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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11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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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2쪽 | 516g | 135*210*30mm |
ISBN13 | 9788950978280 |
ISBN10 | 8950978288 |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6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책을 읽고 나서 리뷰를 쓸 때에는 항상 고민에 빠진다. 어떤 문장을 고르고 어떤 내용으로, 어떤 주제로,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분량으로 쓸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에 잠긴다. 어떤 경우에는 어느 정도 읽으면 결정이 돼있지만 지금처럼 다 읽고서도 결정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또 쓰고 나서도 후회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잘못 쓴 것 같아서이다. 이 책의 리뷰도 처음에는 요즘 핫한 부동산 얘기로 시작하다가 얘기가 너무 방대해지고 산만해지고 분량도 많아질 것 같아서 다시 쓴다. 다음은 이 책에 대한 나의 선택이다.
선택은 발명이다. 이 말은 선택이 자신의 환경과 삶,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과정이라는 뜻이다.…………(p331)
과거의 기억과 추억을 뒤져서 생각해 보면,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는 하게 만드는 선택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때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전혀 그러지 못했다. 그런데 인생이라는 것은 시간의 불가역성 때문에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커피를 마시다가도 갑자기 스치는 옛 일에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머리를 흔들고 빨리 그 기억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잘못된 선택의 대가는 좋은 기분과 행복한 삶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는다. 이럴 즈음에 선택의 기술, 나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는 책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프롤로그 첫 줄에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예정보다 한 달 일찍 세상으로 나왔다는 얘기는 마치 이 책은 자전적인 비운의 운명에 관한 에세이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이야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의 ‘주체’였다. 다시 한 번 선입견의 무서움을 느끼게 한다. 자전적인 얘기는 극히 일부이고 자신의 기억을 뒤적여서 과거의 사실을 적은 것이 아니고 책상머리에서 머리 쥐어짜서 추상적 가치를 풀어낸 것은 더욱 아니다. 호기심의 발동으로 학자적 기질을 발휘하여 대조실험이나 대면접촉을 통한 설문 조사를 비교, 분석하여 만들어진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실증을 거치면서 얻어진 결과로 채워진 내용은 선택이라는 자유의지를 통한 행복을 위한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 선택을 해야 하는데,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학자적 호기심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
이 책은 7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둘로 나눈다면, 1, 2장은 선택으로부터 행복을 위한 조건을 말하고 있다. 그 이하의 장은 선택에 관한 구체적인 문제에 언급하고 있다. 자기 정체성을 위한 선택, 선택에서 오류를 줄이기 위한 방법과 선택에 함정, 선택을 어렵게 하는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매순간이 선택의 공간이다. 우리는 '내가 누구일까?' ‘오늘 산에 갈까?’, 수퍼에서 물건을 살 때, 주식, 자동차, 집을 살 때, 병원에서 생사와 관련된 수술을 할 때 등,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까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아주 중요한 결정까지 선택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선택한다는 것은 미래를 향한다는 뜻이다(p396). 그것은 다음 시간, 다음 해, 또는 그 너머를 살짝 엿보고 거기서 보는 것에 근거해 결정을 내린다는 뜻이다. 선택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으로 희망을 품고 있지만 동시에 알지 못한다는 것으로 두려움도 존재한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선택의 열십자 복판에 서서 수없이 고민한다, 선택의 결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일들에는 절대성의 원리인 sollen가 적용되지 않고 확률성의 원리인 műssen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선택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정식에는 만능의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이 만든 공식도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선택으로부터 최대한의 것을 얻어내려면 불확실성과 모순을 감내해야 한다. 결국은 자기 방정식은 자기가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지금이라도 자기만의 방정식을 만들어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과 실제로 얻는 게 종종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게 일치한다면 지금처럼 머리 싸매고 있지 않을 것이고 불행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고민은 깊어진다. 결과와 기대를 일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선택의 결과가 행복해지거나 불행해질지는 모르기 때문에 선택은 자유의지이지만 선택의 효과는 자유의자가 아니다. 여기에서 법륜 스님의 ‘노력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지만 결과는 내 일이 아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진리처럼 다가온다. 인생에는 연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Question이 가득한 black box를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도 없지 않아 있다.
