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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0년 03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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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459g | 148*210*30mm |
ISBN13 | 9788996007074 |
ISBN10 | 8996007072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2024 노벨 경제학상 대런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
2024년 10월 15일 ~ 2024년 11월 15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2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저 자신이 너무 하찮게 여겨져 견딜 수가 없습니다.” 책을 펴자마자 들어온 이 문장을 보고 나는 숨이 막혀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를 잉여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잉여 풍조’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낄낄대면서 장난처럼 하던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사실 그런 농담을 하면서 보잘것없어 보이는 스스로에게 ‘쿨한 척’ 웃어넘기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저자는 이런 고민에 어떤 해답을 던져 줬을지, 그 조언이 나에게도 도움이 될 지 궁금해졌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문제는 이 방황이다. 나는 과연 2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방황을 한 적이 있는지. ‘그저 학점만 잘 받으면 되겠지, 돈이 부족하면 벌면 되겠지, 졸업만 하면 되겠지’하며 헛되이 시간을 낭비했다. 무난하게 생활했기에 큰 시련은 없었고, 큰 깨달음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군대에 갔다 왔고, 2년 만에 돌아온 캠퍼스 생활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나에게 저자는 인간은 노력하는 과정에서 방황하며 시행착오도 하는 거라며 ‘시도’와 실패 자체의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
교육학자 예이츠는 “교육은 그 사람의 가슴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교육을 통해서 사람은 꿈을 가지고 꿈을 향해 노력하게 된다. 사실 내가 헛되이 보낸 2년은 나의 전공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데서 온 것이다. 나는 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학창시절 국어선생님께서는 정말 모르시는 것이 없어 보였고, 그런 박학다식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국어교육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국어선생님이 되어 세상으로 나가려 하니 세상 사람들의 ‘국어는 아무나 가르치지’라는 편견에 부딪히게 되었다. 그들이 나에게 전문성을 물을 때 나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고, 마음을 잡지 못한 채 2년을 보내버린 것이다.
이에 저자인 조동일 교수는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된 이후에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그런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문학은 미래학이라고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인문학이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내게 보여주었다. 이 부분을 읽어 내려가며 나는 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전문가가 된 다음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활약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조동성 교수가 이야기하는 T자형 인재이고, 나 역시 이런 인재가 될 기회는 많이 있다. 여기서 나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에서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철학적인 사유로 세상을 읽어내는 국어 교사가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닐까.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을 인간자원이라고 하고 있다. 그는 사람은 기업을 움직이고, 사회를 움직이며, 국가를 움직인다며 모든 역사는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는 말을 인용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내가 나가게 되는 일은 사람을 가꾸는 일이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고, 교사는 사람의 인생을 다룬다고 한다. 미래 사회에서 가장 가치 있는 학생들의 영혼 위에 흔적을 남기는 역할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에 전문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세상의 잣대에 ‘마음 앓이’를 했지만, 사실 선생님은 지식을 가르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가치를 교육학이라는 큰 학문 안에서 배운 다음 학생들을 감동시키고 이해시켜 그들이 사회에서 바로 설 수 있도록 근간을 제공하는 중대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조동성 교수처럼 나에게 길을 묻는 사람들에게 확고하게 손을 뻗어 미래를 가리킬 수 있는 그런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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