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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08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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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570g | 140*225*30mm |
ISBN13 | 9791159921193 |
ISBN10 | 1159921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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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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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섬니악 시티
뉴욕, 올리버 색스 그리고 나
빌 헤이스/이민아
알마/2022.8.5.
sanbaram
샌프란시스코에서 남편 스티브가 죽자 뉴욕으로 이사한 빌 헤이스는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인상과 자신의 생각, 그리고 그곳에서 겪은 여러 일들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그녀의 저서 <해부학자>의 교정본으로 인해 연락을 주고받게 된 올리버 색스를 만나고, 28년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연인으로 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일기를 쓴다. 그리고 올리버를 만나고 그가 임종을 맞을 때까지의 일들을 정리해서 <인섬니악 시티>를 엮어냈다. 일상생활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글에는 전혀 감성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 저자 빌 헤이스는 저서로 <해부학자>, <5리터>, <불면증과의 동침> 등이 있다.
<인섬니악 시티>의 서문에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색스가 낱말을 어느 정도 사랑 했는지 말한다. 임종을 앞둔 때까지 그의 글쓰기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녀가 이 책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일기를 쓰도록 그가 권고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뉴욕 생활의 중심에는 그녀의 연인 이었던 올리버 색스가 있다. 그렇기에 차례 또한 ‘Ⅰ. 불멸의 도시 Ⅱ. 죽지 않는 삶에 대하여 Ⅲ. 뉴욕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할 때’ 등으로 올리버와 관계된 주제로 엮은 것이라 생각된다. 일기를 중심으로 뉴욕 생활을 정리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뉴욕거리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들을 삽화처럼 들려주며, 그가 만난 사람들의 사진 또한 제시하고 있다. 올리버와 연인으로 생활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뉴욕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빌 헤이스를 만날 수 있는 산문집이기에 독자들 또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O가 누군가와 사귀어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게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의 말로는, 삼십오 년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한다.(p.64)” 이렇게 연인이 된 올리버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을 담담하게 기술한다. 그러면서 그의 실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와의 관계를 통해 좀 더 그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둘은 서로의 관점에서 공통된 점을 찾아내고 생활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오는 길에 올리버는 몇 군데 전화를 걸었고 막역한 친구 오린과 케이트에게 차분하게 소식을 알렸다. 딱 한 번, 목소리에 강하게 감정을 실어 말했다. 케이트에게 그는 이제 막 탈고한 자서전이 인간적으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원래 에정일은 아홉 달 뒤인 올해 가을이지만, 그 시점이 “너무 늦어” 자신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케이트는 출판사와 에이전트에 바로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있을 때마다 올리버의 손을 잡았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우리가 함께하는 생활과 그의 삶과 나의 인생 전부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또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바뀌리라는 것을 느꼈지만, 말로는 표현하지 않고 그저 운전만 했다.(p.291)” 올리버가 9년 전 앓았던 포도막 흑색종의 재발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진단을 듣고 오는 길에 있었던 이야기다. 운전을 하면서도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있을 때마다 그의 손을 잡는 행위를 통해 저자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생을 올리버는 ‘글을 쓰고 생각하고 책을 읽고 수영하고 빌리와 함께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능하다면 여행도 조금 하고 싶다.’고 말 한 것을 생각한다. 올리버에게 ‘시간’은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자서전을 통해 마침내 게이 남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힘으로써 생을 ‘완결’할 시간, 책 나오는 것을 지켜볼 시간, 그동안 쓰고 싶었던 글을 쓸 시간, 주변을 정리할 시간,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죽음 또는 알츠하이머 같은 질환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죽음은 허락하지 않을 시간.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1. (상대적으로) 편한 죽음
2. 시간-인생을 ‘완결할’
3.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빌리 등)
4. 책 출간(드디어 나 자신을 공개하는)
5. 더 많은 보람된 일
6. 허락된 쾌락,
(6A) 대마, 이제 합법
7. 현재로서 가능한 최고의 의료진, 최고의 치료 등
8. 정신과적 도움 p.294
“그는 내 뜻을 이해했고, 동의 했다. 하지만 나는 이 목록을 잘 간직해 두었다. 이 여덟하고 반 개 항목이 앞으로 남은 몇 개월 그를(그리고 나를) 이끌어줄 지침이므로. 이 목록은 마찬가지로 그냥 저녁식사 대화 때 탄생한 그의 에세이 <나의 생애>의 기본 청사진이기도 했다.(p.295)”
“끊임없이 사진을 찍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찍고, 가끔은 수백 장을 찍는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 뉴욕을 아파트 안으로 가져오는 수밖에,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물사진으로 한다.(p.311)”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만나는 사람이나 거리의 사물을 사진으로 남긴다. 그리고 하루를 마칠 때쯤 O에게 자기가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그럴 때면 그는 자신이 쓴 것을 읽어준다. 그는 한꺼번에 대여섯 편을 작업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그랬듯, 그의 손가락은 온통 먹물 투성이라고 연인인 O와 자기의 일상을 말하고 있다.
2015.7.8.
O의 여든 두 살 생일(7.9)을 며칠 남겨두고 최근 촬영한 CT와 관련해서 나쁜 소식이 왔다. 좋지 않다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나쁘다고. 종양이 다시 자라났을 뿐만 아니라 암이 신장과 폐와 피부로 퍼졌다. 색전술을 또 받을 것인가 여부는 이제 재론의 여지가 없었다. p.316
2015.8.15
“어떻게 알았지…? 내가 깨어 있는지 어떻게 알았지?”
“나한테는 당신의 미소도 들려요.” 내가 말했다.(p.333)
2015.8.16
“나는 글쓰기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정말 내가 사랑하는 것은 사고야. 그 쇄도하는 생각들. 뇌 안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연결점들. 게다가 어디선지 알 수 없이 불쑥 나타나는 생각들.” 그는 미소 짓는다.”그런 순간들이면, 내가 이 세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절로 느껴져….“ (p.334)
8.29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프지만 평온하다.
지난밤 잠깐 눈 붙이기 전에, 그에게 필요한 것이 있나 해서 와 보았다. 담요로 그의 몸을 감싸주고 이마에 입 맞추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요?”내가 말했다.
“모르지” 그의 눈은 감겨 있었지만,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는 듯, 웃음을 띠고 있었다.
“많이요.”
“좋아.” O가 말했다. “아주 좋아.”
“좋은 꿈 꿔요.” (p.338)
“나는 올리버의 아파트를 대충 정리하고 내 아파트로 돌아갔다. 한달여만에 처음으로 내 침대에 누웠는데, 어쩐지 나한테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6시쯤이었다. 눈을 감았다. 나는 피곤했고 고마웠고 평화로웠고 지쳤고 슬펐고 지혜로워진 것 같았고 늙은 것 같았다. 나는 마침내 해안에 다다른 오디세우스가 된 느낌이었다.(p.340)”고 올리버의 임종을 지켜본 후의 일을 적고 있다.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마흔여덟 나이에 뉴욕으로 옮기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건 내가 아직은 새 장소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p.346)’라고 말한다. 하지만, 뉴욕을 얼마나 그리워할지 이미 아는데, 떠난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다고 저자는 말하면서 글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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