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바다</b> : 시원한 파도가 밀려오는 하늘빛 축제<br/><br/>*엷은 해무속에 몽환처럼 다가오는 선계의 구도자-여수 거문도 백도<br/>*노을과 별미를 찾아 떠나는 낭만적인 포구여행지-서산 간월도<br/>*콩돌의 속삭임과 물개울음이 들려오는 서해의 파수꾼-백령도<br/>*연분홍 복사꽃길 지나 대게의 고향으로 떠나는 별미여행-영덕 강구항<br/>*푸른 바다에 서린 애바위의 혼-삼척 해안<br/>*하늘가에 걸린 노을 따라 살포시 잠든 바다-태안 만리포 해수욕장<br/>*파래의 초록 향기가 단잠을 깨우는 청정해안-남해 <br/>*여름날 헤어진 애인을 닮은 섬-군산 선유도<br/>*색동옷 걸린 오색하늘의 향연-보령 대천해수욕장<br/><br/><b>강</b> : 사랑과 추억이 피어오르는 풍경<br/><br/>*바다가 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닮은 호수-임실 옥정호<br/>*살갑디 살가운 내 고향의 흔적이 흐르는 강-하동 섬진강<br/>*쪽빛 호수 속에 나를 던지고픈 청풍호반-제천 청풍호반<br/>*'서편제' 노랫가락에 철새도 쉬어가는 곳-해남 고천암호<br/>*뼛속까지 전해져오는 시린 계곡물의 상쾌한 향기-괴산 화양계곡<br/>*안개 자욱한 상상속 동화의 나라-춘천 의암호<br/><br/><b>산</b> : 마을을 두드리는 자연의 청아한 울림<br/><br/>*천사의 눈동자를 닮은 영롱한 눈꽃-무주 덕유산<br/>*비바람이 남겨놓은 암석산의 신화-진안 마이산<br/>*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산사-봉화 청량산<br/>*땅끝에 감춰둔 숭고한 문화의 꽃-해남 대둔사<br/>*온갖 꽃 충만한 어느 봄날의 축제-순천 선암사<br/>*가을바람이 들려주는 고원의 선율-밀양 영남알프스<br/>*수줍은 여인의 발그레 물든 볼을 닮은 단풍산-순창 강청산<br/><br/><b>꽃</b> : 야생화 활짝 피고 단풍 곱게 물든 천상의 화원<br/><br/>*안개와 이슬이 가꿔놓은 고원의 배추밭-태백 고랭지밭과 검룡소<br/>*200만전의 원시가 살아 숨쉬는 신비의 늪-창녕 우포늪<br/>*녹색 호수에 하얗게 피는 순백의 미소-무안 회산연꽃방죽<br/>*그윽한 차 향기 머무는 푸른 들녘의 싱그러운 찻잎-보성 차밭<br/>*황금빛 억새꽃에 내려앉는 고운 바람소리-제주 산굼부리 억새<br/>*노란꽃 넘실대는 지리산 자락의 풍경-구례 산수유<br/>*소설 속 그곳에 메밀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평창 메밀꽃<br/>*새초롬한 하늘밑 연분홍 화원으로의 초대-여수 영취산 진달래<br/>*푸른 초원 야생화와의 행복한 조우-인제 곰배령<br/>*두메산골에 불려온 내 기억 속의 데자부-정선 된장마을

여수 영취산 진달래




새초롬한 연분홍 화원으로의 초대

겨우내 참았던 봉오리가 화사하게 만개한 하늘 밑 화원,
그대 고운 손길 맞잡고 선녀의 치맛자락 같은
저 꽃바위 능선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꽃인가 물감인가. 하늘 바로 밑에 연분홍 화원이 화사하게 열렸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라고 읊었던 김소월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뭐라고 감탄했을까. 약산보다 더 곱다고 했을까.

북한 사람들은 흔히 '예쁘다'는 표현을 '곱다'라고 한다. 많이 먹으라는 말은 '많이 하세요'라고 한다. 북한 신의주 건너편에 있는 중국 단둥시에 가면 북한 음식점이 서너 집 있다. 냉면, 밸볶음(곱창전골), 고사리볶음 등이 푸짐하고도 맛있다. 고운 한복을 입은 여종업원들이 식사를 많이 하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진달래 군락지 3곳은 마산의 무학산과 거제의 대금산, 여수 영취산 등이다. 그중 영취산이 제일이다. 대금산의 경우, 수해로 훼손이 심한 상태다. 해달 5백10m의 영취산은 4월 초면 바위와 진달래가 어우러져 한 폭의 진경산수화가 된다.

한데 이 멋진 풍경을 감상하려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비바람에 너무 약해 꽃이 금세 망가지기 때문이다. 개화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꽃이 예쁜 상태는 1주일이 채 안 된다. 그래서 때를 맞춰서 찾아가는 정성이 필요하다.

진달래 군락지는 영취산 정상 부근에 있다. 오르는 길은 영취산 남쪽 흥국사 쪽에 있다. 흥국사는 고려 명종 25년(1195년)에 보조국사가 지은 절로 임진왜란 때 승려와 수군 4백여 명이 무술을 닦은 호국사찰이다.



4월 초는 진달래 외에도 각종 봄꽃이 앞 다튀 피는 시기다. 흥국사는 일주문은 늙은 벚나무에서 하염없이 흩날리는 벚꽃으로 꽃대궐을 이루고, 경내의 목련도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화사하게 치장한다.

절 마당 왼쪽으로 등산길이 나 있다. 여기서부터 약 40분쯤 걸어야 한다. 겨울이 남아 있는 숲길은 새소리, 물소리가 봄의 전주곡처럼 끊임없이 들리는 흥겨운 하이킹 코스다. 외길이고 훤히 트여 있어서 헛갈릴 염려는 없다.

움트는 새순과 노거수 둥치에 낀 이끼 등을 구경하며 룰루랄라 숲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매우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이윽고 반반한 터가 있는 봉우재가 얼굴을 내민다. 고개 오른쪽은 시루봉과 영취봉으로 가는 쪽이고, 화사한 진달래 군락이 얼굴을 내민다. 왼쪽은 진례봉 쪽이다.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는 약 15만 평에 달한다. 고개에서 진례봉으로 가는 길에는 도솔암이 있다. 탁 트인 길인데 느릿하게 경계 구경을 하라는 의미인지, 암자까지 1천 개도 넘는 계단이 놓여 있다.

참고로, 여수 영취산보다 더 큰 영취산은 경남 양산에 있으며 거기에는 통도사가 있다.

---pp. 184~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