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리뷰어 클럽"에서 신간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인간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우리는 그렇게 믿고는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행복은 언제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하다. 그러나, 왜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정의와는 상반되게' 행복을 느끼기 어려운 것일까? 사람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정의는 다르더라도, 왜 모든 이들은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고민없이 '나는 진정으로 행복합니다.'라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일까? 늘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자 하는 나는 의아했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자본이 필요한 것인가? 만약 자본이 필요한 것이라면, 돈만 많다면 행복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왜 부자들은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고, 빌게이츠처럼 세계적인 갑부들은 사회에 기부를 하며 행복을 느낀다고 하는 것일까? 나는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바로 '행복의 자본론'이라는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었다.

책은 chapter 4개로 나누어져 있다. chapter 1에서는 작가가 정의하는, 행복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인 3가지, 금융 자산, 인적 자본, 그리고 사회적 자본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chapter 2,3,4에서는 그 인프라에 대해 좀 더 세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식으로 책이 진행된다.이에 대해 

인생을 금융자산, 인적 자본, 사회 자본이라는 세 가지 자본(자산)으로 보면 행복이라는 막연한 대상에 어느 정도 형태를 입혀 현실적인 전략을 궁리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이 책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다. (p.46)

라고 작가는 말한다.

Chapter 2에서는 책을 읽기 전 내가 가졌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작가가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갑부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의 한계효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일단 돈에서 자유로워지면 수입이 늘어나도 행복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p.61)

 또한 작가는 자본주의에 기반한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파헤치면서 이를 지적하고, 우리가 왜 금융자산을 얻기 힘든 현실에 처해있는지를 설명한다.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일본의 현실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도, 이는 한국에 적용되는 현실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큰 공감이 갈 수 있다. 

금융시장의 특징은 이론이 완성돼 있는 만큼 더 이상의 혁신이 없다는 점이다. ... 이 시장경제는 '주식회사에 의해 자기 조작화한 복잡계'로, ... 주식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은행예금이나 채권 투자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p.69)

Chapter 3에서는 크레이이티브 클래스와 맥잡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이러한 직업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일본사회는 여전히 제자리인지에 대해 이유를 파헤치며 이를 비판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잔인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공감이 갔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사원의 '능력'이 아니라 '조직에서 일할 수 있는가'이기 때문...매력적인 개성이나 독보적인 능력이 있어야 행복하게 일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라네. (p.106~107)

이에 큰 충격을 받은 나였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인정을 하게 되었다. 회사는 근본적으로 개혁을 이루면서 유행에 뒤쳐지지 않을 수 있는 인재를 원하지만, 그와 동시에 회사라는 집단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이는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와 동시에 어느 누구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실이다. 

작가는 이어서 (작가가 일본인이기에 모든 기준이 일본에 맞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일본이 회사에 대한 신용도와 노동생산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정보사회화, 세계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본적 경영(고용)은 장시간(서비스 잔업으로) 일을 시켜도 전혀 돈을 벌지 못해 경영자는 부하를 무능하다고 매도하고, 사원은 회사를 증오하고, 국제사회는 '차별'이라고 비판한다. 결국 일본인의 인생은 점차 불행해질 따름으로 좋을 것이 하나 없다.(p.131)

이라고 말한다. 이는 한국의 현실에도 빗대어 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최근에는 "워라밸"이라는 말도 뜨고 있지 않은가. (Work and Live Balance)

Chapter 4에서는 사회자본이 진정한 행복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인프라를 형성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기는 힘들다는 사실 또한 강조한다.

...개인의 인생에서도 금융자산(화폐 공간)과 사회 자본(정치 공간)은 원리적으로 양립될 수 없다 부(금융자산)가 커지면 인간관계에 금전이 개입돼 우정이 깨진다. 지방에 사는 마일드 양키가 우정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가 평등하게 가난하기 때문이다. (p.181)

마음이 아프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슈퍼맨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는 부분이었다. '애정과 우정 속에서 살아가는 억만장자는 이야기에서나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존재(p.181)'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전반적으로 읽어 나가면서 느끼게 된 점이 있었다. 이 책은 현실적으로 행복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대로 세 가지 인프라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가며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면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자 하는 나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의 행복을 현실적 방안에서 얻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