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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04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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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1.40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6.8만자, 약 5.4만 단어, A4 약 106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54645188 |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8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그 여름 / 최은영
작가 최은영은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5회 젊은작가상, 제8회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최은영과 김금희의 소설은 공통점이 많다. 문학의 이미지처럼 딱딱하지 않고 한결 부드럽다. 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소설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대중에게 인기가 많다. 책 표지나 소재만 봐도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신세대 소설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여름>에는 현시대에 필요한 감수성이 담겨있다. 소설뿐만이 아니라 자기개발서나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도 감수성을 자주 다루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여행 영상이나 사랑에 대한 글귀, 뻔한 로맨스 스토리에서 표현하는 감수성은 가공된 이미지이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것만 감수성으로 다루는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각적 자극이나 멋들어진 수사가 없어도 감수성을 전달할 수 있다. 어떠한 감수성을 전달할 것인가가 작가에 주어진 숙제일 것이다.
작품은 이경과 수이 두 여성이 20살~21살 사이에 겪은 로맨스를 다룬다. 두 동성애자는 남들과 다르지 않게 평범한 연애를 하다가 이경이 은지에게 마음을 뺏기고 결국 모든 관계가 깨진다. 스토리만 보면 여성의 동성애를 빼고 익숙한 로맨스 소설 흐름을 따라간다. 보통 동성애를 다루면 동성애자의 성 정체성이나 사회적 억압을 다루지만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보편적인 이성애처럼 동성애를 평범하게 보고 있다. 동성애는 포함된 속성을 사용하지 않고 동성애를 이경과 수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경과 수이는 모든 면이 다르다. 이경은 문과, 안흥면 거주, 성격이 적극적, 대학 경제학과 진학, 기숙사. 수이는 예체능반, 고곡면 거주, 성격이 소극적, 직업학교에서 정비 공부, 잠만 자는 방. 아무 연관이 없는 두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공통점으로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다. 이경은 수이 말고도 누비, 은지도 같은 이유로 관계를 맺는다. 남녀 간의 사랑은 생물학이나 사회학으로 설명이 가능할 만큼 익숙한 사랑이지만 동성애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성소수자의 사랑이 특별해 보인다. 하지만 사랑은 삶에 어떤 해답도 아니며 기여가 될 수 있는지 보장하기 어렵다. 스무 살은 인간이 사회로 나가는 나이다. 이경과 수이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장래를 대비하고 스물한 살에 이경은 대학교에 진학하고 수이는 원래 꿈과 다른 직업학교에 진학한다. 이경은 삶의 탄탄대로를 걷고 수이는 좌절을 겪는다. 축구선수로 움직이는 활동을 했던 수이가 부상을 당한 후 더 이상 뛰지 못한다. 그녀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고장 나서 멈춰있는 자동차로 비유된다. 그들의 위치가 사랑으로 극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차이가 생겼다. 수이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지 알기에 이경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불편을 겪고 아꼬의 말에 차갑게 대응한 것이다. 이경은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려는 수이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때 그들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세상에 관심이 많아진 이경은 자동차에 지식이 많은 수이와 다르고 점점 관심이 사라진다. 수이 대신에 은지에게 호감이 생긴다. 사랑이 형성되었다 분열하는 과정이 성장통으로 작용하여 나를 성장시킨다. 여름은 그들이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청소년의 심리를 파토스로 그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혼란으로 가득 찬 정신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작가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서 대단하다고 느꼈던 작품이었다.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 천희란
