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례 <br/><br/>序詩 / 산에서 <br/>프롤로그 <br/>추천의글 <br/><br/>제1장 스리나가르에서 라다크로 <br/>차창 멀리 보이기 시작한 히말라야 <br/>무장 군인들을 가득 실은 트럭 행렬 <br/>하우스 보트 '마닐라'에 갇히다 <br/>한밤에 울린 요란한 총성 <br/>굴람의 형편없는 고물 택시 <br/>럼주를 홀짝이며 히말라야를 넘다 <br/>인도를 배우는 비싼 수업료 <br/><br/>제2장 레에서 만난 동포들 <br/>고산병으로 병원에 가다 <br/>헤미스 곰파의 축제 <br/>태극기가 펄럭이는 천막 <br/>야단법석 <br/>종일 침대에 누워 반성하다 <br/>사고 방식의 차이 <br/><br/>제3장 간다라의 바람소리 <br/>풀 한 포기 없는 황야 <br/>'창'에는 라다크의 혼이 들어 있다 <br/>굶주린 양들의 애처로운 울음소리 <br/>독수리 날개 밑에 출렁이는 산맥들 <br/>싱고 마을에서의 캠프 파이어 <br/>땅은 척박해도 하늘은 찬란하다 <br/><br/>제4장 콩마루라를 넘어서 <br/>늑대와 눈표범이 사는 '태양의 풀밭' <br/>악을 쓰며 군가를 부르다 <br/>눈보라 속에서 힘겹게 고개를 넘고 <br/>천지를 뒤흔드는 장엄한 천둥소리 <br/>계속을 파고드는 자동차 도로 <br/>산맥은 더 이상 기괴하지 않다 <br/><br/>제5장 잔스카르를 향하여 <br/>별들이 스러지면 시를 쓴다 <br/>인종 차별인가 성 차별인가 <br/>골목을 알면 떠날 때가 된 것이다 <br/>동포끼리 뭉쳐서 떠나기로 하다 <br/><br/>제6장 잔스카르로 뻗는 쌍무지개 <br/>서두르다 길을 잃어버리고 <br/>마부와의 간단한 흥정 <br/>어느덧 훌쩍 한 달이 지나가고 <br/>정씨와의 섭섭한 이별 <br/>고향으로 간다고 말들도 기뻐하다 <br/>마부들은 지독한 술꾼들 <br/><br/>제7장 황량한 고원의 여행자들 <br/>좁은 길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br/>추운 산의 작고 예쁜 꽃 <br/>요가인지 코브라 춤인지? <br/>일행을 찾아 헤매다 <br/>만사가 귀찮은 하루 <br/>하누마라의 말 방귀 소리 <br/><br/>제8장 이승과 저승 사이 <br/>다람살라에서 온 링포체 <br/>여기는 어디나 다 샹그리라 <br/>달밤에 염소의 목을 자르다 <br/>동산에 태양이오, 서산에 만월이라 <br/><br/>제9장 만신창이로 견디는 마지막 열흘 <br/>최루탄 맞고 피 흘리는 꿈 <br/>스페인 팀의 조립식 화장실 <br/>새루에게 격파 시범을 보이다 <br/>동독 출신의 삭발 처녀 <br/>황홀한 별밤 <br/>버스를 보자 맥이 풀리다 <br/>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라 <br/><br/>제10장 마닐라에서의 마지막 날들 <br/>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들 <br/>바시스트 마을의 노천 온천 <br/>마날리 근교로의 산책

보이는 모든 것을 이유 삼고 만나는 모든 것을 구실 삼아 너털웃음을 뿜어내는 ‘시인 김홍성’. 그를 처음 만난 곳이 ‘극약처럼 새하얀 히말라야 능선’들을 배경 삼는 인도 라다크(Ladakh) 였다. 그것은 행운이었다.

‘할 일 따로 없고, 하고 싶은 일 따로 없는’ 날들 속에서 인도를 떠돌다 그를 만났고, 그가 등을 떠밀지 않았더라면 황량함과 광막함을 감추지 않고도 숨막히게 아름답고 황홀하게 성스러운 자연의 모습들을 보여준 잔스카르 산과 계곡을 물물색색으로 만나는 행운을 놓쳤을 것이다.

고맙다고 말했던 기억이 따로 없는지라, 이제라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삼는 꽃들과 그 꽃들을 부드럽게 또는 거칠게 어루만지는 잔스카르 계곡의 바람들은 지금도 내 이마 위를 스쳐간다.
그 바람과 함께 건들건들 기웃기웃 휘청휘청했던 ‘시인 김홍성’의 발걸음이 떠오른다.
종일 걸어야 만나게 될 마을에서 풍기는 술 익는 냄새에 홀려 건들건들 기웃기웃 휘청휘청했던 김시인의 발걸음을 히말라야의 꽃들과 구름과 바람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걷고 또 걷는 걸음 따라 피어나던 지나간 삶의 기억들이 깊이와 무게를 다하는 순간마다 몸과 마음을 다해 화해하고 용서 빌던 ‘시인 김홍성’의 간절함을 잔스카르의 산과 계곡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술잔 기울이는 김 시인을 사랑으로 훑었던 잔스카르의 바람들이여,
‘날 것처럼 살아 숨쉬는 삶’이 전부인 김 시인의 소망을 간직한 잔스카르의 산과 계곡들이여,
이태백과 조르바가 사랑하고 천착했던 것들을 사랑하고 천착하는 ‘시인 김홍성’이 이 삶 동안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
그대들이 증인 되고 그대들이 배후가 되어 함께 갚아주지 않겠는가?

나마스떼


정무진
(사)한인교류 상임이사 / 인도로 가는 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