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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06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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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572쪽 | 592g | 127*188*35mm |
ISBN13 | 9788972758266 |
ISBN10 | 8972758264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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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1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1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역시 대프니 듀 모리에다! 오래전 『레베카』를 읽고 작가에게 반했다. 작가의 작품을 더 읽어보겠다 여겼으나 기회가 닿지 않았다가, 이 책 『나의 사촌 레이첼』을 만났다. 이렇듯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를 직조해 내다니. 역시 대프니 듀 모리에 다웠다. 이번 작품도 대프니 듀 모리에는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 답게 순전히 필립의 입장에서 소설을 바라보게 된다. 검은 상복으로도 감춰지지 않는 그녀의 아름다움은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레이첼을 향한 필립의 모든 감각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아름다움을 가장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사로잡는 여성, 비록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 할지라도 그녀를 위해 달려가는 남성들을 양산한다. 내가 보는 레이첼은 그처럼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이었다. 다정다감하게 사람들을 대하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의 매력에 취하게 했다. 더불어 그녀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이었다.
영국 콘월의 부유한 저택의 앰브로즈와 생활하고 있는 필립. 다섯 살때부터 그에게 맡겨져 앰브로즈는 형이자 아버지 혹은 조언자였다. 건강이 나빠져 비가 오지 않는 따스한 나라로 요양을 가게 된 앰브로즈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을 알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편지는 필립의 사촌이기도 한 레이첼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두통과 어지러움 때문에 흐려진 글씨체에 불안감을 느낀 필립은 피렌체로 향하고, 앰브로즈가 머물렀던 샹갈레티 저택은 비어 있었다. 앰브로즈는 이미 죽어 차가운 묘지에 묻힌 채였고, 장례식 다음 날 레이첼은 앰브로즈의 모든 물건을 챙겨 사라진 뒤였다. 레이첼이 앰브로즈를 죽였을 거라는 의심을 가득 안고 영국으로 돌아온 필립은 대부로 부터 앰브로즈의 유언장을 받아들었고, 모든 재산이 자신에게 상속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콘월의 저택에 레이첼이 찾아오며 소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검은 상복을 입었음에도 매혹적인 레이첼. 필립은 자신의 저택에 그녀를 머물게 했고, 점점 레이첼에게 빠져들었다. 그녀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은 사라진지 오래고, 앰브로즈의 미망인이기도 한 레이첼에서 유산의 일부 중에서 얼마간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부는 그런 필립을 염려해 사치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돈을 빼돌리는 것 같다는 레이첼의 소문을 들려주지만, 필립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혹시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자신의 사냥 재킷 안감 속에 앰브로즈가 남긴 편지를 보았음에도 필립은 레이첼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모든 것을 주고만 싶어한다.
치명적인 여자에게 빠진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필립의 행동은 앞서 레이첼의 매력에 빠졌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 앰브로즈와 흡사하다. 모든 것을 얻고 난 뒤 앰브로즈처럼 될까봐 내심 마음을 졸였다. 그녀의 곁에 있는 오랜 친구 레이날디도 의심스럽고,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얻고 난 뒤 레이첼의 행동 또한 불안했다. 레이첼에 의해 곧 버려지고 말 것 같은 불안함이랄까.
대프니 듀 모리에는 소설의 시작 부분부터 복선을 깔아놓았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무심코 읽었던 문장 하나가 소설의 많은 부분을 암시하는 글이었다는 것을 후반부에 가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 다시 맨 첫장으로 갔더니 역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교수형에 처해진 사형수의 시신과 그에게 돌을 던졌던 일곱 살 때의 일을 기억해 냈던 순간 부터였다. 또는 샹갈레티 저택에 갔을 때 하인의 아내가 정원에서 꼬투리들을 빗자루로 쓸던 장면도 필립에게 다른 시각을 주는 장면들이었던 것이다.
앰브로즈를 죽인 것은 레이첼일까, 아닐까. 레이첼은 과연 결백할까, 아닐까. 필립과 더불어 독자 또한 레이첼이 의심스럽지만 특별히 결말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필립이 정원사에게 들었던 한 마디, 레이첼이 테라스 산책로로 산책을 나갈 때 조심하라고 했던 그 한 마디가 메아리가 되어 흘렀다. 아마 가장 극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다. 많은 것을 깨닫고, 무언가를 염원하는 그 한순간. 삶과 죽음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아찔할 만큼 매력적인 소설이다. 레이첼의 매력 만큼 치명적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을 다 읽어보고 싶을 만큼.
두 번째 사진은 소설의 동명 원작 영화 포스터인데 역시 같은 이름의 레이첼 와이즈가 주연이다. 소설 속 레이첼의 이미지와 흡사했다. 미국의 개봉이 한차례 늦춰졌고, 국내 개봉도 미정인 것 같다. 소설 속 레이첼이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졌을지 몹시 궁금하다. 더불어 미남 배우 샘 클라플린이 필립 역할을 맡았다고 해 더욱 기대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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