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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2년 03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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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460g | 148*196*30mm |
ISBN13 | 9788993480795 |
ISBN10 | 8993480796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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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1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뛰어난 문장이라던가 앞선 시대정신이라던가 호방한 그의 삶에 대한 찬사는 차치하고 연암 박지원의 가장 큰 덕목이라함은 '목민관'으로서 그의 행적과 마음가짐일 것이다. 적어도 내게 위인이라는 것은 뛰어난 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으로 살아간 그들의 삶의 자세와 '아래를 향한 진심'을 갖춰야 한다고 믿기 때문일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정약용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였고 내 오랜 벗이 연암을 존경해 마지 않는 것도 그 부분이 클 것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사랑하는 위인들은 한결같이 그러하지 않나 싶다. 세종대왕, 이순신, 안중근, 김구..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와 백성을 걱정하고 현자들의 책에서 이르듯 옳은 일을 좆으며 실천하고 외압에 굴하지 않는. 그래서 저자도 너무 잘 알려진 연암 박지원의 우수한 면면보다 지금 우리의 시대가 바라는 목민관으로서의 연암에 집중하지 않았나 짐작해본다.
책 내용은 연암 박지원이 안의 현감으로 부임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소설 형식을 빌어 전개하고 있다. 역사적 사료를 참고하여 소설적 살을 덧댄 내용은 쉬이 읽히고 연암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저자가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읽으면서 재미에만 관심을 쏟을 수 없었던 것은 이런 목민관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우리는 현대의 공직자에게서 쉬이 볼 수 없다는 씁쓸함 때문이었다. 연암에 대해 관심있고 관련 도서를 읽어 온 사람들이라면 살아있는 박지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리없다. 아니면 이 책을 통해 연암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기에 무방하다.
안으로 경계하고 식솔이 곤궁한 지경에 이르러도 자신의 올바른 뜻을 굽히지 않으며 내 위주의 생각이 아니라 타인의 처지와 심중을 읽으며 두루 보살피고 헤아리며 돌볼 줄 아는 관리는 지금도 그랬지만 그 때도 쉬이 만나기 어려운 의인이라는 점이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했다. 의심하던 안의의 백성들과 차츰차츰 신뢰가 쌓여가고 백성들의 입장에서 불편한 점을 개선해 가며 변화의 주도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통솔력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의인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대적 상황과 믿음이 가는 이가 있으면 그 믿음을 해하는 자는 언제 어느때고 있었다는 것도 확인하는 아픔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연암의 신분격차를 문제 삼지 않는 탁월한 지도력에도 감탄했지만 전공이 전공인지라 미천한 신분이라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임목수와 농군 천가, 맡은 바 소임에 인생을 건 민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비록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한 그들이지만 연암을 도와 농사와 관련된 물건들을 만드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내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기도 했다.
연암의 경험과 실용적인 업무태도와 합하여 아래로부터 여러 경험을 겪은 그들의 지혜가 한데 모여 나라에서도 이뤄내지 못한 성과를 내었을 때, 혹은 시정되지 못했던 구시대의 관행을 바로 잡았을 때, 지역적 차등이 아닌 흉년으로 모두가 어려운 때에도 지도관리하는 자의 고민과 책임감이 다른 지역과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내었을 때를 소설로 현장감 있게 재현해내었으며 거기서 오는 감동은 연암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연암을 닮은 그 누군가를 우리 모두가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시대를 살던 민초들의 고달픔을 우리도 느끼며 살고 있다. 왜 지금은 연암과 같은 훌륭한 인물이 없는걸까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 그들이 연암을 만난 것도 드물었던 거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며 스스로 연암이 될 수 없고 되고자 하나 쉽지 않고 그런 이들을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것 또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를 대신할 수 없다 하더라도 닮은 일꾼을 우리가 찾아내고 우리가 키워내며 우리 또한 임목수나 농군 천가가 되는 것도 방법이다.
"학문할 떄의 기본자세가 무엇이던가? 학문을 익힐 시간이 짧아서, 학문을 해도 쓸모가 없을 거라는 지레짐작에 빠져 책을 등한시하는 것이 가장 나쁜 버릇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p274)
아직 연암이 말하던 시대가 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연암이 다시 오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암의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사람으로서의 길과 공직자에 대한 잣대를 다시 세워 우리들의 연암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하는 데에 구체적 노력을 실천해야한다. 생각보다 우리의 역할도 그 일에 한 몫 할 수 있다는 희망도 버리지 말자. 그리고 스스로 연암과 같은 목민관이 되고자 하는 꿈을 열심히 꾸자. 책 속의 연암이 했던 고민, 백성에 대한 관심, 언행일치의 실천을 곱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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