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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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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490g | 128*188*30mm |
ISBN13 | 9788932919379 |
ISBN10 | 8932919372 |
2024년 09월 19일 ~ 2024년 10월 19일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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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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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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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나의 주장을 진실이라고 믿는 순간,
진실을 지탱하던 모든 사실이 편협의 산물임을 깨달아야 한다.
殺人(살인)사건 발생. 세 사람이 죽었다. 살인자는 열 일곱 살의 남자아이. 그는 동네에 치안관으로 있던 남자(38세), 그의 딸(15세)과 아들(3세)을 삽과 호미로 잔인하게 살해했다. 남자아이가 치안관을 살해할 동기는 분명했다. 그는 권력을 사용해 아이의 가족들을 심하게 괴롭혔고, 아이의 누이를 겁탈했으며, 결국에는 가족들이 살 터전을 모조리 빼앗으려 했다. 아이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를 죽이기로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두 아이를 살해하고 만다.
남자아이는 자수를 했다. 순순히 죄를 자백했고, 당연히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 선임된 변호사는 그 아이가 처했던 환경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난 살인 사건이라 생각하고, 아이의 정신이 온전치 못함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한다.
죽으려는 범인과 살리려는 변호인 사이에서 그들의 말을 진실로 만들어 줄 수많은 증인들이 등장한다. 동네 주민에서부터, 선생님, 목사, 소위 친구라는 사람, 의사와 범죄 인류학 분야의 권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아이를 위한 이야기를 전한다. 법정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평결을 내려야하는 배심원단은 머리가 복잡하다. 과연 그들은 누구의 말이 좀 더 진실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릴까?
범인은 초반에 드러났고, 추리 따위는 필요가 없었음에도 이 소설이 갖는 매력은 어마어마했다. 우선 나는 작가의 손놀림에 놀아나며 멍청한 자신을 경험했다. 그가 적은 문장 하나하나에 빠져들수록 나는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지 못하고, 작가가 그리는 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동정하라! 나는 동정하였고, 경멸하라! 나는 경멸하였고, 공감하라! 나는 공감하였고, 판단치 말라! 나는 생각을 멈추었다. 평범한 일상들 속에서 어떤 상황도 자극적이지 않았기에 나는 제대로 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톰슨 박사의 일격을 얻어맞고서야 약간 정신을 차렸다. 그는 유일하게 이 사건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인물이다.
그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전까지는 나는 아이가 오히려 피해자 일 수 있고, 그를 변호하는 싱클레어 변호사는 정의로운 인물이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톰슨 박사는 이야기했다.
사실과 실례, 싱클레어 씨, 우리는 사실과 실례에 집중해야 합니다! (p.227)
사물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p.232)
그러나 그가 옳다는 증거 또한 없다는 것이 마지막에 내린 나의 결론이다. 싱클레어 변호사가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것은 그의 가진 지식과 경험의 틀 안에서 확고히 내려진 결론이며, 톰슨 박사의 결론 또한 ─ 재판관이 설명했든 ─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며 그가 가진 데이터 내에서 진실로 여겨질 뿐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수천 수만가지다. 그들은 분명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이라는 것이 있기는 할까? 어떤 일도 그저 단 하나의 사건에서 기인하지 않는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이 진실의 단편이라면 과연 그 단편이 어떤 큰 그림에서 떨어진 것인지를 알 방법은 존재하는 것일까? 살인을 저지른 사람 마저도 자신의 의도를 왜곡하고 합리화하는데, 밖에서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이 진실을 안다는 것은 결국 불가능한 일이다.
정답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을 위해 마지못해 결정이라는 것을 해야한다. 다만, 언젠가 그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했을 때, 모자라고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소설에 대한 평들 중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움베르토 에코가 19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부활한 듯하다. 『가디언』'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겠지만, 나는 최근에 읽은 '제 0호'를 떠올렸다. 수많은 인간상이 만들어내는 천태만상의 진실, 가짜뉴스의 또 다른 이름. 우리는 결국 스스로가 편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지금의 내가 내린 결정이 지금의 내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며, 그것은 지극히 편협하다.
*이 책은 예스 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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