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에 통일한국, 티베트, 위구르, 몽골, 만주는 〈동아연방〉이라는 한 나라가 되었고 2010년 여름에는 월드컵이 열린다.
모스크바 대학에 객원연구원으로 와 있는 임준에게 낯선 러시아 사내가 이상한 문건을 보여준다. 암호가 가득한 낡은 문서가 60년 전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트루먼에게 보낸 편지인데, 그것으로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서울에서 6.25에 관한 박사논문을 쓰려고 미국, 중국, 러시아를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는 중이었다.
전직 KGB 요원이라는 사내는 러시아 마피아 조직원인데, 보스의 돈을 도박으로 탕진해 외국으로 달아나야 하는 형편이라 그 자료를 팔고 싶다고 말한다. 자료를 검토한 임준은 2만 달러에 사기로 하고 러시아를 떠나는 날 암호해독문을 받으면 잔금을 주기로 한다.
그날 저녁 임준은 TV 화면에서 뉴스를 보다가 모스크바 시내에서 백주에 살해당한 남자의 얼굴이 자신에게 스탈린의 편지를 판 사내임을 확인하고 질겁한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으로 가다가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가까스로 달아나 서울에 있는 애인 오수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메일을 보낸다. 오수지는 축구전문기자로 월드컵을 취재 중이다. 그녀는 서울역에서 월드컵 특별열차를 타고 만주의 심양으로 가는 중이다.
서울은 2003년 공산주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세균탄을 맞아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서울 도심은 사람이 못 사는 폐허가 되고 수도는 평양으로 옮겨갔다. 6.25가 끝난 후 전승국인 미국은 한국, 만주, 위구르, 티벳, 몽골을 5개국 연방국가로 통합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친미국가로 만든다.
임준은 구입한 스탈린의 편지 때문에 괴한들의 추적을 받으며 도주한다. 오수지는 연방보안요원인 김민수에게 애인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김민수는 러시아공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동아연방의 수도인 만주국 심양에서 월드컵 16강전이 벌어진다. 연방 선수단과 중국과 경기중에 관중석에서 60년 전에 죽은 모택동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리고 사라진 제국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가 불린다. 동아연방에서 차별을 당하며 사는 수천만의 중국인을 대신해서 중국인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것이었다. 자유중국 대표단이 항의를 하고 세계인의 시선은 관중석의 난동에 쏠린다. 경기장에 화염병이 등장하자 경기는 중지된다.
임준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스탈린의 편지를 팔고 살해당한 사내의 친동생을 만나고 그에게서 암호 해독문을 받기로 한다. 임준은 동아연방 공관원의 도움으로 몽골인으로 위장하여 몽골행 비행기를 탄다. 스탈린의 편지를 책갈피에 끼워 임준의 친구가 교수로 있는 울란바타르 대학으로 우송한다. 그 대학에 도착하여 소포를 인수한 임준은 러시아공안요원의 습격을 받았으나 겨우 달아나 오수지를 만나게 된다.
둘은 월드컵 4강전이 벌어지는 위구르로 가기 위해 특별열차를 탄다. 열차 안에서 임준은 미CIA 요원의 습격을 받아 스탈린의 편지를 빼앗길 뻔하나 오수지에게 극적으로 구조된다.
기차가 위구르 사막지대에서 중국인 테러집단에게 납치된다. 기차에는 연방대통령이 탑승해 있다. 게릴라 두목인 중국인 공산당 대표가 연방대통령을 협박해 CNN 카메라 앞에서 연방해체를 선언하지 않으면 티베트와 만주, 서울에 설치된 소형핵무기가 폭발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그 순간 임준은 스탈린 편지의 암호해독문을 이메일로 받는다.
