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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0년 05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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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0.96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7.5만자, 약 5.1만 단어, A4 약 110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63440116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한 여인의 일대기를 적어놓은, 더군다나 이렇듯 불운하고 모진 인생을 살다간 여인네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래도 저는 좋은 시대에 태어났구나, 온갖 불만과 불평등을 토로하게 되는 때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 저들에 비하면 참 행복한 거구나 하는 생각을 품고는 했었는데 여기 허난설헌, 허초희의 이야기 또한 그 못지 않은 기분이 흠뻑 들만한 가슴아픈 소설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허난설헌이라기보다는 허균의 누이로 더 많이 알고 있지요 이또한 그 당시부터 내려오던 남성우월주의에 입각한 여인들을 억압하는 제도로부터 비롯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직도 뿌리뽑히지 않은 남아선호사상의 여파처럼 여인들의 재주나 업적은 쉬쉬해왔던 탓이겠지요 역사소설인만큼 제 머릿속에 없는 말들이 많아 종종 사전을 뒤져보기까지 하며 읽었네요 하하하
읽는 내내 어째서 남자와 여자가 이렇게 차별을 받아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음에 화를 식혀 가며 읽느라 혼났어요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너무나도 억압받으며 살아야했던 그 시대에 천재여류시인은 불운한 인생을 살다 스물일곱이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허난설헌, 여느 사내대장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올곧고 강인한 여인이었습니다 과연 제가 저 시대였다면 과연 그녀처럼 용기있고 당당할 수 있었을까 싶어 존경심이 솟구칠만큼 대단하더군요 호위호식하며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가 누군지도 모르고 뛰어난 인재를 시기하는 어리석은 왕 때문에 고초를 겪었던 그의 오라비 허봉을 정신적인 지주로 삼으며 살아왔던 그녀는 참 기구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오로지 한가닥 빛이 되어준 건 그녀의 인생을 논하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가 아니었나 합니다
시가에서 그 모진 대접을 받고, 아이들을 먼저 보내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때에도, 황연을 연모하던 마음을 추스려야 했을때도, 손곡에서 머물며 힘든 시절을 겪을 때에도 그녀에겐 시가 있었기에 버텨낼 수 있었지요
썩어빠진 정치를 하는 왕이나 세상을 보는 잣대가 삐뚤어진 양세겸이나 무능한 그녀의 남편 김성립 등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남자들이 수없이 많이 나왔어요 그깟 권세와 재력이 다 뭐라고 음탕하게 여색에 빠져 허우적대는 꼴들 또한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더군요
배를 곪아 지쳐 쓰러져가는 백성들이 지천에 널렸는데 그들을 돌아봐주는 이 하나 없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빈부의 격차랄까요 노름빚으로 허덕이는 아버지를 대신해 삯바느질을 하고 어린 동생들을 먹여 살리느라 여념이 없는 나연을 보며 허난설헌이 지었던 '가난한 여인의 노래' 는 어찌도 그리 속상한지 불쌍한 여인네들의 삶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더군요
시가에서 도망쳐 나와 자신의 인생을 살아보고자 했던 허난설헌, 그 뜻조차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단지 여자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 이 얼마나 억울하고 안타까운지 그 시절에 만약 제가 태어났더라면 홧병으로 저는 죽었을지도 모르지요 그 시대 여인네들이 얼마나 마음앓이를 하며 모진 수난 다 겪어가며 살아왔을지 분한 마음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걸요
명치 끝부터 전해지는 뜨거운 뭔가를 말로 토해내자니 많이 어렵네요
그 시절, 그녀의 오라비 허봉은 그녀에게 슬픔과 고통을 시로 달래라 하더군요
그녀가 한을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시 뿐이었기 때문이었으려나요
후일 그녀가 생을 마치고 그녀가 죽기 직전까지 써냈던 수많은 시들은 동생 허균을 통해 세상에 널리 전해졌답니다 이제 그녀는 없지만 그녀가 남기고 간 시들이 그녀를 언제까지고 기억하겠지요
부조리한 현실과 더러운 세상에 맞서 더 높은 뜻을 펴고자 했지만
여인의 몸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그 삶을 억압당하고 지배받았던 그녀, 허난설헌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그녀를 알게 되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빛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여인네들이 그 시절엔 수없이 많았을 거란 생각을 하니 마음이 짠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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