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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1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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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4.90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0만자, 약 0만 단어, A4 약 244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50979737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23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하얀 눈밭에 은빛 눈이 내립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을 잡고 걷는 두 고양이 스님 덕분일까요? 나뭇잎 하나 없는 겨울 나무들이 하나도 쓸쓸해보이지 않습니다. 책 표지가 너무 예뻐서 책을 읽기도 전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처음 제목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엄마"라는 말은 마냥 따뜻하고 기분좋아지는 말이라기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마음 한 구석 먹먹해지게 만드는 그런 말입니다.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의 마음이 어땠었을까 이제서야 조금은 알게 된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비구니입니다.
종교인으로 살아가기로 약속한 이상
스님인 내게는 여백의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속세에서 상처받고 아픈 이들이
종교의 품 안에서 잠시라도 자신을 내려놓고
위로받고 쉬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들어가는 글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 읽고 나서.. 아 그렇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 삶에는 여백이 너무 없구나. 하는 생각말입니다. 여백이 있어야 잠시라도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데 지금의 내 삶은 너무 많은 물건들과 너무 많은 생각들과 너무 많은 관계들로 여백이 없는 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더 담백하게 살아야 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책 한권의 소중함을 알고 있습니다.
내게 책은 위로와 위안이고 용기입니다.
들어가는 글에서 이미 이 책에 반해버렸습니다. 많은 책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제되고, 이렇게 소박하고, 이렇게 곧으면서도 포근한 글을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글을 참 잘 쓰시는 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정말 아껴가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일러스트들이 너무 따뜻하고 예뻐서 책을 읽으면서도 몇 번이나 다시 돌아가서 그림보고, 또 보고 그랬습니다. 하나하나 얼마나 정성이 들어간 그림인지...<고슴도치의 소원>에서도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 책에서 다시 만나서 좋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은
첫째는 존재하는 일이고,
둘째는 나로 존재하는 일입니다.
존재한다. 나로 존재한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된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서야 이 일들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됩니다.
아플 떄는 마음껏 아파해도 괜찮습니다.
존재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시간은 반드시 지나갑니다.
아플 때 아프지 않은 척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습니다. 아파도 참고 견뎌야 한다. 너혼자만 아프고 힘든 게 아니니 잘 버텨내라.. 아프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도태될 수 밖에는 없다. 뭐 이런 식의 가르침이 제 삶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아니어도 좋았음을 이제서야 알게 됩니다. 자 지금부터 다 새롭게! 뭐 이렇게는 못하겠지만.. 아플 때는 마음껏 아파하고 그리고 아프고 힘들어도 내 자리에서 살아내면 그러면 버텨지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부터 아픈 티를 좀 내야겠습니다.
왜 고양이였을까? 스님이신데.. 다람쥐나 토끼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절집에 고양이 식구들이 살고 있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스님의 아버님께서 먹지도 못할 생선을 선물로 보내시는 이유. 딸이 좋아했을 생선을 보내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 속세와의 연을 모두 끊고 살아야 한다는 종교인이지만.. 그럼에도 절대 끊어낼 수 없는 인연들이 있고, 큰 가르침을 따라가는 가운데에서도 스님도 여전히 수행 중이시라고 말씀하시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자식에게 바라는 점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입니다.
오늘 이 시점, 지나온 과거,
아픔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서
소중한 내 자식이 울지 않고
인생을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공부해라"라는 말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돈 많이 벌어 잘살라는 뜻이 아니라,
아는 것 많고 배운 것 많은 사람이 되어
자기 삶을 똑똑하게 해석하는 힘을 기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아파하지 말고 단단하게 살라는 뜻입니다.
부모님들도 "공부해라"에 담긴 의미를
가끔씩 헷갈리시는 것 같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말씀에는
"내 자식아 아프지 말아라"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소리내어 몇 번을 읽었습니다. 아프지 말아라... 그래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거구나.. 내가 내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구나.. 다른 좋은 글들도 많지만.. 이 글이 유독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님들도 다 이런 마음이시겠지요? 지금도 글을 옮겨 적으며 살짝 눈물이 돕니다. 핀잔처럼 던지시는 부모님 걱정이 다 이런 거였구나.. 싶어서요..
grit, 견딜심, 근기
다 같은 말이겠지요. 지금의 나는 눈빛이 살아 있을까요? 어깨 쫙 펴고, 자세 바르게 서 보아야겠습니다.
자신의 문 크기를 키우세요.
큰 문으로 다 같이 허리 꼿꼿하게 펴고
여유롭게 들어가는 겁니다.
나부터 나를 설득하지 못하고, 나부터 나를 믿어주지 못하면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는데. 그 당연한 이치를 알면서도 나는 나를 못 미더워 합니다. 내 스스로 믿어주고, 내 스스로 쓰담쓰담 해주어야 겠습니다.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네요. 쥐고 있던 것은 놓아보고, 그동안 놓기만 했던 것은 한 번 꼭 쥐어보아야 겠습니다. 견디기 힘들어 했던 일들은 한 번 견디어 보고, 참고 드러내지 않았던 것들은 한 번 드러내어 펼쳐 보여야 겠습니다.
나란히 가는 발자국이 아니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는 발자국,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발자국입니다. 그래서 나뭇잎 하나 없는 겨울 풍경, 겨울 나무 인데도 쓸쓸하지 않은가 봅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다 알겁니다. 눈 많이 내릴 때는 앞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갑니다. 그게 힘이 덜 들거든요. 그래서 앞서는 사람은 오롯이 나의 다리 길이에 맞추어 걷는 것이 아니라 뒷 사람이 걷기 좋은 정도로 걷습니다. 걸음걸음 내딛을 때 조금이라도 편하라고 말입니다. 아주 작지만 뒷사람을 생각하는 배려가 배어 있는 한 걸음이지요. 그림 속에서 그런 따뜻함을 봅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평범은 정말 고통이 없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사람이 존재하기 위해 경험하는 모든 일상이 평범함" 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평범한 내 삶은 귀하고 소중한 겁니다.
보고 싶은 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담아 편지를 쓰고 그 글을 다듬는다 하셨습니다. 간추리고 정리하고 정제하여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담는다구요. 이 책이 그렇게 쓰여진 듯 합니다. 짧고 소박하지만 정직하고 바릅니다. 먼 길 돌아 말하지 않고 바로 말하면서도 찔러오는 말이 아니라 어루만지는 말입니다.
스님이 계신다는 김천 대적광사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김천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가 볼까? 하면서요.. 김천하면 직지사만 떠올렸었는데 이제는 대적광사도 함께 떠오를 듯 합니다. 책 읽었습니다. 하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고즈넉한 절집에서 주지스님, 선명스님, 주오스님, 공양주보살님의 온기를 느껴보고 싶어집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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