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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5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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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367g | 146*222*20mm |
ISBN13 | 9788962680720 |
ISBN10 | 8962680726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귀신의 아들'이라고 하면 어른들은 "에이~ 귀신이라는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설마 귀신의 아들이 있겠어?"하며 무심코 지나칠 것이다.
하지만 나 같이 호기심이 백두산 보다 높고, 모험심이 길 가다 호랑이를 만나도 겁내지 않을 만큼 강한 아이들이라면 '귀신의 아들'이라는 단어에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미 '비형랑'이라는 책의 앞장을 넘겼을 것이다.
옛날 신라시대 진지왕이 죽고 선덕여왕의 아버지인 진평왕 때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비형. 우리말로 하면 부리가 된다. 부리는 원래 진지왕의 아들이었는데, 진지왕은 신분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평등한 세상을 꿈꾸고 생각이 바른 왕이었다. 그래서 귀족들에게는 이런 진지왕이 눈엣가시었다.
그런데 어느날 진지왕이 평민출신인 도화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소문이 났다. 귀족들은 이때다! 하고 왕이 도화를 만난 것을 빌미로 추문을 퍼뜨리고 급기야 진지왕을 폐위시키기에 이르렀다.
부리는 죽어서 혼령이 된 진지왕과 그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사람의 몸으로 음기를 다스릴 수 있게 되고 '두두리의 왕이 될 자'라는 표식이 있는 두두검을 지니게 되었다.
그렇지만 처음에 부리는 자기가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원혼을 풀어줄 특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만약에 나도 도깨비와 두두리들을 보고 말하게 된다면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무섭겠지만, 나중에는 흥미롭고 비밀친구가 생겨 함께 새콤달콤 사탕을 빨고 있듯이 무척 행복할 것만 같았다.
부리도 처음에는 자신이 두두리들의 왕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둘도 없는 도깨비 친구 길달과 활발하고 따뜻한 덕만공주 덕분에 변하게 되었다. 억울하게 죽어 떠도는 두두리 영혼들의 분노와 세상에 대한 원망을 깨끗이 씻겨 주고 모든 두두리들이 편안하게 저승까지 갈 수 있게 도와주게 된 것이다.
어느새 덕만공주와 부리가 친하다는 소문이 번개처럼 진평왕과 귀족들 귀에 들어오게 되었다. 진평왕의 입장에서는 부리는 옛 선왕의 아들이기 때문에 더욱 덕만과 친해지면 안되었다. 그러면 부리가 나중에 커서 덕만이를 밀치고 왕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평왕과 귀족들은 부리를 죽일 계획을 짜고 작전을 실행하였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부리에게 쏜 화살이 부리가 아닌 도깨비 친구 길달을 죽였다. 길달이 죽고 결국 부리는 두두리로 되돌아간다. 덕만공주는 멀리서 마음 속으로만 부리를 응원해 주게 되었다.
부리가 덕만공주와 헤어져 두두리로 돌아갈 때 정말 슬펐다. 하지만 부리도 덕만공주도 진정한 친구를 얻었을 거라 생각한다. 언제나 믿고 외로울 때 힘이 되주는 친구말이다.
나는 요즘 "너 사춘기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사춘기인지 아닌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짜증도 많이 나고 엄마가 하는 말이 맨날 가시돋힌 것처럼 들린다. 엄마가 잔소리를 할 땐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그냥 막 책을 읽는다. 그리곤 나만의 상상의 세계로 여행을 한다. 책은 나에게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비형랑과 같은 존재이다.
'비형랑'을 만나고 나서 나도 비형랑처럼 도깨비와 두두리들은 아니더라도 친구나 친척, 가족들의 고민이나 비밀들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힘이 펄펄 솟게 하는 좋은 말 한마디씩을 해주는 그런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 덕에 흥미로은 역사 속 이야기도 알았고, 옛 이야기에 대한 관심도 늘고, 또한 내 마음도 보름달처럼 아주 풍성하게 커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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