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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8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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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0쪽 | 332g | 140*210*20mm |
ISBN13 | 9788901128214 |
ISBN10 | 8901128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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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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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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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앙증맞은 너와의 가슴 떨리는 첫 눈 맞춤의 순간, 산고의 고통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눈녹듯 사라지고 눈에 넣어도 안아프단 말이 아!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단다. 엄마의 부주의로 두달이나 먼저 세상 밖으로 나온 네가 주의의 걱정과는 달리 건강하게 자라 지금은 엄마보다 훌쩍 커버렸구나. 사춘기를 혹독하게 치르느라 하루에도 몇번씩 수시로 변하는 네 마음에 맞추지 못해 쩔쩔매다 결국은 투닥거리며 싸울지라도 지금도 문득 바라만 봐도 눈물 나도록 예쁜 세상에 둘도 없는 딸. 그런 네게 하고픈 말은 많지만 두서 없는 이야기가 마지막에는 잔소리로 끝나고야 말기에 신현림 시인의<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으로 시인의 입을 빌여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교과서 속의 시나 시험에나 나오는 시만 알던 네가 시는 너무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시들이 너무너무 좋다며 마음에 쏙 드는 책이라는 말에 내 마음도 덩달아 기쁘고 뿌듯 했었더랬다. 신현림시인이 이번에는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들려 주고 픈 사랑시 90편을 모아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2편에 담았단다.
시인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사랑에 관한 시들은 과연 어떤 것들인지 내가 더 궁금하기도 했지만 네게 먼저 읽어 볼 기회를 양보하련다. 살면 살수록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살길 바라며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삶 또한 사랑하는 삶'이라고 '사랑에 아파하고 상처 받을 지라도 주저하지 말고, 겁내지 말고 열렬하게 사랑해서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축제로 만들어 가라'는 저자의 말과 함께 이 책을 권한다. 네가 먼저 읽은 후에 책상에 놓인 책을 집어들도 가슴절절한 사랑의 마음을 담은 시들을 읽으며 우리 딸은 첫사랑은 해봤을까? 누굴 좋아해서 가슴 떨리고, 때론 아픈 마음 부여쥐고 남몰래 눈물 흘린적이 있을까? 너무나 궁금하지만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련다.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던 사춘기 소녀적엔 누구에게도 비밀로 간직하고싶은 것들 중 하난가 사랑의 감정이였으니까. 하지만 너무 힘들거나 친구에게 털어 놓지 못하겠거든 이 책을 펼쳐 보렴. 평소와는 다른 느낌으로 시들이 네게 말을 걸어 오거든 무한경쟁에 친구들 마저 경쟁상대로 여겨야만 하는 가슴 아픈 현실속에서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누굴 좋아했으면 그 마음으로 세상은 살만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엄마의 마음도 대신 말해주고 있음을 알았으면 싶다.
바이런, 알렉산데르 푸슈킨, 프란츠 카프카, 헤르만 헤세, 파블로 네루다, 한용운, 유치환, 윤동주……. 한번쯤은 들어보았던 익숙한 사랑의 시들이지만 그동안 잊고 살았었다. 먹고 살기도 바쁘다는 핑계로 시는 너무 큰 사치라 여겼다. 하지만 막상 아름다운 시들을 조용히 읊조리다 보니 첫사랑의 설레임과 사랑에 빠져 모든 순간이 아름답게만 보이던 그 때로 되돌아 가 살포시 추억에 잠겨본다. '첫사랑은 아니다마는
이 울렁거림 얼마나 귀한지 네가 알까 몰라. 란 신달자의「너를 위한 노래」와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했다고란 시와 함께 곱게 말린 꽃잎을 보내온 연애편지를 받았던 적이 내게도 있었다면 넌 믿을까.
사랑이 모두 낭만적이거나 아름답지만은 않단다. 그러니 김용택 시인도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라는 아픈 마음을 시로 남겼겠지. 세상에 사랑하는 이의 안녕이라는 말처럼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이 또 있을까.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라고한 이문재시인의 '농담'중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온갖 좋은 것들 앞에 그의 얼굴이 떠오른 단다. 아빠가 출장 중 맛잇는 걸 먹으면 우리 식구들을 꼭 다음에 데리고 가듯 말이야. "사랑한다. 내 딸아, 너로 인해 살면서 행복한 순간들이 참으로 많았단다. 앞으로도 더 많은 날들은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네 옆에 있길 바란다. 그래도 엄마 맘은 너와의 첫 눈맞춤 순간과 조금도 변함 없단다. 사랑이 오거든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아라.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지만 받은 사랑만큼 네 사랑도 나누어 주길 바란다.
친절한 말 한마디가 생각나거든
지금 말하세요.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안 될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세요.
-찰스 스펄전의 '지금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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