선택 능력은 단순 반복만으로 향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충분한 경험한 지식을 갖추었음에도 종종 실망스러운 선택을 한다. 가장 좋은 의도를 가졌고 최선을 다했어도 최적의 행동을 선택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p193). 때때로는 경험법칙이 선택에 쓸모가 있기도 하다. 귀납적 방법에 의해 도출된 휴리스틱이 그런 경우이다. 하지만 패턴과 질서를 찾으려고도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인식하거나 실제 양상이 인식하는 패턴보다 더 미묘할 때에는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기에 그것만으로는 최선의 선택을 확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지 않아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요약적으로 제시해 본다면,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려면 스스로 불편함을 겪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p202). 그 불편함은 신중한 사고와 분석에서 얻은 객관성과 반사 반응의 신속함을 결합한 것으로 ‘정보에 입각한 직관’이다. 이는 실전용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삶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혹은 가장 중요한 선택의 영역과 자신이 배우고 선택하기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영역에서만 자신의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p324). 자신의 성과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그가 나의 이익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는 단서가 따른다.
‘행복한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 절대적인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다. 물론 물질적 기준도 어느 정도 부합해야하지만 정신적 기준이 더 비중이 크다. 분명한 것은 물질만의 문제도 아니고 정신만의 문제도 아니다. 개인주의나 집단주의냐의 문화의 차이도 아니다. 중매냐 연애냐의 차이도 아니다. 이데올로기만의 문제도 아니다. 저자는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의 조합의 문제로 귀결시킨다. 그 조합점은 하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행복과 불행은 존재한다. 결국 자신이 어디에 있더라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되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선택의 문제 중에서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선택은 건강이라고 본다. 건강은 먹는 것이나 운동 등의 외적인 것도 존재하지만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조건도 존재한다. 특히 직장에서 갑질문화가 존재하고 스트레스가 만성인 공간에서 사람들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실제’로 업무에서 행사하는 통제의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가졌다고 ‘지각’하는 통제력의 정도였다(p42)는 연구는 낙관주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근본주의적인 믿음을 가진 신도들이 더 많은 희망을 가졌으며, 역경을 만났을 때 더 낙관적이었고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더 낮았다(p59)는 연구는 요즘처럼 IS의 근본주의 테러가 위협적일 때는 또 다른, 뜨악한 궁금증을 제공하기도 한다.
선택의 십자로에 서서, 선택을 하고서는 거의 대부분 과거를 되찾아 보는 스타일이다. 지금도 어떤 선택을 하고서 다시 내 선택이 옳았는지 고민하고 점검을 해 본다. 가령 외출할 때 가스레인지 불을 껐는지를 확인하러 두 번 들르는 경우가 흔하다. 저자는 우리의 삶을 선택, 우연, 운명의 3차방정식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행복한 삶은 쉽지 않다는 것이며 단순한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텍스트로 묵도하게 한다. 그래도 좋든 나쁘든, 대체로 예상치 못했던 길이 나오든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인생을 가꾸어 가야하고 영원히 바위를 위로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처럼 선택 행위를 멈추지 말고 꾸준히 자신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위해 밀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선택지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현명한 선택, 행복한 선택을 위해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앞이 거의 앞이 안 보이는데도 많은 실험을 통해서, 또는 기존의 누군가의 실험을 취합해서 어려운 결과물을 내고 인간의 행복을 위한 선택에 도움을 주려는 저자에게 많은 감사를 보내고 싶다.
*** 이 말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쓰기를 '선택'했다. 번역서를 보다보면 가끔 마주하게 되는 번역의 오류가 여기에도 있다. pp116. 154. 156. 157. 158. 160. 내용상 ‘진보주의’여야 하는데 책에는 ‘자유주의’라고 표기하고 있다. 원서를 안 봤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추측컨대, 이것은 아마 역자가 ‘liberalism’을 ‘자유주의’로 번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liberalism’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정치학에서는 '자유주의'가 아니라 ‘진보주의’를 의미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역자가 정치학 관련 서적과는 소통을 안해서 그런 것 같다. 20C에 들어와서 자유주의는 보수주의자, 공화당이 취하는 개념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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