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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0년 1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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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6쪽 | 318g | 165*245*20mm |
ISBN13 | 9788965460169 |
ISBN10 | 8965460166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매번 업무에 치여 피곤해 하시는 아빠와 밀린 수금하듯 공부를 하라고 재촉하는 엄마의 모습. 그런 부모님의 모습은 내가 원하는 부모님의 모습과는 전혀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 부모님이 많이 부족하다고만 느껴왔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인생 최고의 선물을 ‘가족’이라고 꼽을 때, 내 머릿속에는 수많은 물음표들만이 떠다녔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런 사람들의 생각에 나도 모르게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몇 달 전부터 달라진 가족의 주말이 내 생각을 달라지게 한 이유다.
형이 중학생이 되면서 우리 가족은 함께 뭔가를 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형과 나는 숙제를 하며 주말을 허비하고 아빠는 소파에서 주무시고 엄마는 끼니를 준비하시며 시간을 보내는 게 다였던 것이다. 우린 같은 공간에 있을 뿐, 결코 용해되지 않는 성분과 같았다. 그러다 아빠께서 주말에 주무시는 시간을 대신해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을 마련하겠다며 보드게임을 잔뜩 준비하셨다. 신기한 건, 대단치도 않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우리는 웃게 될 시간이 많아졌다는 거다. 뭐만 해도 대단히 웃긴 것처럼 박장대소하고, 서로의 일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평일 같았던 주말은 정말이지 이제 주말의 제대로 된 모습을 찾았다. 그래서 요즘 내게 가족은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떨까? 인류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역사책을 보면서 나는 생각해 봤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인류에게 큰 보배가 되어준 것이 바로 불이라고 생각했다.
‘쿠르르릉’ 거센 비가 오고 종이상자가 치킨을 덮은 듯이 뭉게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천둥번개가 오가던 밤이었다. 인간들은 비를 피할 동굴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번개가 나무에 맞는 순간 발생한 마찰은 불이 되었다. 인류는 그렇게 불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호기심이라는 것이 생겼다. 형태도 일정하지 않은 것이, 색깔도 일정하지 않았다. 그런 건 정말 처음이었다는 것이 인간을 더욱 자극했다. 그래서 손을 뻗었다. 그랬더니 너무 뜨거워서 뒷걸음질치게 되었다. 너무 분한 나머지 불을 한 대 치고 싶었지만, 불은 막강했고 인류는 이기지 못할 존재라면 함께 공존하며 그 힘을 빌리겠다고 결심했을 것이다. 그게 내가 상상한 인간과 불의 첫만남이다.
불과 친해지고 난 뒤 인간은 꽤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불은 밤길을 밝혔다. 맹수를 위협할 수 있었다. 인간의 체온을 높여주었다. 고기의 풍미도 더해주었다. 그 덕분에 세균박멸이라는 기술 아닌 기술을 발견하게도 해 주었다. 이러니 불이 인류가 얻은 최고의 선물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프로메테우스가 사랑하는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쳐다 준 것도 불의 이로움을 널리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인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간을 내놓을 것일테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류는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물론 나도. 아무것도 받지 못했던 나약한 인간이 얼떨결에 불을 받았으니, 태어나 보니 우리 부모님의 아들로 살게 될 운명을 받았으니 둘 다 운이 좋다고 말할 수 밖에. 그러나 운은 한순간의 운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것을 영원히 자신에게 속하는 이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인간이 불을 발견한 것에서 그 노력을 멈췄다면 지금의 환한 문명을 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부모님이 나를 태어나게 한 데에서 그 사랑을 더 주지 않으셨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테니까. 그러니 나 역시 앞으로도 노력과 정성을 통해 내 미래를 개척하고, 인류를 위한 인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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