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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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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828쪽 | 1,109g | 크기확인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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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뮤지션의 음반이 아닌 책 중 유일하게 구입한 책이 신해철의 유고집이었다.
아마도 그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너무나 아쉬워 그의 흔적을 계속 쫓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러 나는 그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최근 우리 나라의 스펙타클한 상황을 보고 있다면,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를 해줬을텐데...
어린 시절은 그의 이야기에 내가 잘 공감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나도 그의 이야기에 뼛속까지 공감할 정도로 적당히 세속의 때가 묻었는데...
그의 부재가 아쉬웠다.
그렇게 3주년이 지난 이 시기에 그의 가장 친한 지인이 그를 기리며 쓴 책이 나왔다.
그의 바로 옆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에게 신해철은 어떤 사람으로 비추어졌는지 궁금했다.
특히 뮤지션으로의 그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가장 궁금했다.
난 신해철이라는 뮤지션의 본질을 록커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후반기 솔로 앨범들을 그렇게 즐겨듣지는 않았다.
물론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명곡에서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엄청 넓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는 내게 있어 넥스트의 신해철이었다.
내가 가장 처음 산 그의 앨범은 넥스트 3집 World 카세트 테이프였다.
한창 사춘기 시절에 처음 접한 넥스트의 음악에 금세 빠져들어,
넥스트 2집, 1집, 솔로 앨범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며 앨범들을 하나씩 사서 들었다.
새로운 앨범을 하나씩 들을 때마다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음악들에 매료되면서도, 이 뮤지션의 정체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그 음악적 본질이 어디서 왔는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는 끊임없이 음악의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매던 탐욕스러운 음악의 구도자였다.
이 책은 2장 Stardom, 3장 Band, 4장 Solo Fight 를 통해 그의 음악 인생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때로는 진솔하게 비판하면서, 때로는 감정적인 친밀감을 드러내면서..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신해철의 팬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설득력이 강하다.
그 시절 신해철의 음악에 대해 내가 막연히 느꼈던 감상이 그대로 저자의 문장들과 동조를 이루면서 실체화 될 때 느껴지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의 음악을 이렇게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오랜 지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그의 가장 큰 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그렇게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있었던 많은 곡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나는 록이 아닌 그의 음악도 너무나 좋았다.
한때는 테크노 앨범인 노땐스 앨범도 테이프가 늘어날 정도로 들었었다.
그럼에도 내가 외면했던 그의 곡들 (OST 나 기타 수많은 곡들) 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
분량으로 보자면 두꺼운 책은 아니다.
인터뷰와 뮤지컬 시나리오를 빼면 반나절이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린 것은 그의 음악이 자꾸 머리 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껍질의 파괴나 Here, I stand for you 같은 노래들이 자꾸 반복 재생되곤 하였다.
Epilogue 에서 밝힌 그의 새로운 음악 여정이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 것이 너무 아쉽다.
내 청춘의 절반을 함께한 그의 음악이 어떻게 진화할지 영원히 알 방법이 없어 너무나도 아쉽다.
그리고.. 똑똑하고 명석한 머리로 공부도 잘 하는 왕수다쟁이 이웃집 형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
<책의 커버를 분리하면 그의 디스코그래피가 빼곡히 적혀있는 부분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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