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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2년 03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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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18g | 153*224*30mm |
ISBN13 | 9788972755975 |
ISBN10 | 89727559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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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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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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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나의 이십대는 어떠했는가. 그 때는 참 작은 것에도 아파하고, 상처받고, 화내고, 내 감정이 너무 소중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삼십대 중후반으로 흘러가고 있는 지금, 별다른 사건이 없어서일까? 나의 감정들은 언제나 평이하게 별다른 변동이 없다.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기분이랄까. 그것은 꼭 지금이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사실 지금이 행복한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다. 여하간 남들 보기엔 행복해 보일 수도 있는, 특별한 문제 없는 삶을 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항상 행복한 삶을 사는 것 또한, 어쩌면 권태롭고 지루한 일이라는 것을, 언젠가부터 나는 그렇게 여기며 살게 되었다.
가정 주부라는 생활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도 그닥 많지 않은 현실이다. 가끔 만나지는 아이 친구 엄마들, 동네 아줌마들은 그저 그런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로 자기의 괜찮은 겉모습만 어느 정도 보여준 후, 가끔 대단한 이야기처럼 무언가 비밀 한 가지씩을 말하며 마치 그것이 '우리는 이제 친해졌어'라는 증표라도 되는 듯, 더 살갑게 굴곤 한다. 그러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가 흘러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면 또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 아이들 문제로 친해졌다가 또 그 아이들 문제로 서로 어색해지며 등을 돌리기도 한다. 언제나 너무 친해진 사람과 문제가 생기지, 그저 그런 사람과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법이다.
<어디로 갈까요>의 주인공들은 모두 나같은 삼십대일지언데, 사실 나와 같이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모두들 누군가와의 이별을 경험한다. 사실 누군가와의 이별, 그것은 내겐 이십대에나 겪었던 일들이었다. 삼십대가 되면서, 누군가와 만나지지 않았던 나이기에 누군가와 헤어질 수도 없었겠지. 그래서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젠 일년에 한 번 만나지기도 어려운, 나와 십대, 이십대를 함께 공유한 그 시절의 친구들로 여전히 기억되는 것은 내가 이상해서일까? 이상하게 동네에서 친해진 사람들은 그냥 동네 아줌마, 누구의 엄마이지 나의 친구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은 서로의 이름도 모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그네들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언제나 누구누구 엄마, 몇 호 아줌마로 기억될 뿐. 나 역시 그들에게 그렇겠지? 우리는 서로만을 보며 마음을 연 것이 아니라, 아이라는 매개체로 친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어디로 갈까요>의 단편들을 읽고 나면, 사실 조금 우울해진다. 쓸쓸해진다고 해야 하나. 이별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어쩌면 지독히 미숙하다. 그래도 곧 아무 일 없이 살아진다. 그런 것이 인생이겠지? 시간 지나면 다 별 것 아닌 것이 되는 것. 조금씩 아쉬운 인생들을 보며 그렇게 나도 말해주고 싶다. 시간 지나면, 다 괜찮아져. 다 잊혀진다구. 하긴 모두들 아는 진실이겠지만.
무언가와 동떨어진 듯, 단절되어 보이는 그들. [이별의 과정, 어디로 갈까요, 내가 사랑한 그녀들, 애플민트 셔벗 케이크, 돌아본다면, 거짓말, 오프더레코드, 산책, 캣츠아이 소셜클럽] 9편의 단편 주인공들이 모두가 그러하다. 여전히 자신이 상실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독하게 외로워하며, 필요 이상의 이별을 재생산해 내는 그들을 보며 나도 아팠다.
여튼 왠지 사람을 센치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것도 나름의 위로일까? 언제나 어제의 나와 이별하고 있다고 하지. 하긴, 이별이라는 거, 꼭 대상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 나와 이별한 하루하루들은 괜찮았던가? 떠나보냈다는 것조차 실감하지 못했으면서 새삼 무슨 안부를 묻는지. ㅎㅎ
이 주의 우수리뷰로 선정되었어요~ 감사합니다 ^0^
이 달의 파워문화블로그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어요~ 감사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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