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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0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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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216g | 124*188*12mm |
ISBN13 | 9788958721581 |
ISBN10 | 89587215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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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3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책을 항상 가까이 하고 읽고 생각하고 끄적이게 되면서 그런 작고 조용하면서 아늑한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누군가의 근사한 서재나 예쁘게 꾸며진 책방 사진이라도 보는 날엔 몹시 부러운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공간은 꿈으로만 간직한 채 가끔, 아주 가끔 떠올려볼 뿐이었다. 꾸준히 읽고 글을 끄적이는 것도 힘들어하는 내가 그런 공간을 만들고 꾸려나갈 엄두는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 그런 '용기'를 내고 도전한 사람이 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여행책방, 일단멈춤
어떤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열기로 결심한 그녀는 한달동안은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이내 뭔가에 쫓기듯 책방을 열 만한 곳을 알아보고 마침내 적당한 장소를 발견한다. 직접 인테리어에 책구입, 가게 홍보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손이 닿지 않은 데가 없다. 오고 가는 사람들과 조금씩 찾아들기 시작하는 손님, 익숙치 않은 영업에 이웃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그녀의 가게가 자리잡고 있는 동네, 염리동의 소소한 풍경과 길고양이와의 추억까지.
그러던 어느 날, 책방이 문을 닫았다.
그녀는 모든 걸 걸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가진 건 탈탈 털었을 지언정 빚을 져서까지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그녀의 책방이름처럼 '일단멈춤'한 것 같다. 두근두근 설렘반 불안반으로 시작한 책방을 마무리하기까지... 진솔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주제로 하는 책방을 열다니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내고 도전할 수 있었는지 몹시 궁금했다. 아직도 무얼하면 좋을지 망설이고 고민하는 내가 뭔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이 생겼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발견했다. 아니 한 번 더 깨달았다고 해야할까...?
회사든 자영업이든, 하기 싫은 일이든 하고 싶은 일이든, 그 어떤 일이든 살아가는 모습과 형태만 다를 뿐, 삶이라는 것을 살아내는 것에는 크게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막상 하고싶은 일이었던 가게를 여니 적게 벌어 적게 쓰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하고싶은 일을 조금씩 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늘 시간에 쫓겨 허덕이고 가게 운영을 위해 돈을 신경써야하다니...
삶에 정확한 답안지는 없다. 처음엔 '이렇게 하면 되겠지'하고 생각해서 하게 되더라도 어느 순간 '내가 생각했던 건 이런 게 아닌데...'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도했던 일이 전혀 의미가 없거나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진한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잘 해내지 못했다는, 더 잘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아주 살짝은 체념도 하고-정신건강을 위해-그냥 있는 힘껏 매순간을 즐기고 행복을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가다보면 평탄한 길이 있는가하면 울퉁불퉁한 길도 있고 꼬불꼬불한 길도 있고 막다른 길도 있다. 그런 길을 만날 때마다 평탄한 길이 아니라고 한탄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의 마음을 가장 먼저 살펴보고 그걸로 괜찮다면 다 괜찮은 게 아닐까...? 앞으로 삶이라는 길을 다시 나서기에 앞서 이 책을 통해 반드시 꼭 필요한 마음가짐을 배운 기분이 든다.
그녀의 도전은 분명 용기있고 아름다웠다.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지레 포기해버리는 이들에겐 그녀의 도전은 꽤 큰 힘이 되어 전달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책방 문을 열면서부터 닫기까지 그녀의 곁에서 직접 겪은 듯한 느낌이 들고 왠지 나도 그랬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어디에서든 언젠가 또다시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느낌이 든다. 책방이든 글이든 뭐든 다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무척이나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더 와닿는, 따스한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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