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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0년 07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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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1쪽 | 406g | 148*210*20mm |
ISBN13 | 9788901110172 |
ISBN10 | 8901110172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08월 29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어떤 책은 책 제목보다는 부제가 그 책을 더 잘 설명해 준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책 제목인 『의심에 대한 옹호』보다는 '믿음의 폭력성을 치유하기 위한 의심의 계보학'이라는 부제가 책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잘 모르겠다면 뒤표지를 보면 된다. 뒤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정교분리가 원칙이고, 종교의 영향력이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강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세속화 테제가 맞아 보인다. 정의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세속화란 종교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대신 민족국가나 시민사회 등의 역할이 강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국제정세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한국사회에서는 세속화가 세상 어디에나 적용되리라 생각하지만, 유럽을 제외하면 딱히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곳이 없다. 이란의 사례에서나, 신정국가로 조롱받는 미국, 여전히 힌두교의 영향력이 강한 인도 등등. 게다가 니니안 스마트가 제안한 대로 마르스크주의 등의 세계관을 세속 종교로 이해한다면 세속화 이론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한국사회도 성장, 반공이라는 신앙에 가까운 강박관념이 있는 바, 계몽은 개뿔.
근본주의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흔했다. 정작 근본주의자를 설득하지는 못했지만. 『의심에 대한 옹호』에서 주목할 점은, 제목과는 달리 근본주의를 비판하는 것보다는 상대주의를 좀 더 위험하게 본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상대주의란 거슬러 올라가면 헤로도토스와 이븐 할둔에서도 찾을 수 있다며 근대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근대적인 의미에서 상대주의는 다음 3가지 특징을 가지는데, 아래와 같다.
책의 저자는 상대주의자 중 한 명으로 푸코를 지목하는데, 위 3가지 입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푸코 이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책은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ㄴ'을 가장 위험하게 생각하며 난징대학살, 아우슈비츠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도 무의미한가를 되묻는다. 그러므로, 상대주의는 인류가 택해서는 안 될 선택지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주체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먹고 자고 돈을 벌고 소비하는 '나'는 누구인가?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이 이렇게 단순한 논의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포스트모더니즘이 그리는 세상과 주체는 일상을 설명하기에 부적절한 면이 많기는 하다.
일상생활의 자명한 경험과 모순되는 이론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론은 경험을 정리해서 설명하는 것이지, 부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104쪽)
그렇다고 저자들이 근본주의를 선택하자는 쪽도 아니다. 이들은 근본주의를 정의하는 대목에서부터 근본주의가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통주의는 전통을 당연시 하는 태도이며, 근본주의는 그런 당연함이 흔들리거나 상실되었을 때, 전통의 당연함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밝힌다. 이미 흔들린 정당성을 되찾으려는 시도이기에, 잘 되더라도 절반의 성공 이상은 힘들다. 무엇보다 근본주의의 문제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의심이 없는 한 민주주의도 없다. (중략) 제도적 저항, 다당제, 대안세력, 민주정치 체제의 핵심에 의심이 없다면 무엇이 있겠나. (170쪽)
결론 부분은 다소 맥빠지는데, 딱히 뾰족한 해법이 없다. 건전한 의심을 계속 유지할 것, 회의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주문한다. 하긴, 저자라고 별 수 있겠는가. 답 없는 문제인데......
--- 메모 ---
근대성은 배경을 크게 축소시키며 전경을 크게 확대시킨다. = 겔렌의 주어화 (34쪽)
근대화는 다원성을 창출한다. 그리고 다원성은 개인이 여러 세계고나 안에서, 그리고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잇는 여지를 넓혀준다. 세속화 이론이 틀린 부분은 그런 선택의 대상을 '세속적'인 것으로만 예측했던 부분이다. 실제로는 종교도 곧잘 선택된다. (36쪽)
처음에는 거대한 해방으로 경험된 상대화가 이제는 거대한 구속이 되어버리는 것. 이제 개인은 과거의 잃어버린 절대성을 향수 어린 눈길로 돌아본다. 아니면 새로운 절대성을 찾아 나선다. 이제 모색되는 해방은 상대성의 부담으로부터의 해방이며, 현대적 삶이 제시하는 수많은 선택으로부터의 해방이다 (73쪽)
집단보다는 개인 차원에서 도덕을 고려하게 하는 상대주의는 니힐리즘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다. 또한 그것은 데카당스로도 볼 수 있다. 사회를 지탱하던 규범이 유명무실화되고 허울뿐이거나 숫제 조롱의 대상이 되며, 누구나 남들도 그런 규범에 따라 행동하리라 믿지 않게 되는 (이점이 가장 중요하다) 퇴폐적인 사회상, 그것이 데카당스인 것이다. (106쪽)
상대주의가 사회 안정을 저해하는 이유가 의심을 과대화하는 데 있다면, 근본주의의 위협은 의심의 과소화에서 온다. 극단적인 불확실성도, 극단적인 확실성도 위험하다. (132쪽)
늘 의심과 씨름하는 사람들에 비해, 진실한 신자들은 상당히 유리하다. 의심자들은 주저하고,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진실한 신자들은 그대로 행동할 뿐이다. 그들은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자신감이 넘친다. (215쪽)
권력은 부패하며, 그것이 형편없는 인격의 소유자들이 정부 수반이 되는 이유다. 민주주의는 그 사실을 바꾸지는 않지만, 그 형편없는 인격자가 주기적으로 실각할 수 있도록 하며, 따라서 그들이 집권하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둔다. (225쪽)
--- 문제 있는 서술 ---
하지만 경험에서 볼 때, 한 마디를 덧붙일 수 있다. "오직 서양 문명에서만 인간에 대한 이런 감각이 정치와 법률에 제도화됐다."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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