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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10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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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5.24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20만자, 약 4.8만 단어, A4 약 125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86805879 |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사주경영학은 명리학에 대한 입문서로서 밸런스가 잘 갖춰진 좋은 책이다. 내용이 간결하고 통변이 쉽다. 합과 충, 대운/세운, 십신, 조후/억부 용신론을 중심으로 명리에 대해 설명하며 20명의 실제 케이스를 분석한다. 이해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12운성 및 신살에 대한 언급은 없다. 덕분에 쉽고 부드럽게 읽힌다. 강헌 선생님의 명리 기초편과 함께 읽는다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인더스트리에서 대기업 상무로 활동하는 저자의 배경이다. 대부분의 명리학 서적은 전문 명리 상담가의 입장에서 쓰인다. 때문에 많은 책들이 명리학의 원리에 집중할 뿐, 구체적 케이스의 현실적 해석과 상담에는 약간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명리학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은 비즈니스나 일상생활의 고민으로 상담을 원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비즈니스적 관점의 통변과 상담은 훨씬 구체적이고 실용성이 높았다. 대기업 상무의 명리해석과 커리어 조언은 훨씬 더 현실감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저자 본인의 이야기가 드물다는 점이다. 본인에 대해서는 서문과 에필로그에 약간 드러날 뿐이다. 책의 이해와 감동에 저자의 배경과 본인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된다. 저자 또한 순탄치 않은 삶의 굴곡이 여럿 있었을텐데, 그 과정에서의 깨달음을 후배들에게 공유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본인이 어떠한 계기로 명리학에 입문했고 또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지 그 깊은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책을 덮고나서 든 생각이다. 그래서 저자인 김원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결국 명리학도 현실의 삶을 잘 사기 위해서이다. 그런 점에서 유사한 책인 고미숙 선생님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와 많이 비교됐다. 두 권 모두 입문서 수준의 명리 교양서이지만, 각각의 저자는 컨설턴트 출신의 대기업 상무와 지식공동체의 고전평론가이다. 그만큼 세상을 해석하는 두 책의 명리적 관점과 문제의 포커스, 해석방식은 전혀 달랐다. 이 두 권을 함께 비교하며 본다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인문학자와 경영 컨설턴트는 그들의 삶 만큼이나 전혀 다른 책 구성과 관점을 보여준다. 고미숙 선생님은 명리적 관점에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이야기했고 김원 선생님은 청담동 사모님의 가족경영에 대해 말했다.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야기했고, 명리학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조금 이야기할까 한다. 항상 아쉬운 점은 많은 종사자들께서 명리학의 한계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칙의 예외와 한계를 인정하고 말을 아끼기보다는 무엇이든 다 설명을 해낸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종교를 제외한 하나의 학문이 무엇이든 다 설명 하는 것이 가능할까? 일반적 학문의 특징은 이론의 반박이 가능하고 범주와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인데, 명리학의 많은 이들은 한계를 용인하지 않는다. 특정이론의 절대화는 필연적 교조화로 이어진다. 명리학은 반증이 어렵고 또 명확함이 부족하다. 치명적인 결함이다.
알파고의 등장 후, 바둑은 크게 변했다. 요즘 일부 바둑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기사들은, 알파고의 기보가 완전히 연구되고 해석 가능하지는 않지만 일단 알파고의 수를 그대로 따라한다고 한다. 알사범의 수에 이유야 있겠거니 하면서 말이다. 그간의 명리학도 그 같지 않았나 싶다.
명리학은 왜 년월일시의 사주를 바탕으로 해석하는가? 명리학을 공부하며 근본원리를 치열히 고찰하고 정의를 새롭게 하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이 뵙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우주변화의 원리' 정도가 내가 본 책 가운게 가장 치열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적천수, 궁퉁보감 등 유래되는 고전의 외적 프레임에 맞춰 함수식을 풀듯 해석원리를 그 중심으로 두었다.
결국 이 때문에 장님들이 코끼리 만지듯 하게된다. 다 틀렸으면서 또 다 맞는 말을 두고 옥신각신 하게되는 모순적 상황에 명리학이 놓여있다. 사주가 왜 사주인가. 년월일시라는 프레임을 넘어 사주팔자가 아닌, 오주십자나 육주십이자로 더 세분화도 가능한 것 아닌가? 쌍둥이든 누구든 사주가 같다한들 오주나 육주까지 같을 수는 없고, 1년주기 세운, 10년주기 대운보다 더 높은 층위의 운도 얼마든지 있는 것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그 광대함에 참 막막하다. 이같은 압도적 막연함이 명리학의 한계라 생각한다. 논리로서 명리학은 갈 길이 참 멀다.
다만 삶을 사는데 필요한 지혜와 철학으로는 지금도 충분히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이를 해석하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사람도 겸허해야 할 것이다. 명리학은 삶을 장담하지 못한다. 대신 앞으로도 위로와 성찰의 기능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생각한다.
책의 종장에 몇구절 마음깊이 와닿았던 내용들이 있다.
"운명에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것은 운명이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
"오늘 최선을 다해 결정했으니 미래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두렵지 않은 상태"
책 내내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저자의 속내였다. 이 구절들은 참 좋았다. 많은 분들이 생각해볼만한 명리연구의 실천적 방향이자, 좋은 삶의 자세라는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명리학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천편일률적이고 현학적인 많은 책들에 비해 경쾌하고 아주 실용성 있었다. 다양성은 풍요로움을 낳는다. 명리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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