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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3년 07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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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84쪽 | 394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45215352 |
ISBN10 | 8945215352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다
‘지붕 위의 꾸마라 아저씨’를 읽고
최윤호
나는 이 책을 읽고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하지 알 수 있었다. 어떻게 같은 사람인데, 마음대로 부려먹기만 할 수 있는지.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우리가 혐오하는 3D업종을 대신 해주는 사람들인데, 사람 대우를 하지 않고 오히려 욕설을 할 수 있었는지 기가 막혔다. 우리가 대우를 잘해주었더라면, 지붕 위에서 떨어진 꾸마라 아저씨는 있었을까? 오른손을 잃고 눈물을 흘리던 리창환 아저씨는 있었을까?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돋보이려면, 이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도 이 고통을 잘 알지 않는가. 약 36년간 핍박받은 일제시대의 세월. 우리는 그 누구보다 더 잘 알지 않는가. 그런데 지난 날들의 시련을 그들에게 그대로 떠넘기는 것은 잘못돼도 너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가 더 좋아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외국인 노동자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직업의 불균형 때문에 국가 경제도 곤두박질 칠지도 모른다. 위험하다고, 어렵다고, 더럽다고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뿐이라면.
이 책의 꾸마라 아저씨는 스리랑카에서 온 사람이다. 그런데 꾸마라 아저씨가 일하게 된 공장 사람들은 거의 모두 다 꾸마라 아저씨를 깔보고 욕을 한다. 나는 남의 나라에 와서 지금까지 꿋꿋이 버틴 아저씨를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아저씨보고 냄새난다고 하거나, 엉덩이를 걷어차는 모욕을 일삼는 공장 사람들이 싫었다.
그런데 결국 일이 터지고 만다. 꾸마라 아저씨가 지붕을 고치다 떨어져서 크게 다친 것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지만 나는 꾸마라 아저씨가 꼭 다시 건강해지길 빌었다. 하지만 얼마나 위험하면 수리공이 그냥 갔을까를 생각하면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든다. 왠지 뒷이야기가 더 있었다면 비극으로 끝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런 인종차별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생각해 보았다.
첫째, 우리가 핍박받고 가난했던 그 시절을 떠올려본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이미지를 순화시킨다. ‘3D업종을 하는 더러운 사람들’이란 심한 말보다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3D업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불러주는 것이다.
셋째, 외국인 노동자들을 모욕하는 사람들에게 엄한 벌을 준다. 외국인 노동자를 모욕하는 것은 곧 그 사람들의 나라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니, 남의 인권을 짓밟고 국가에 명예 훼손을 끼치는 것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한때는 너무 못 살아서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에 가서 일한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도 그때 후진국의 설움을 맛보았을 텐데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왜 과거를 잊고 경거망동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제 전 세계는 다문화 가정 시대다. 모두가 하나처럼 섞여서 사는데 굳이 편가르기를 하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못 하다. 인종마다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데 왜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 하는 것일까. 그저 한숨만 나오려 한다.
흑인이라고 해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중국인이라고 해서 더러운 것도 아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잘 대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불법 체류자라 해도 그걸 악용해 일만 시키고 임금을 착취하는 나쁜 짓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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