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에 뜨겁고 시원하게 그리고 곱씹어 단번에 읽은 책,

‘왜 내 성과는 제자리일까(김상배, 한국경제신문)’

오래 다니던 회사를 잠시 쉬며 자칫 늘어지기 쉬운 생활에 조임과 기름칠을 해야겠다 싶어 책을 찾았다. 자칫 저 책을 들고 있으면 직장생활에 루저들로 오해받겠다 싶어 제목이 맘에 쏙 들진 안았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나에게 부족했던 그 무엇이 있었을까?’ 와 ‘다음 직장생활은 어떤 것들을 더 채워야 할까’ 하는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에 책을 열었다. 그리고 책장을 다 넘긴 지금... 생각해보면 정작 이 책을 펴게 되는 사람들이야 말로 내 일에서 좋은 열매를 맺고자 하는 이들이며, 이 책을 읽은 이들이라면 루저는 있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단지 직장인 이었으며, 직접적인 영업을 하는 사람은 아닌 나에게도 이 책이 울림이 되었던 것은 이 책 앞부분에서도 설명하는 것처럼 ‘영업은 회사에 여러 직종 중 하나라는 영역을 넘어 일상과 업무의 모든 순간마다 영업적 요소들이 필요하며, 영업이 곧 뚫기이므로 영업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힘은 뚫어야 사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공통분모이다’ 라는 점에서 였다. 가치있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 모든 직장인에게는 뚫어야 하는 힘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 뚫어 하는 힘을 저자는 3인의 전문가(저자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와 유명세가 아닌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사람이라 표현하였다)의 발자취를 통해 설명해 주었다.

저자가 찾은 3인의 내공 있는 전문가는 보험 전문가, 수입차 전문 딜러, 기업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3인이 말하는 잘 뚫는 비결을 저자는 5가지(PARTY-Philosophy, Action, Resolution, Touch, Yard)로 분류하여 이야기 한다. 나는 그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책장을 넘겼다. 간단히 마음에 남는 부분과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Philosophy- 자신만의 철학을 다진다.

3인의 전문가는 “왜 일을 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자신만의 진솔하고 거침없는 답을 한다. 그래 그렇지~! 모든 일의 중심과 원동력은 역시 ‘존재의 이유’를 품고 있느냐가 같다. 나 역시도 직원 교육을 할 때마다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내가 했던 일은 다른 사람을 돕는 일로 사명감이 없이는 소진되기 쉬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비단 사명감을 요하는 특정 직업 뿐 아니라 모든 일에는 고유의 가치가 있으며 그 가치를 귀하게 품고 있는 사람은 분명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원칙과 신조가 있는 사람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며 역경과 외로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을 있는 힘과 지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2. Action- 행동이 먼저다.

개인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영업자가 아니어도, 실적에 대한 부담을 늘 갖고 있었으며 이것은 모든 직장인의 고민일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챕터가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에 유익했던 것 같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입차 딜러분의 <세일즈 스킬 익히지 말라> 편이다. ‘중요한 것은 파는 기술이 아니라 관리하는 기술’이며 고객에게 온갖 친절한 말로 립서비스를 하는 것보다 정말 필요할 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스스로를 준비하고 관리하는 사례들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 외 다른 사례에서도 자신의 분야에서 좋은 열매를 거두기 위해 분명한 철학 뿐 아니라 자신만의 땀과 성찰로 이루어진 노하우를 개발하고 꾸준히 달려온 모습을 보며 다시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면 통찰력으로 지혜로움으로 나만의 노하우를 찾되 부단히 몸으로 직접 행동해야 겠다 다짐해 보았다.

3. Resolution- 해답을 찾는다

이 챕터 역시 Action과 같이 실질적인 사례를 엿보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잘 뚫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잘 파악하고 일을 하느냐와 그렇지 않으냐가 결정된다. 그 해답을 3인의 고수는 ‘고객에게 찾는 법, 고객의 마음을 알아 성과를 내는 법, 상품을 철저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법’ 등을 이야기 하며 그 끝에는 보통사람에게는 흔치 않은 열정과 성실을 사례로 보여주고 있었다. 끈질기게 노력하고 학습하는, 때로 남들이 굳이 하지 않는 번거로운 일들을 하는 고수들의 이야기를 엿보며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면 저렇게 생동감 있고 역동적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파도를 친 것 같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분명히 방법은 있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4. Touch- 사람의 마음을 온기를 담아 만진다

‘일의 시작과 끝인 사람의 마음을 온기를 담아 만진다’ 챕터별로 마지막 장에 내용이 요약되어있는데 거기에 적힌 글이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 일의 시작이나 끝이나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환심을 사기보다 공감하는 것, 고객 그리고 협력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중요성, 심안으로 상대를 관찰해야 하는 이유, 신뢰를 잃었을 때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과정 등 사례를 통해 성공사례와 실패 후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나 역시도 공감하며 읽었다. Know-how와 Action은 어떤 식으로든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만 마음을 터치하는 것은 ‘진짜’, ‘진심’ 이어야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중요한 것 같다.

5. Yard-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일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것은 감정의 균형을 잘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라 이해하였다. 생각해 보면 롱런하는 직장인들의 특징 중 하나가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3인의 고수들은 그들의 정원을 잘 가꾸고 유지한 덕분에 보통사람과 다른 평정심이 있었고 그 작고도 큰 차이가 똑같은 상황에서 보통사람들이 이루기 어려운 성과를 가져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감정의 하향곡선을 타는 일이 생기면 재빨리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 균형 잡힌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독서를 통한 가장 가성비 높은 학습 등 훈련과 학습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자아의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5가지 철학과 직접적인 움직임, 그것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과 유지하기 위한 자신의 정원을 잘 가꾸는 법까지 골고루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느덧 에필로그까지 왔다. ‘이제 남은 일은 독자들이 먹는 정성을 다하는 일이다. 먹는 일은 완독으로 끝나지 않는다. ...집요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실천하길 진심으로 바란다’의 글귀가 나의 다짐처럼 적혀 있었다. 설렜다. 마음에 품고 싶다. 다시금 일을 시작한다면 꼭 이렇게 따라하고 싶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 한여름에 단번에 곱씹어 읽은 이 책이 이제 일을 시작하는 이에게나 매너리즘에 빠진 이에게나, 노력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이에게나, 더 잘하고 싶은 이에게나, 직장인이라면 그 누구에게나 스스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책이라 꼭 권하고 싶다.

PARTY가 시작되었다! 먼저 걸어간 이들의 발자취를 보며 같이 춤을 춰 보자.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같은 책이 아닌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이야기가 담긴 이 책, 이 책의 매력이 바로 그 점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