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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4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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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8쪽 | 581g | 153*210*30mm |
ISBN13 | 9788954614481 |
ISBN10 | 8954614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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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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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음악은 내게 있어 공기와 마찬가지다. 음악은 내게 있어 추억이다. 음악이 없는 하루 하루는 생각할 수 없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 숙제를 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 시작하여,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팝, 록, 재즈, 뉴 에이지, 영화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들었다.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 동안 음악 시장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LP, 카세트테이프, CD, MP3 등 음악을 담는 매체가 변화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큼지막한 레코드 판을 애지중지하며 턴테이블에 올려 놓던 그 손맛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처럼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소장하는 단계를 지나 접속의 단계로 와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곡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자기가 듣고 싶은 음반을 구입하기 위해 이 동네 저 동네를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음악시장의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고 좋은 점도 있지만, 역으로 음악을 쉽게 듣고 소비해버리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여기 저기서 흘러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아이돌 스타들이 판에 박힌 음악으로 공중파를 장악하면서 ‘진정한(?) 음악이 없다’ 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정 부분은 맞는 말이다. 똑같은 춤, 창법, 사운드는 공장에서 찍어낸 규격화된 제품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모 케이블 채널에서 시작한 ‘슈퍼스타 K’라는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음악 프로그램의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케이블 채널을 모방한 모 방송의 ‘나도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 등도 이런 저런 구설수 속에 휘말리면서 음악과 가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음악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우리 대중음악은 저항의 상징으로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인디씬에서 주류 음악계에서 다루지 않는 주제와 사운드를 선보이면서 다양한 음악에 목말라 하는 대중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고 있을 뿐이다. 이또한 대중들과 접할 수 있는 통로나 기회가 많지 않은 게 아쉽다. 시대는 변하고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체는 많아지고 있지만, 음악에도 철저하게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면서 기획사를 끼지 않으면 음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환경이 더 열악해지고 있다.
지은이는 우리 대중음악을 가장 곁에서 지켜본 이다. 그냥 지켜본 것이 아니라 횡으로, 종으로 우리 대중음악을 가로지르며 비평의 펜을 가져다 댄이다. 그냥 음악을 즐기는 입장이 아니라 음악을 분석하고 비평하며, 더 나아가 음악을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았다. 그 땀과 노력의 결과물이 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것이다.
책은 ‘팝, 인디, 크로스’ 3개의 장르로 나누어져있다. 먼저 ‘팝’에서는 이문세와의 작업을 통해 사랑노래의 진수를 남겨 준 故 이영훈을 시작으로, 서태지, 엄정화, 박선주, 장윤주, 유희열, 이그나이트, 안치환, 이승철, 이승열, 하울, 뮤직 마운트 등을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짝을 이루어서 설명하며, 지금 현재 음악시장의 대세인 아이돌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개인적으로 엄정화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은이의 엄정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상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인디’에서는 대중음악에서 인디 음악이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빵 컴필레이션 3, 플라스틱 피플, 아톰북, 크로스, 스왈로우, 네스티요나, 오소영, 49몰핀즈, 레이니 선 등 우리 인디 음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플라스틱 피플, ‘일렉트릭 뮤즈’ 레이블의 김민규, 비둘기 우유, 스왈로우, ‘허클베리 핀’의 이기용, 루네, 카프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윈디시티’의 김반장, ‘할로우 잰’의 임환택, 폐허 등과의 인터뷰를 실어두고 있다. 지은이는 특히 인디 음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디 음악을 찾아서 듣는 편이 아니어서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뮤지션들도 있어서, 그들의 음악을 찾아 듣다보니 책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색다른 음악과 사운드에 흠뻑 빠진 멋진 시간이었다.
‘크로스’에서는 한국 모던포크의 시작을 알렸던 한 대수, 나윤선, 휘루, 앨리스 인 네버랜드, 어둠, 클래지콰이, 몽구스, 스타리 아이드, 루시드 폴, 코스모스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의 모던포크, 재즈, 모던 록, 블랙메탈, 일렉트로니카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문화대통령이라고까지 불렸던 서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어눌한 노래말과 단조로운 사운드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을 서로 비교하며,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우리 대중음악사를 10년 단위로 정리하기도 한다.
대중음악을 소비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귀에 착착감기고 감각적인 사운드들이 대세다. 인기있는 곡이 있으면 너도 나도 비슷한 스타일로 음악을 만들고 가수인지 무용수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춤만 춘다. 공중파를 타는 음악들은 대동소이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노래와 사운드를 추구하는 뮤지션들이 있다. 그리고 지은이와 같이 대중음악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채찍질을 하는 평론가들이 있다. 그래서대중음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다.음악이 아직도 내게 있어서 공기와 같은 존재로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인생이 저마다 다르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고 있듯이, 화려하거나 현란하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고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음악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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