키의 가족들을 보았기 때문이다.나도 이제 가족들을 사랑하며 격려하며 행복하게 살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꿋꿋이 이겨내야겠다.그리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키키에게 고마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