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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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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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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책을 읽고 나더니 형광펜을 주섬주섬 필통에 담습니다. 그리던 그림을 형광색으로 칠해봐야겠다면서 말이죠. " 혹시 야광인 페이지가 있을지도 몰라요." 하면서 이불 속으로 책을 들고 가서 페이지를 넘겨가며 확인도 해보네요. ( 아쉽게도 야광색은 사용되지 않은 듯 합니다. ) 밤톨군이 좋아하는 서현 작가의 그림은 이번에도 사랑을 듬뿍 받습니다. 그림책 속 주인공의 표정을 흉내내는 것은 기본, 주인공의 이른바 '꿀렁댄스' 를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서현 작가의 신작 『간질간질』 을 읽으면서 일어난 일들이랍니다.
간질간질
서 현 글/그림
사계절
64쪽 | 490g | 222*270*11mm
머리가 간지러워 벅벅 긁다보니 머리카락이 떨어져 내가 되면서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몸의 털을 뽑아 분신술을 쓰는 손오공도 생각나고, 분신술의 달인 홍길동도 생각나는 장면이라지요. ( 엄마는 손오공을, 밤톨군은 홍길동을 생각해냈답니다. )
내가 여러명이 되나니 얼마나 신날까요. '나는 나들과 춤을 추며' 가족들 에게로 갑니다. 춤을 추는 아이의 몸짓과 표정이 밤톨군의 평소 모습과 다르지 않아 저절로 웃음이 터집니다.
요리 중이었던 엄마, 퇴근하던 아빠, 막 집에 들어온 누나는 시큰둥해보입니다. (한 명도 버거운데 여러 명이라서 그런걸까요. ) 그러나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밖으로 나갑니다. ( 밤톨군 : 엄마, 얘~ 맨발로 나갔어요! )
물론 밖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었죠. 평범한 일상에 끼어든 아이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난리가 납니다.
온통 저지레하고 다니는구나.. 하고 생각하던 저와 달리 밤톨군은 눈을 빛내며 소리치네요. "엄마, 이 아이가 지나간 곳은 모두 다 즐거워졌어요! " . 눈여겨보지 않으면 자칫 놓쳤을 장면. 작가의 위트가 느껴지는 구성이네요. 다음 페이지에는 이전 페이지와 연관된 모습이 그려져 있답니다. 이 책의 숨은 재미 중 하나죠. 그 부분만을 확대해서 볼까요. 책을 빼앗겼던 모자 쓴 형도, 소리지르던 아주머니도 다함께 춤을 춥니다.
이것이 아이가 전해주는 에너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까르르 웃는 아이의 웃음에 함께 웃게 되고 만 경험 있으시죠. 저는 늘 녀석에게 주는 것보다, 녀석에게 받는 에너지, 그리고 사랑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는 하거든요.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밤톨군의 모습과 웃음을 들으며 저 웃음을 오래 지켜주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지요.
그런데 집 '밖'의 사람들은 이렇게 쉽게 동화되는데, 다시 앞장을 들여다보면 집 '안'의 가족들은 지친 모습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눈에 밟힙니다. 아이의 활기찬 에너지가 늘 보는 가족들에게는 장난이고 저지레로 느껴지는 탓일까요. 문득 면지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무표정의 앞면지. 그리고 오른쪽 귀퉁이에 누군지 알 수 없는 흔적. 면지의 모든 이들이 책 속 등장인물인 것을 생각하면 저 흔적도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군지 알 수 있겠죠.
네, 책을 다 읽은 후의 뒷면지의 모습에서 그 누군가가 아이의 누나임을 알게 됩니다. 사실 책 속에서 누나는 아이의 모습에 눈도 주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문을 꽝 닫고 들어갔는데 말이죠. ( 누나는 사춘기인가 봅니다. ) . 저는 저 면지에 아빠와 엄마의 모습도 그려넣고 싶은 마음입니다.
머리를 긁을 수록 '나'는 점점 늘어납니다. 이 수많은 아이들 중에 진짜 '나'를 찾는 재미도 있답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진짜 '나' 는 눈을 뜨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장면. 두둥.
그 수많은 '나' 들은 엄마의 청소기에 빨려들어가버리고 맙니다.
지금까지의 일들은 아이의 유쾌한 상상이었던 걸까요.
뭐, 진실이 뭐가 중요한가요. 마냥 즐거웠는걸요. 그럼요. 책을 덮으며 밤톨군과 함께 외칩니다.
오 예!
주인공의 꿀렁댄스를 모아 함께 춤을 추기도 합니다. ( 마지막 동작은 슬쩍 씨스타의 "Touch My body" 안무가 생각나기도... )
초판의 위엄. 작가싸인에 마냥 행복해집니다.
밤톨군도 작가님을 따라서 한 장면 그려냅니다. 그리고 "오 예!" 를 외치며 학교로 갔습니다. 녀석의 등 뒤로 엄마도 "오 예!" 를 외쳐줍니다.
이 책에 관한 작가의 인터뷰도 한번 읽어보시면 더 좋습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3358
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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