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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5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35년 1~3』과 함께 구입했던 4권의 책들
박시백 화백의『35년』은 작가를 믿고 구입을 했다. 사실 작가의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다. 그의 작품을 처음으로 본 것은 한겨레신문에 만평을 연재할 때인데, 그때는 전임자인 박재동 화백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작가의 작품에 매료된 것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은 뒤였다.
외람된 표현이지만 나는 역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소양이 있다고 자부한다. 학창시절에 가장 자신이 있는 과목이 역사였으며, 역사서는 물론 소설·드라마·영화·만화 등의 작품도 역사물은 즐겨 읽거나 보았다. 그런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장르를 망라해서 조선 역사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로서는 처음이자 아직까지도 마지막인 20권이나 되는 전질을 구입하면서도 전혀 망설이지 않았던 책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었다. 책의 설명도 보지 않고 『35년 세트』의 구입을 결정한 것은 그런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 책을 완독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기대와 실망과 안도가 교차되었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이 책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이어지는 작품일 것이라는 것과 작가에 대한 신뢰에서 기대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받는 순간 실망을 한 것은 이 책은 전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일제강점기 35년을 7권에 걸쳐서 집필할 예정인데 3권은 1925년에서 끝나고 있다. 1926년에서 1945년까지는 4~7권에 실릴 예정인데 2019년이 되어야 완간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완간이 아닌 책은 가급적이면 구입을 피하고 있다. 여러 사정에 의해서 마무리를 짓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실망은 완독을 하면서 안도로 바뀌었다. 4권 이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3권까지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역사다. 7권까지 읽었다고 하더라도 곧이어 광복 이후의 대한민국이 나오니 역사에서 어차피 완결은 없는 법이다. 만약에 7권까지 나왔다면 나는 구입을 망설였을 수도 있다. 10만 원의 거금은 만만한 금액이 아니지 않은가? 이제 부담 없이 4~7권을 구입하면 되는 것이니 오히려 이 책을 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일제강점기에 대한 의문과 의혹들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학창시절에 역사에 흥미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내게 있어서 취약한 부분이 근세사였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도 조선 이후에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선사시대에서 시작하여 조선시대 정도 진도가 나가면 학년말이 되니 어떤 선생님이든 그 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교과서에서도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는 아주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으므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각 권마다 그 무렵의 세계 역사를 소개하였고, 당시의 역사를 분야별로 세세하게 들려주고 있었다. 모든 장르를 망라해서 조선 역사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었듯이, 3권만 읽었지만 모든 장르를 망라해서 일제강점기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 이 책이 되리라고 믿을 수 있었다.
셋째, 작가가 인생에서도 성공한 인물이 되기를 바랐다. 책과는 관계없는 내용이다. 요즘 미투 운동이 사회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추락했는가? 위대한 시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비롯하여 최고의 연출가, 인기 절정의 배우, 강력한 대권주자들이 무너지면서 그들이 지금까지 쌓았던 성과까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작가의 인생에 오점이 생긴다면 그의 작품까지 함께 매도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자중하고 조심하면서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창작하는 한편, 지금까지의 성과를 무산시키는 과오가 없었으면 좋겠다.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인기인들에게 드리는 부탁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나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리뷰에서 이런 추천사를 썼다.
진보와 보수 어느 진영에서도 거부감이 없이 찬사를 받으며 여러 매체에서 권장도서로 추천을 받고 있는 드문 책 중에 한 권이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는 어려울 듯하고, 중학교 학생에게도 쉽지는 않을 듯하다. 고등학교 이상의 독자에게는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문제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인데……. 자녀의 생일이나 입학 선물로 안성맞춤의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도 이 추천사에 어울리는 책인 듯하고 앞으로 이어질 책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중학교 학생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4권 이하 7권까지의 책에서는 그 점도 헤아리면서 집필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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