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개혁주의 교단의 목회자로서 오랜 기간 성실히 목회사역을 감당함과 동시에 목회상담자로서 수많은 내담자들을 직접 상담해 온 보석 같은 경험을 이 책에 자상히 쏟아 놓았습니다. 특히 저자는 ‘자연신학에서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가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반면, 계시신학은 하나님이 인간을 찾아오는 것에 초점을 둔다’는 전제 아래 심리학적 방법론만으로는 구원의 길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맞습니다. 구원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선물이며 오직 은혜로만 주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는 핵심감정들이 우리를 억누를 때 우리는 구원의 확신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님께로 가는 길을 헤매는 구도자로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핵심감정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에도 잘 나타나 있다고 저자가 강조했듯이 핵심감정으로 인해 평생 힘겨워하며 목회자와 상담실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 책은 확실한 설명과 치유의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핵심감정에서 벗어나면 자기만족을 바라는 부패한 본성의 바탕으로 살지 않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서 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삶은 인생의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행복과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서 살고자 최선을 다하며 살아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절대로 우리 힘으로는 불가능하며 행복과 평안을 얻기는 정말로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과의 화해적 관계는 우리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핵심입니다. 저자의 주장처럼 기독교 구원의 출발점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계시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과의 화해를 방해하는 핵심감정과 같은 장애물들이 제거되도록 도와주는 일반계시를 상담과 심리학적인 접근으로 선용(善用)하며 특별계시인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 은혜, 섭리와 인도하심에 순종하기만 한다면 나머지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가실 것입니다.
- 박은정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대학교 상담심리학과/놀이치료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신자들이 예수님을 믿고 점점 거룩해지는 과정을 성화라고 합니다. 문제는 성화를 소원하는 간절함에 비해 실제적 삶에서 성화를 경험하는 신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회심을 체험하고 난 후, 예수님을 닮아가는 모습이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 같았는데, 사실은 그것이 느낌에 불과했고 늘 제자리에 있는 비참한 자신을 만납니다. 어떤 분은 이런 신자의 모습을 두고 ‘제자리에서 줄넘기’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순간적인 감정의 상승이 있을 뿐이지 삶은 동일한 행동을 반복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성화의 실체를 경험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계속해서 성화를 요구받는 자리에 서게 되다 보니, 기독교 신앙에 진지한 열심을 내었던 대부분의 신자들은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하고 좌절합니다. “성화란 정말 존재할까?”, “성화가 과연 성경적인 개념일까?”, “성화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일까?” “성화의 주체는 인간인가 하나님이신가?” 자연스럽게 이런 종류의 질문들을 던지고 성화에 대한 지식을 정리하지만, 성화를 이루는 실제적인 동력을 얻지는 못합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신자들이 성화에 대한 갈망보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별생각 없이 살아갑니다. 나름 진지한 추구를 했지만 성화를 맛보지 못한 자의 일종의 항변이며, 저항이지요. 성화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는 이 개념을 가르치고 배웠습니다. 그것이 이런 참담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노승수 목사께서 이런 현실 속에서 참으로 의미 있는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신자의 성화가 인간의 핵심감정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그 지식을 명징(明徵)하고 정갈한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이 책은 성화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과 신학적 정밀함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출간된 성화와 관련된 책들은 신학적인 내용이 풍성하면 사람을 이해하는 측면이 약했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제법 의미 있게 작업한 책들은 성경신학적 메시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은 엄밀한 개혁주의 신학의 토대 위에서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을 섬뜩할 정도로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성화의 여정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은 과감하게 이 책을 잡으십시오. 그동안 실타래처럼 얽힌 성화에 대한 지식들이 교통정리가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성도들의 성화의 여정에 노련하고 따뜻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김관성 (행신교회 담임목사, 『본질이 이긴다』 저자))
“돌보지 않은 감정은 다른 곳에서 말썽을 부리기 마련이다.”
어느 노학자의 책에서 본 글귀이다. 상담학을 가르치고 실제 상담을 하면서 다양한 학생들과 내담자들을 만나다 보면 삶의 여정 곳곳에서 생겨난 분노, 슬픔, 수치, 억울함, 부담감, 두려움 등의 여러 감정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거칠게 터져 나오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이 그 사람의 몸을 병들게 하고, 관계를 깨뜨리고, 삶의 상당 부분을 잠식해버린 안타까운 상황들에 대한 호소들을 접하게 됩니다. 사람은 가고 사건은 잊혀진듯하나 경험했던 감정은 오롯이 마음에 남아 세월 속에 묻히고 가려져 있다가 때론 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핵심감정’의 힘일 것입니다.
‘핵심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 건강한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은 모두 쉽게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과 관련해서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다룰 것인가에 대해 다룬 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초기 역사에서 분노를 ‘죽음에 이르는 죄’로 규정한 이후 기독교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이성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취급하거나 적극적으로 다루지 못해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모처럼 신선한 제목으로 만나게 된 『핵심감정 탐구』라는 이 책이 반갑습니다. 곳곳마다 들려오는 상한 영의 탄식 소리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슬플 때 슬퍼하고 화날 때 화내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또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은 여러 상황에서 적절히 반응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이 책은 하나님의 선물인 감정을 잘 이해하고 특히 핵심감정을 잘 다뤄가는 것이 성숙한 신앙의 한 모습이고, 성화의 과정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목회자로서 핵심감정과 관련된 상담 경험과 신학적인 감수성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균형감 있게 풀어낸 것은,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이 책의 중요한 강점입니다.
구원은 받았고 교회는 다니고 있으나 감정적으로 깊은 혼돈과 상처로 인해 고통을 겪는 영혼들에게 그리고 그 영혼들을 슬기롭게 인도하고 돌봐야하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이 책이 소중한 영적 성장의 사다리로 잘 활용될 것을 기대하며 기쁨과 설렘으로 권해주고 싶습니다.
- 문희경 (총신대학교 외래교수, 상담의 집 ‘지혜와 사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