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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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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8.84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1.4만자, 약 3.7만 단어, A4 약 72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57067701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2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사실 이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 나는 박창진 사무장님과는 조금 다르지만, 대기업의 평범한 직원이다. 이 리뷰를 쓰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은 나 또한 언제든 그와 같은 처지에 빠질 수도 있고, 또 그처럼 켜켜이 쌓인 조직에서 내가 그와 같은 상황이 됐을 때, 똑같이 될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두렵다.
이것은 비단 한국의 회사에 한한 문제가 절대 아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갑질을 한 오너일가보다 그를 기꺼이 도와주지 못하는 오늘의 현실과 동료들이 더 마음 아팠다. 물론 저자인 박창진님도 동기이자 친구로 회사에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던 친구 G를 외면했다고 고백한다.
G가 어떤 현실에 직면해 있었는지, 직원들의 이런 말들이 얼마나 그를 괴롭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즈음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경황이 없었던 나머지 내 주변을 챙길 여력이 없었다. (이말은 안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맞겠지만 이 세상에 사정 한,두가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그저 남들처럼 잔혹한 현실에 눈과 귀를 닫고 밥벌이의 무게 앞에 자발적으로 회사의 노예가 되었다.(이 말은 아프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일반 직장인, 일반 시민은 이런 처지다, 저자의 지적이 아픈 것은 나도 그렇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러기에 내심 G와 접촉함으로써 받게 될 불이익이 두려워 의식적으로 거리를 둔 것이다. 회사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참으로 후회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래저래 변명하고 있지만 나도 그저 지겁한 방관자였을 뿐이다. ---42 ~ 43P |
대다수의 한국 직장인, 평범한 시민은 사건 이전의 박창진과 같다. 조직에서 인정받고, 작은 성취에 기뻐하며, 동료보다 몇십만원, 몇백만원이라도 연봉을 더 받으며 만족감을 느끼고, 조직의 충실한 하수인으로 또는 방관자로 살아간다. 주택문제를 비판하면서도 내가 산 집의 프리미엄이 올라가기를 바라고, 나도 갭투자로 돈 벌어보고 싶은 그런 일상과 도덕불감증이 만연한...
우리는 왜 그래야 하고, 왜 그럴까??
그 중 하나는 나에게 지켜야 할 소중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득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오늘날 독립운동가들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걸 다시 헌 번 뼈저리게 느꼈다. 얼마전 읽은 만세혁명을 읽으면서도 나는 이런 반성과 생각을 많이 했다.
과연 오늘날 많은 조직의 부조리를 보면서(내가 속한 조직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지도층, 정치, 경제, 사회, 직장, 학교 어디 할 것 없이) 그저 그렇게, 아니 오히려 그 부조리를 안고 있음에도 조직의 중심부에 들어가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너는 과연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 '너는 친일을 하지 않을 수 있었냐?'고 묻고 싶었다. 너는 지금 주변의 수많은 부조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또는 분연히 일어날 용기가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지금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 큰 실패나 낙오 없이 지방 명문고에 대학은 서울로 유학을 가서, 장학금을 받으며, 또 극심한 취업난에도 당당하게(?) 대기업 여러군데를 합격해서 또 조금 늦기는 했지만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 적어도 부모님이 어디 가서 말 못할 부끄러움을 주지 않은 소위 말하는 정규 코스를 제대로 밟은 나 자신이 부모님, 처가 식구, 지금의 가족을 모두 버리고 현실에 맞서 뛰어들 수 있나 하는 생각을 실로 많이 가져봤다.
사람은 모두 일이 터지고 내가 직면해 봐야 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아픔을 공감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박창진 님도 분명 그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조직에서 인정받고 빠르게 승진하고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이었다.
아마도 박창진 님도 그런일에 눈과 귀를 닫고 있었을 것이다.
책에 오너 일가의 잘못이 많이 나온다. 오너도 사람이니 실수하고, 때로는 인격이나 교양이 덜 쌓였을 수도 있다. 나는 그점도 인정하고 싶다. 세상 살다보면 모두가 상식적이고, 누구나 성격이 원만하고, 정상적이지 않다.
다만 슬펐던 것은 많은 다른 많은 한국인들의 모습이었다.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 한국사 시험에 가령 이런 문제가 출제된다.
"00왕 때 00 개혁을 실시했는데,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말해보시오?"
이런 문제에 답은 거의 모두 이걸로 답을 하면 맞힐 수 있다.
"00 정책은 정책적 우수함과 일반 백성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지배층의 반발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정치인이나 지배층의 잘못된 정책 시행도 문제지만 그 사이에서 일반 국민의 위치에 있지만 지배층과 국민 중간에서 이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게, 또는 지도층에 유리하게 시행되도록 하는 지배층의 하수인 같은 사람이 가장 큰 문제다.
