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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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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584g | 153*225*30mm |
ISBN13 | 9791188108893 |
ISBN10 | 1188108891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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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굿즈 : 디즈니 캐릭터 태블릿&노트북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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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우리 곁을 떠난 때는 2018년 7월 23일이었다.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 중인 '드루킹'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던 고인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영면했다. 자신의 결백을 죽음으로써 보여준 것이다.
고인의 어머니는 아들이 대학(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을 졸업한 뒤 어느 날 찾아와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다음부터 노동자들 삶과 현실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신문기사를 오리고 두 번 세 번씩 읽었다고 한다. 스크랩 메모는 세월이 쌓이며 어느새 자식이 가는 길에 대한 이해와 애정으로 바뀌어갔다. 1년에 1권씩 20년의 세월에 걸쳐 스크랩북을 만드시면서 첫 권의 맨 앞면에 이렇게 써놓으셨다. ‘왜 하필 이 길을….’
“스무 권의 스크랩북을 만드는 동안 어머님은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으로 늙으셨다. (중략) 그러나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많은 해결과제를 앞두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기본권은 세계적으로도 열악한 상황이다. 그래서인가. 스무 권의 스크랩북을 보내주신 이후에도 어머님의 스크랩은 계속되고 있다. 오늘도. - 「어머님의 신문스크랩 20년」”
고인이 걸었던 길은 이 사회에서 매일매일 정직하게 일하고, 이름 없이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해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가 하고 싶었던 일, 그가 이루고자 했던 세상에 대한 진심이 통했기에 그 폭염 속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조문해주었으리라.
이 책은 노회찬 의원이 남긴 글들을 묶어낸 유고산문집이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외치고 싸웠던 그의 뜨겁고 생생한 15년간의 기록이다.
고인은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첼로를 배웠다.
책은 5부로 이뤄져 있다. 1~4부는 제17대 국회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후, 2004년 7월 14일부터 2018년 7월 23일까지 고인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진보정의당,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린 ‘난중일기’, 노회찬의 공감로그, 페이스북 글 등을 엮었다.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국회에서, 거리에서, 노동의 현장에서 우리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언제나 가장 약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그간 남긴 살아 있는 역사이자, 기록이다.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한평생 분투했던 그의 깊은 육성과 성찰의 기록을 담았다. 모두 100편이다.
마지막 5부는 2004년부터 201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방송토론·인터뷰 35편과 트위터 글 40개 등 큰 공감을 자아내며 회자된 촌철살인 노회찬 어록을 모았다.
“노회찬의 글과 말을 담은 이 책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유익한 교양이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다른 것을 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한 정서적 이해, 이미 세상을 떠난 이의 생각에 대한 공명, 제 인생의 색깔과 의미에 대한 성찰, 이런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지요.” - 유시민의 추도의 글에서
고인은 이상을 품되 진보정당의 능력을 끝없이 묻는 현실주의자였다. “진보라는 정체성만으로는 그리고 과거의 방식으로는 차별화하기 불가능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진보의 가치는 정치화되는 만큼 실현된다.” 하지만 타인에겐 늘 따뜻하고 유머가 넘쳤다. “야간근로에 반대해 추가질의를 않겠다”며 국감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휴게실이 없어질 위기에 처한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같이 방을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마은혁 판사 사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고인은 마은혁 판사와 20년 전 함께 활동했던 사이였으나 그 뒤 왕래가 멀어졌다. 2009년 가을 마 판사가 열흘 간격으로 부친과 부인을 잃었을 때 고인은 두 차례 조문을 갔다. 한 달쯤 후 마 판사는 고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약간의 후원금을 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 판사는 민주노동당 보좌관들의 농성 기소사건과 관련하여 공소를 기각했다.
한편 판결에 불만을 품은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사설까지 쓰며 연일 비난하는 통에 법원장은 마 판사에게 경고처분했고, 정기인사 때 그를 가정법원으로 전보발령했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30일 김경수 지사의 유죄 판결을 둘러싼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고인이라면 이 판결에 대해 과연 어떤 입장을 표명했을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때로는 유머로 때로는 명쾌한 비유로, 무엇보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선량함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고인의 말과 글은 나의 가슴을 속 시원하게 뚫어주는가 하면 지금 되짚어보아야 할 여러 화두를 제시한다.
나는 고인이 남긴 말과 글을 읽으며 인간 노회찬이 끌어안았던 정치인의 고뇌와 인간에 대한 예의, 그리고 삶에 대한 자세를 생생히 느껴보고, 배울 수 있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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