미군과 연방의 특수부대가 테러범들을 공격해 사살한다. 그 작전은 기만작전이었다. 사전에 공산주의자들의 테러정보를 입수한 CIA와 연방보안국이 가짜 인질범과 가짜 대통령을 내세우고 가짜 핵무기를 테러범들에게 팔아 일망타진한 것이었다. 세계역사를 바꾼 스탈린의 비밀편지는 6.25 전쟁에서 비롯되었다.
6.25가 일어난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군 한국파병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인 소련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다. 미군만 한국에 파병되고 중공이 참전하자 미군과 한국군은 고전한다.
1951년 4월, 미국 트루먼 대통령과 미극동군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의 대립은 극에 달해 트루먼은 맥아더의 해임을 결정하고 대국민 연설문을 작성한다. 해임 전날 트루먼의 심복인 애치슨 국무장관은 대통령에게 큰일이 생겼다며 해임만류를 건의한다.
맥아더가 해임을 면한 이유는 스탈린의 심복인 베리아 KGB 총수가 스탈린의 명을 받고 일본을 방문해 맥아더와 비밀회담을 하고싶다는 소련측의 전언 때문이었다. 그날 애치슨은 심장마비로 죽고 후임으로 공화당 보수파이자 국무성 고문으로 활동하던 대소 강경파 덜레스가 국무장관이 된다.
미국의 핵전략을 책임지는 전략공군사령관인 르메이 중장에게 공군특별수사국장이 찾아와 사령부내에 첩자를 체포했는데, 핵물리학자인 그가 러시아측에 미국의 핵전략을 넘겨줬다고 진술한다. 르메이 장군은 첩자를 이중간첩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4월 18일 맥아더는 도쿄 외곽의 별장에서 베리아와 비밀회담을 한다. 스탈린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베리아는 미소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전쟁의 방향을 바꿔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하자는 제의를 한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맥아더의 소련방문을 요청한다.
맥아더와 신임국무장관 덜레스는 재래식 전력의 확대를 위해 대만군과 일본군을 끌어들이기로 결정한다. 일본은 평화헌법 때문에 군국화가 불가능하자 요시다 일본수상은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던 일본청장년 50만 명을 미국에 이민형식으로 보내 미군으로 만들기로 미국과 약속한다. 일본인들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군사훈련을 받는다. 대만군은 전쟁참전을 준비한다.
1951년 6월, 국방장관이 된 맥아더는 흑해에 있는 스탈린의 별장을 방문해 스탈린과 비밀회동을 한다. 1949년 소련은 첩자를 통해 미국의 원폭자료를 훔쳐내 개발한다. 이듬해 말 스탈린은 미전략공군사령부의 핵전략보고서를 입수한다. 〈쉐이크다운 작전〉은 미국이 소련을 섬멸하기 위해 300개의 원폭을 소련 100개 도시에 투하해 소련인구의 70%을 몰살시키는 계획이다.
당시 미국내 석학들은 절대악의 근원인 소련을 섬멸해서 세계의 멸망을 예방하자는 〈예방전쟁론〉이 통념으로 받아들였고 맥아더가 중공을 원폭으로 공격하자는 주장은 거의 모든 미군장성들의 주장을 대변했다. 트루먼은 일본에 원폭투하를 명령한 장본인이었고 수소폭탄의 개발을 지시한 강경파였다.
실제로 쉐이크다운 작전은 트루먼의 재가를 받은 상태였고 미군장성들은 소련에 비해 핵우위가 확실한 한국전쟁 기간 중에 소련을 선제공격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1951년 당시 소련의 핵무기는 20기였고 미국은 640기였다. 미국은 러시아까지 날아갈 장거리 핵폭격기를 개발했으나 소련은 그러지 못했다. 스탈린은 미국의 핵전략 보고서를 읽고 미국과의 핵대결이 상대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맥아더를 통해 트루먼과 뒷거래를 시도한다.
