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니 인터뷰
Q. 왜 5대 거리만 대상으로 했나?
윤성민=5대 거리 안에서 놀고, 5대 거리 안에서 사람 만나는 대한민국 사람들. 그런데도 늘 어디 갈까? 고민한다. 늘 갈 곳이 애매한 거다. 그래서 딱, 정해주기로 했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나는야 애정남.
진현주=핫한 밥집, 아기자기한 카페, 빈티지한 술집까지 3종 세트를 몽땅 즐기고 싶을 땐 홍대, 새로운 맛과 이국적인 체험을 원한다면 이태원, 시끌벅적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강남, 연극도 보고 밥도 먹고 싶을 땐 대학로, 편하게 만만하게 즐길 수 있는 종로까지. 곰곰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려고 약속을 잡을 때는 늘 그 거리 안에 있다.
황다진=이태원은 미치게 좋고, 종로는 아무래도 역시 좋고, 강남은 절대 빼놓을 수 없이 좋고, 홍대는 심장 뛰게 좋고, 대학로는 나도 모르게 좋아하고.
Q. 나에게 핫 플레이스는 어떤 곳?
황다진=핫 플레이스는 12시 이후 2시간 정도 가게 안이 발 디딜 틈 없이 손님으로 꽉 차며 얼굴값 좀 하겠구나 싶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를 곁눈질하며 묘하고 짜릿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곳. 물 좋고 맛 좋은 집에서 사람들이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무언가 계속 먹고 있다면 쫌 핫 하다고 볼 수 있지.
김지영=선택장애를 극복해주는 최고의 장소. 어디 갈까? 뭐 먹으러 갈까? 중식? 일식? 한식? 골라봐 좀! 고민만 30분 째… 결국 가위바위보까지. 겨우겨우 선택해 들어간 곳에서 또 시작. 뭐먹지? 뭐가 맛있지? 끝없는 선택장애를 끝장내줘야 그곳이 핫 플레이스!
진현주=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곳. 물론 당연히 ‘맛’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자신만의 음식 철학이 베이스로 깔려 있을 때 나오는 법. 음식에 대한 마인드가 바로 잡혀있으면 멋진 인테리어와 꼼꼼한 서비스는 저절로 따라 붙게 된다. 이런 곳들은 생색내지 않아도 작은 것에서부터 솔솔 풍기는 아우라가 있다. 규모가 협소해도 기본 이상의 음식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으면 그곳이 바로 핫 플레이스!
Q. 핫플레이스의 선정 기준은?
김지영=맛은 기본. 그 다음은 멋, 주인, 분위기, 가격 등 뭐 하나가 꽂히는 곳을 골랐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절대 기준은 다음에도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느냐다.
진현주=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게 최고! 내 발로 가보지 않고 여기저기 넘치는 평가들만 믿으면 허당인 경우가 많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내 입으로 직접 맛봐서 검증했다. 나는 까다로운 까도녀.
황다진=첫째, 손님이 많은가 적은가! 줄서서 먹는 집은 이유가 있는 법. 둘째, 주인장이 얼마나 열정과 집중을 보이느냐! 주인이 대충대충 하는데, 핫 플레이스일 수는 없다.(헉, 결국 가게 주인이 선정 기준?!)
Q. 생생한 취재감이 돋보이던데,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권지담=어둠과 빛을 하루에 몇 번씩 오가며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었다. 아마추어 블로거나 잡상인 취급받아 기분 상한 적도 있었고, 사장님과 친해져 같이 햇반을 돌려 먹기도 했다. 어느 곳은 사장님과 마케팅 방안에 대해 같이 회의를 하기도 했다.(사장님, 가게 뜨면 한 턱 쏘세요~)
김지영=풀어 헤친 머리는 하나로 질끈. 치마, 구두는 굿바이! 편한 바지에 무조건 굽 낮은 신발. 내 몸집보다 더 큰 백 팩에는 노트북과 벽돌 무게의 전공서적(학업은 포기하면 안 되는 거니까)까지. 그리고 한쪽 어깨엔 카메라 가방. 이것이 바로 『여기서 보자』 저자들의 전투복이다. 짐 메고 이고 지고 달리는 사람을 봤다면? 『여기서 보자』 저자 중 한 명. 그 복장으로, 오늘도 커피만 5잔 째.
