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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7년 05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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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284g | 118*180*20mm |
ISBN13 | 9791127841157 |
ISBN10 | 1127841157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 작품을 보시기 전에 무언가에게 제물을 바치는 풍습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풍습이 남아 있는 시절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슴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요. 킹콩에서는 '앤'이, 심봉사전에서 '심청이'가 그러 했듯이 이 작품에서도 토지신에게 인신 공양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토지신에게 정기적으로 제물을 바치고 풍년을 기원하고 재해를 막아주길 바라는, 그리고 그런 행위에 의문을 품지 않는 제물과 마을 사람들, 이 작품은 낡은 관습이라는 어제를 버리고 다른 내일을 맞이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유키나리'는 이세계 환생자입니다. 전생 전 부모에게 버림받다시피한 삶 속에서 누나와 근근이 살아가던 어느 날 화재로 누나를 잃고 자신도 목숨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연금술사 '이르시나'의 연구소였고, 그 뒤 이르시나 여동생 '다샤'와 교회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다 들어간 곳이 깡촌 '프리트랜트'였습니다. 거기서 토지신에게 바쳐지는 '베르타'라는 여자를 구해주게 되고 이후 토지신으로 떠받들어지며 이러쿵저러쿵하는 사이에 포교를 위해 찾아온 교회 기사단과 전투를 벌여 갑니다.
이 작품은 중세 시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중세 시대라면 빠질 수 없는 교회가 나옵니다. 당연하지만 교회가 믿는 신 이외엔 전부 이교도가 되는 세상, 그리고 아직 토지신을 모시기 위해 제물을 바치는 옛 풍습이 남아 있는 깡촌 프리트랜트, 두 곳은 필연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 중심에 주인공 유키나리와 다샤가 흘러 들어오면서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게 이 작품의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고정관념과 예부터 내려온 풍습에 일말의 의심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을 돌리기란 쉽지가 않죠. 특히 제물이 될뻔하였던 베르타는 자신의 죽음으로 마을이 풍요로워지면 그걸로 잘 된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반응과 영주 대행인 피오나는 이것이 잘못된 풍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바꿀 경우 자신들이 해왔던 일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시인하게 되는 것이고 나아가 자신들의 정당성까지 의심받게 되어 이도 저도 못하는 어려운 선택지에서 과연 제물을 바친다는 행위를 현대의 시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나 하는 심오한 주제를 던지기도 합니다.
그렇담 토지신을 죽이고 땅을 풍요롭게 가꾸면 되지 않나? 하는 물음을 던지게도 하지만 애석하게도 작가는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막아 놓았습니다. 토지신을 죽여도 대타가 올뿐이고 토지신이 잘 살도록 해주고 있는데 뭐 하러 개간하는 고생을 하냐라는 게 이쪽 세계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고아들을 모아 세금으로 키우고 3년마다 그 고아를 바치는 행위, 중반까지 기분이 참 더러웠습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면 언젠가 대도 소가 될 수 있는 공식을 이 작품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소를 준비하며 타파 하는 것에서 혀를 내두르게 하였군요.
여튼 첫날 토지신을 댕강 썰어버린 유키나리, 토지신을 죽였으니 너 님이 토지신이 되어 주세요. 하는 안하무인 프리트랜트 영주 대행 피오나, 제물이 되다 말아 있을 곳이 없어진 베르타가 있을 곳을 만들기 위해 유키나리에게 들러붙는 장면은 처절 합니다. 그리고 현세에서 변변찮은 삶 속에서 억울하게 죽은 자신을 이세계로 소환하고 돌봐줬던 이르시나를 마녀로 몰아 죽인 교회를 적이라 판단하고 철저 항전을 외치는 유키나리, 이르시나의 여동생 다샤와 함께 교회의 눈을 피해 방랑하다 오게된 프리트랜트에서 그는 교회 기사단과의 결전을 결심 합니다.
중반까진 별다른 활약을 하지 않고 반응도 영 시원찮은 주인공 유키나리 때문에 엄청 고생했군요. 눈에 띄지 않으려는, 혹은 다샤의 안전을 위해 날뛰지 않으려는 듯 부조리를 당해도 제대로 되받아쳐주지 않는 유키나리 때문에 몇 번이나 책을 덮기도 하였습니다. 요컨대 피오나가 당신이 토지신을 죽였으니 대신 토지신이 되어라 할 때라든지 다샤가 인질로 잡힐뻔한 상황을 만든다던지 같은, 풍습을 이해하고 거기에 발을 들이지 않으려 제대로 반응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거기서 분명해줄 말은 있었을 겁니다. 가령 그런 힘에 기대어 살아가지 못한다면 망해버리라든지...
그래서 위에 언급한 대로 제물을 바치는 풍습과 이런 시절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습성을 알고 보는 게 낫습니다. 나만 아니면 되라며 고아들을 대려다 키우고 키웠고 키워줬으니 그 은혜를 갚아라는 속 뒤집히는 상황이라던지... 그리고 살아 돌아온 베르타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 이런 것을 주인공은 바꿔 갈 수 있을 것인가, 옴니버스식 매 권마다 장소가 다를 줄 알았는데 프리트랜트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계속해서 펼쳐질 거 같더군요.
작가의 이전 작 관희 챠이카에서 그랬듯이 이 작품도 섹드립이 많이 있습니다. 딱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아니지만 어딜 가나 하렘은 빠지지 않는구나 하는 걸 느꼈군요. 작가도 후기에 아예 대놓고 하렘 운운하고 있고요. 전체적으로는 아직 1권이라서 크게 와 닿는 것은 없었지만 후반부에 보여줬던 역시나 이고깽으로 가는구나 하는 장면에서 다음 권은 조금 더 흥미진진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군요. 하지만 작가는 화려하게 할 생각은 없는 듯...
맺으며, 여느 이세계물처럼 스킬을 습득하고 스킬을 키워가며 맥을 끊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세계 전생물이긴한데 거기에 포인트를 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나 하는 걸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두번이나 소중한 사람(현실 누나와 이세계 이르시나)을 잃은 청년의 고군분투기라고 할까요. 하지만 아직 1권인데다 작가가 이고깽물에 지쳤는지 좀처럼 주인공의 능력을 표현하지 않아 좀 답답한 단점이 있었군요. 하지만 중후반 그런 걸 날려버리는 상황을 보여줬던지라 2권이 좀 기대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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