젊은작가상은 등단햇수가 10년이 안 된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데 인지도가 별로 없는 작가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문단에 좋은 의도가 있다. 대부분 발표한 소설이 4권을 넘지 않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 많다. 아무래도 대중성과 인지도가 판매량에 중요한 한국 출판시장 성격상 이런 상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설 제목이 음악과 연관이 있어서 읽기 전에 부담스러웠는데 음악적 지식이 필요 없었던 작품이라 독서에 큰 문제는 없었다. 서간체 형식으로 효주와 선생님이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두 사람이 편지를 쓴 시간대가 다르다. 효주는 사건이 한참 지나고 준영과 결혼해서 살림을 합치던 중에 선생님에게 편지를 썼다. 선생님은 편지를 쓰고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미리 맡겨놓고 죽는다. 현재의 효주는 과거의 선생님에게 편지를 쓰고 과거의 선생님은 현재의 효주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이런 시간을 뛰어넘는 방식을 통해 현재는 과거에 감춰진 사건에 다가간다. 효주의 어머니가 강에 빠져 죽은 사건은 자살로 처리되었다. 과연 단순자살이었을까. 아니면 선생님이 효주의 어머니를 죽였을까. 선생님과 효주의 어머니는 무슨 관계인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생님은 효주의 후견인이 된다. 처음에는 효주에게 갖는 죄책감으로 인한 행동으로 보였지만 나중에는 효주와 상관없이 효주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밝혀진다. 효주는 진실을 밝히는 사람이고 선생님은 진실을 감추는 사람이다. 효주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 자신의 성정체성의 진실, 효주의 후계자가 된 진실을 감추고 죽었다. 왜냐하면 작가로써 쓰고 싶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입이 아닌 편지글을 통해 진실이 드러난다. 편지글은 사실을 적을 수도 있고 지어낸 글을 적을 수도 있다. 편지글은 신뢰할 수 없는 텍스트이며 허구 속에 진실을 담을 수 있는 소설의 텍스트 같다. 소설에서 허구를 쓰든 사실을 쓰든 결국 진실을 써야 한다. 소설가에게 진실을 써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주어진다. 어떤 진실은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차라리 밝히지 않은 편이 더 나았던 결과를 초래한다. 마지막 편지의 내용에서 감춰진 진실이 밝혀진다. 효주 어머니는 레즈비언과 관계를 가졌다는 진실로 이름에 먹칠을 당했고 효주의 원한의 상대가 되었다. 선생님 자신은 레즈비언이라는 진실이 밝혀졌는데 만약 사건 당시에 알렸다면 자신은 사회에서 불편한 시선을 받으며 살게 되고 다른 동성애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효주는 의지할 수 있는 상대를 잃게 된다. 선생님이 진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들이 있었다. 진실을 밝힘으로 작가에게 따르는 고통과 책임의 무게가 만만하지 않다. 이 소설에는 성 평등과 페미니즘의 시선이 들어있다. 작가가 페미라이터라서 페미니즘 코드를 넣었는데 여성의 권리 신장을 요구한다는 느낌이 아니다. 여성이 받는 억압 대신에 동성애자가 받는 억압을 다뤄서 성 평등에 가까운 페미니즘을 구현했다. 하지만 페미니즘 코드가 작품에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진실에 초점을 맞췄다면 작품이 좀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그런 점에 아쉬움이 있다. 요즘 트렌드인 페미니즘과 더불어 대선 발언 때문에 떠오른 동성애를 다루는 작품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생님이 자신의 부모님에게 레즈비언이라고 밝히는 장면에서 부모님이 곧 현대의 시선으로 레즈비언을 냉정하게 쳐다본다. 그리고 선생님은 출산을 공포로 생각하고 육아와 출산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한다. 선생님이 진실을 숨긴 근본적인 원인은 동성애자를 냉대하는 사회 풍조다. 소설가가 진실을 발설하는 것을 방해하는 사회의 외력이다. 외력 때문에 특정 집단이 피해를 보거나 진실이 가려진 사건이 최근에 많이 있었다. 새 정부에서 5.18 사건, 4대강 사업, 권력 비리, 세월호 진상규명 등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행해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신세대가 아무래도 기성세대에 비해 요즘 트렌드와 현대의 문제를 쉽게 포착하기 때문에서 기성세대에서 볼 수 없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기대가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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