마침내 트루먼과 스탈린은 전화통화를 한다. 스탈린은 중공을 미국에 넘겨줄 테니 그 대신 서독을 달라고 요구한다. 1, 2차 대전을 통해 독일과의 전쟁으로 소련인에게 독일은 악몽 같은 존재였다. 2,700만명의 러시아인이 대독전쟁으로 죽었던 것이다. 서독이 마셜플랜으로 되살아나자 스탈린은 불안했다. 스탈린은 모택동도 믿지 못했다. 스탈린은 모택동의 공산혁명을 사이비 혁명이라고 비난했고 미군이 중공을 차지해도 간섭 않겠다고 공언한다.
트루먼은 영국수상에게 소련의 제의를 타진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스탈린은 주은래 수상을 초청해 중공에 대대적인 군사원조를 약속하고 군사고문단을 중공에 보낸다.
1951년 9월 스탈린의 편지가 주미소련대사를 통해 백악관에 도착한다.
1951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창건일에 북경주재 소련대사관에서 스탈린의 심복 몰로토프 정치국원, 주코프 소련군 원수가 주최하는 만찬이 열린다. 모택동을 비롯한 중공의 최고위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중공건국 축하만찬이었다. 스탈린은 미국에 중공을 넘겨주기 위해 아끼는 부하들을 제물로 바친다고 편지에 서술한다. 스탈린은 이날 중공에 주둔한 소련비행기들은 군사훈련을 핑계로 출동하지 않겠으니 중공을 섬멸할 D-데이로 잡으라는 것이었다. 편지에 첨부된 목록에는 중공의 최신군사정보가 들어 있었다.
맥아더 휘하의 극동미군은 출동준비를 한다. 핵폭격기 B-36기들이 원폭을 싣고 중공의 26개 도시와 한반도의 군사기지 15곳을 향해 날아간다. 천혜의 요새인 발해만을 끼고 있는 북경에는 최신형 B-47기가 출격하는데, 소련공군기들은 중공군을 기만하기 위해 발해만 상공에서 비행연습을 한다. 비행기는 경계경보를 듣고 소련대사관 지하실로 대피한 중공수뇌부와 소련정치국원들의 머리 위로 원폭을 투하한다.
중국대륙과 한반도에 41발의 원폭이 터지고 일본인 군단인 미9군 50만 명이 산둥반도와 랴오둥반도에 상륙하고 장개석의 국부군 50만이 중국남부에 상륙한다. 미군과 한국군은 북진하여 공산군을 청소하고 만주로 달려간다. 서독에 주둔한 미, 영, 불 3국의 군대는 일시에 철수하고 동독군과 소련군은 서독을 점령한다.
1952년 5월 북경의 천안문 광장에서 장개석이 종전선언을 한다. 맥아더는 중국대륙에서 군정을 실시하고 만주, 몽골, 위구르, 티베트 등을 독립시키고 한국과 더불어 5개국 연방을 만들다.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친미국가를 만들어 미군을 주둔시킨다. 트루먼은 재선에 성공하고 아이젠하워는 패배한다. 이듬해 스탈린과 트루먼은 평화협정에 서명하고 노벨평화상을 받는다.
중국변방으로 달아난 박헌영은 팽덕회의 지원으로 김일성 일당을 체포하고 재판에 회부한다. 그가 무모한 전쟁을 일으켜 인민공화국을 망하게 했고 미국의 첩자라고 기소하여 사형을 선고한다. ?덕회는 한국전쟁에 무모하게 참전하여 나라를 잃게 한 모택동을 공산당에서 영구제명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게릴라 집단의 두목이 된다.
이 소설은 대체역사소설이다. 6.25 전쟁 때 맥아더가 트루먼에게 해고되지 않고 미국 국방정책의 핵심인사가 되어 트루먼과 스탈린의 비밀협상을 주도하고 대규모 핵공격으로 북한과 중국대륙을 정복한다는 내용이다. 당시의 역사자료를 보면 실현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의 핵전략은 사실 그대로 실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60년 전의 인물들은 모두 실제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