윤성민=흠, 전화 섭외는 안했다. 말도 꺼내기 전에 뚝뚝 끊으니까. 직접 부딪혀보는 게 수. 식사 고문도 견뎌야 했다. 어떤 날은 하루에 다섯 끼를 먹었다. 덕분에 몸무게가ㆍㆍㆍ으으ㅜㅜ
Q. 핫 플레이스 점수를 매긴 기준은?
권지담=괜찮으면 대부분 A를 줬다. 거기서 +를 붙여 최고의 정도를 표현했고, 좀 안 좋다 싶으면 C를 줬다. 특히, 화장실의 경우 더럽고 어둡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낮은 점수를 줬다.
김지영=교수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A+++ 이상의 점수를 주고픈 곳도 많았지만 점수 주기 싫은 부분도 있었다. 처음에는 후한 점수를 주려다가도 꼼꼼히 보다보면 점차 쩨쩨해지더라. 객관적으로 매기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사실 주관적일 수 있는 점수들.
황다진=A+++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직접 가보라는 뜻. F는 이렇게까지 준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면 직접 가보라는 뜻.
Q. 상황에 맞는 추천 장소를 아이콘으로 소개했는데
김지영=처음부터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곳을 선정했지만 어떤 상황에 더 적합한 곳인가를 조금 더 들여다보기 위해 구분했다. 그런데 다 충족되는 팔방미인 핫 플레이스들은 어쩌라는 것인가. 그런 곳들은 욕심?이 우후훗!
권지담=상황별 추천에 적합한 곳이라면 가급적 다 표시했다. 솔로는 인테리어와 맛이 멋진 애인이 되어주는 곳. 데이트는 입에 고춧가루 대신 사랑스러움이 묻어날 수 있는 곳에 표시했다.
윤성민=외로울 땐 혼자 있고 싶고, 애인이 생기면 분위기 좋은 곳에 데려가고 싶고, 모임 있으면 리드해서 분위기 좋은 곳에 데려가고 싶고ㆍㆍㆍ 그러면 『여기서 보자』를 따라 해라.
진현주=장님이 아닌 이상, 커플들이 잔뜩 몰려드는 가게에 솔로가 가도 좋다는 아이콘을 주지는 않는다. 직접 보고 듣고 느낀 후에 선정한 것들이니, 한 번 믿어보시길~!
황다진=혼자 취재한 곳 반 이상, 데이트 즐긴 곳 1/3 정도, 수다 떤 곳 몇몇이니 직접 다 겪어보고 추천한 것들!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Q. 취재지역은 어떻게 나눴나?
진현주=각자 자신이 애정이 가는 지역이나 평소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속속들이 파헤쳐 보고 싶어하는 지역을 골랐다. 한 사람이 한 지역만 해야 한다고 못 박은것은 아니지만 다니다보니 한 명이 한 곳을 중점적으로 취재하는 형식이 됐다.
황다진=예전부터 이태원을 이유도 없이 미치게 좋아했다. 『여기서 보자』를 취재하면서 내가 이유도 없이 좋아했던 이태원의 매력을 깊이 알게 됐다. 이 책을 쓰면서 나중에 실현 가능하다면 이 씨랑 결혼해서 아들 이름을 태원으로 짓자고 결심했다.
윤성민=저자가 5명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한 명, 여자가 네 명. 이들의 거주지는 일산ㆍ분당ㆍ인천ㆍ천안ㆍ부천ㆍㆍㆍ 동선을 최대한 고려했다. 내가 종로를 선택한 이유? 밥집이 많아서다. 흐흐흐
Q. 핫플레이스를 통틀어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꼽는다면?
권지담=대학로 햇살돛단배는 민트비어 등 특별한 맥주를 편안한 분위기에 마실 수 있어 좋았다. 방켓은 독특한 분위기에 양식과 한식의 기막힌 조화가 돋보였다. 직접 굽는 빵은 정말 최고!
김지영=신사동 산호는 육회비빔밥에서 치즈케이크, 막걸리에서 샴페인까지 음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맛의 사육을 시켜줬다. 인사동 메밀로는 메밀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던 곳.
윤성민=삼청동 W.E는 Unique, Rare, Special을 붙여도 되는 곳. 혹시 오늘 소개팅 한다고? 그럼 나한테 고마워할 것이다. 거기서 하면 100%다. 찬양집칼국수는 맛ㆍ가격ㆍ양 모두 찬양할 집!
진현주=홍대 탐라돈은 밖에서 구워 먹는 고기도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곳. 스파카 나폴리에서는 진짜 화덕에서 구워내는 나폴리 피자의 진수를 맛봤다.
황다진=한남동의 KIND와 앨리스. 고요하고 한적한 곳에 있어 아는 사람만 알고, 개성이 뚜렷하고 특색 있어 새롭다는 것이 이유. 못 먹어 본 음식들이 아직도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