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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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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살면서 단 1시간만 자유를 누리면 어떨까? 아마도 아주 슬프고 갑갑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살았던 동물이 있다. 바로 암사자 사순이다. 8월 14일 오전 7시쯤 경북 고령군의 한 목장에서 탈출한 사순이는 숲속 그늘에서 20분간 쉬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에게 위험한 사자라는 이유로 사순이는 탈출한지 1시간 10분 만에 총에 맞았다. 누리꾼들은 꼭 죽여야만 했냐며 사순이를 안타까워했다. 나도 이 뉴스를 듣고 마음이 정말 슬퍼졌다. 사순이는 시멘트 바닥이 있는 한 목장에서 나가서 흙바닥이 있는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고 싶었을 뿐인데 그 자유를 아주 조금밖에 누리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사순이 뉴스를 보고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이 생긴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았다.
내가 읽은 《동물원에 갇힌 슈퍼스타》 책 속에는 다섯 마리의 동물들이 나온다. 먼저 호랑이 빅타이는 새끼 때는 인기가 많았지만 뻐드렁니가 나고부터 흉측하다고 놀림을 받고 인기가 없어져서 외로움을 겪었다. 빅타이는 동물원에서 태어났는데 엄마가 키우지 않고 사육사가 돌봐줘서 호랑이 친구를 무서워한다. 겉모습만 호랑이고 용감하지 않은 빅타이의 모습을 보면서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은 본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침팬지 치치는 태어나자마자 사진 촬영용으로 잡혀 왔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마구 만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사람들이 시끄럽게 굴어서 낮잠도 잘 못 잤다. 그 경험 때문에 사람만 보면 무서워한다. 치치와 함께 사는 늙은 침팬지 파파는 새끼 때 잡혀서 애완동물로 팔려갔다. 그래서 사람 가족을 진짜 가족으로 알고 살았다. 파파는 형, 누나, 엄마, 아빠를 모두 사랑했는데 덩치도 커지고 힘도 세지니까 가족들이 너무 힘들다며 파파를 동물원으로 보냈다. 또 묘기를 부리는 코끼리 엘르와 오랑우탄 롱브라운도 나왔는데 모두들 고통스럽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니 어릴 때 동물원에 가본 기억이 떠올랐다. 책이랑 텔레비전에서 보던 동물들을 볼 생각에 기뻐서 방방 뛰었었는데 실제로 본 동물들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다들 힘없이 땅바닥에 배를 붙이고 누워서 멍하니 눈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그때는 그냥 우리가 코로나에 걸렸던 것처럼 동물들 사이에도 전염병이 퍼져서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왜 다들 그렇게 힘이 없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한순간에 잡혀 와서 가족을 잃은 것도 슬플 텐데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 좁은 우리에서 평생을 살면 누구든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어할 것 같다. 예전에 코로나가 심했을 때 2주 동안 집에서 격리했는데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 가고, 학교 수업도 줌으로 들었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고 답답했는데 동물원 동물들은 평생을 갇혀 살아야 한다니 그 슬픔과 괴로움이 상상도 안 된다.
우리가 이 동물들을 도울 방법이 있을지 엄마와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봤다. 사람들이 몇 가지만 지키면 동물들이 지금보다는 더 행복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한다. 먼저 동물원 동물들이 돌아다니기 넉넉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 원래 살던 곳과 비슷한 초원이나 흙바닥이 필요하다. 코끼리 같은 걷기 좋아하는 동물이 시멘트 바닥에서 계속 걷다 보면 발에 염증이 생겨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혼자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나도 내 방 안에 갇혀 하루종일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나는 앞으로 동물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동물원에는 가지 않고, 동물들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동물쇼도 절대로 안 볼 거다. 하루빨리 동물들이 자유를 되찾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암사자 사순이가 이 땅에서는 겨우 1시간 정도만 자유를 누렸지만 하늘나라에서는 가족들을 만나 평생 자유롭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 그리고 사순이 같은 슬픈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이 책을 다른 친구들도 많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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