저자는 노예라고 표현한...
<100명의 일반 시민 중 20 정도는 자신도 백성이지만 백성이 아닌 지배층에 끼이고 싶어서, 또는 작은 부귀영화에 나머지 80명의 행복을 담보로, 또는 짓밟아 지배층에 아부하고 지배층의 편에서 오히려 시민을 더욱 탄압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들은 지배층보다 오히려 더 혹독하게 수탈하고, 시키지 않았음에도 같은 시민을 철저하게 수탈하고 무시하고, 괴롭히기까지 한다.
한가지는, 이들이 역사에서 거의 다 승리한다. 이런 역사적인 되풀이를 보면서 느낀 우리 국민들은 이제는 '20억 주면 감방에 다녀 올 수 있다'. '오너 일가, 또는 사회 지도층의 잘못된 지시라도 나의 성공을 위해 눈감고, 귀막아 버린다.'
아니, 오히려 그것을 더 크게 만들어 자신들이 충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의 동료들은 박창진과 어울리는 것을 꺼렸다. 왜? 그들도 회사로부터 피해나 보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나도 잘 안다. 나도 지금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는 박창진을 무시하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그러한 동료 중 한 명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근본문제를 찾을 필요가 있다.
땅콩회항 이후 조직내에서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내(박창진) 지위가 하락한 것을 각인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들은 한결같이 내게 모욕과 망신을 주려는 듯이 행동하는가. 회사에서 자신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를테면 내가 '회사에 이렇게 충성하고 있다. 회사의 적이 된 박창진을 내가 나서서 망신을 주고 있다'고 티를 내는 것이다. 그 외에도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관리직이 되는 순간 180도 바뀌는 사람들도 여럿 보았다. 완장을 차는 순간 스스로 '관리자 모드'로 돌아서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회사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야말로 노예의 본능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동료들과 다른 위치에 있는 우월한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회사가 씌워준 감투가 실은 노예를 다루기 위한 사슬이라는 것도 모른채 화려하게 도금됐다는 이유로 왕관이라 착각한다. 주인의 눈 밖에 나는 순간 황금색 사슬이 자신들의 숨통을 조이는 도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슬픈 현실은 이렇게 노예의 삶을 자처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149P |
이 글은 내가 평소에 정말 생각한 오늘날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을 두고 한 생각이었다.
저자의 이 말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나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런 사람인지도 모른다. 노예 근성이다. 우리는 때리는 지배층보다 그 지배층을 도와 시행하는 완장찬 인물이 더 무섭고 혹독했다. 그는 그 완장을 바탕으로 나는 너희와 같은 노예나 피지배층이 아니다라는 걸 항변했다. 그러나 그도 오너일가나 사회고위층에서 봤을 때는 똑같은 피지배층 중 자신의 일을 대신해 주는 또다른 노예일 뿐인데도 말이다.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열심히 찾고 또 찾았다. 그러나 그건 애초에 잘못된 물음이었다. 내 잘못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직원을 짓밟은 그녀의 잘못이지 내 잘못은 아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 이후 원망하는 마음도, 가슴속의 생채기도 몰라보게 줄어들었다. (중략)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를 책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나는 앞으로의 삶을 용감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134P |
그렇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오늘날 사회가 각박한 것은, 정의롭지 못하고 오너일가의 갑질에, 정치인들의 비리에 눈감는 것은 절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정의롭기보다는 그들처럼 한탕 잘해서 잘 살아야지 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만은 아니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역사를 제대로 알고, 역사에서 옳은 일을 한 사람이 행복하고, 잘살고, 나쁜 일을 한 사람이 정당하게 벌 받고, 죄의 댓가를 치루게 만드는 국가시스템과 우리 민족의 사고 개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9년 AI가 천재 바둑기사를 이기고,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는 시대다.
하지만 우리 사고는 우리 사람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정당한 법집행과 엄격한 법 적용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라질 때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다.
누구 아들, 딸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정당하게 인정받고, 기회를 줄 때 우리 사회는 앞으로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
우리 모두 상대가 누구라도 정당한 것을 정당하다고 말 할 수 있을 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 말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제2, 제3의 박창진과 땅콩회항을 막을 수 있다.
노예가 되지말자. 우리 삶의 주인이 되자.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책을 읽는 내내 지금의 소시민적인 내 상황과 사회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
박창진 사무장님이 진정 웃을 수 있는 땅콩회항이 머리 한 켠에 추억으로 자리잡는 그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메디치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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