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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3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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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 EPUB(DRM) | 42.33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50980313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역사를 참으로 좋아한다. 특히 조선사는 이 책을 추천해주신 신병주 교수님으로부터 A+를 세 번이나 받았을 정도로(내 전공은 법학이지만 사학과 전공,교양수업을 들었다) 좋아하고 자신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분 아는가? 삼국지를 앞 부분 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보다가 유비, 관우,장비, 조조가 다 죽고나서 제갈량과 사마의가 나오면 뭔가 재미 없어지고, 10권짜리 삼국지라면 9,10권은 잘 안 읽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나도 그런 부류다.
억지로 9,10권을 읽기는 했지만 조금은 김이 샌채로 그리고 다른 판본을 읽을 때는 안 읽은 적도 있을 정도다.
한국 근대사도 마찬가지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고려, 조선까지 너무 재미있게 공부하고 읽다가 근대사만 나오면 김이 새고 잘 안보게 된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1) 뭔가 울분이 나오는 불행한 역사다. 조선시대도, 고려시대도 우리나라는 아픔이 많고, 지배층의 행태를 보면 답답하지만 그래도 우리 민족끼리의 일이고, 전쟁이 나도 결국은 물리쳤다. 적어도 체스나 장기로 치면 왕은 죽지 않았다.
하지만 근대사는 결국 망한다. 비극으로 끝이 난다. 재미가 없으니 보기 싫어진다.
2) 조선과는 무언가 다르다. 이건 과거도 아니요, 현대도 아닌 뭔가 어정쩡한 체제와 시대다. 그렇다고 읽어보자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보기 싫어진다.
3) 학교 체제와 관련이 있다. 구석기부터 숨가쁘게 달려오다가 이 시기가 되면 뭔가 학교 수업도 시들시들해진다. 시험에도 고려, 조선보다 조금 덜 나온다. 그리고 이시기가 솔직히 많이 헷갈린다.
한일협정이니, 한일신협약이니 정미조약, 군대해산 시대순으로 나열하라는 문제가 나오면 쥐약이다. 공부해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보기 싫어진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 근대사는 결국 보기 싫어진다.
일제시대도 싫다. 그 비참하고, 무언가 자신감을 잃는 국권침탈의 시대, 야만의 시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인식은 있지만 보기 싫어진다.
그렇기 떄문에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망국의 아픈 시기를 읽어야, 알아야 우리는 다시 그런 슬픔의 시대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595페이지의 책 자체도 꽤 무겁고, 내용도 묵직한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표지가 노란색의 밝은 표지다. 책 뒤에 부록으로 연표가 정리되어 있다, 이 두꺼운 책을 3~4일안에 읽고 리뷰를 쓰신 분들의 노력에 감탄한다. 나는 정말 꼬박 2주를 읽었다)
이 책은 정통 조선왕조의 끝자락이자, 한국 근대사의 처음 시작을 열어주고 퇴장하는 흥선대원군으로 시작한다.
흥선대원군, 왕의 서자 출신 중에서 왕의 아버지이면서 왕은 아닌 사람에게 내려주는 작위다. 조선은 선조의 아버지(중종의 서자 덕흥대원군), 철종의 아버지 (정조의 서손격인 전계대원군), 그리고 바로 살아서 대원군에 오르는 흥선대원군이다.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정원대원군에서 후에 수 많은 논의와 정쟁 끝에 원종으로 추존되어 그는 대원군이 아니게 된다)은 별개로 하고. 3명의 대원군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대원군, 그리고 권력을 좌지우지한 왕과 유사한 사람.
대원군을 나는 좋게 평가한다. 나는 운현궁의 봄, 류주현 선생님의 '대원군'을 모두 읽어서인지, 아니면 카리스마 유동근이 연기해서인지 대원군은 조선의 마지막 개혁가로 생각하고 싶다. 조조, 태종, 대원군의 공통 특징이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뭔가 애민의 카리스마가 있다.
대원군은 집권후 세도정치의 폐단이었던 삼정의 문란을 바로잡고, 경복궁 중건, 서원 철폐, 호포법 실시 등 다양한 대내적인 개혁을 실시하다 아들인 고종의 친정으로 그 권좌에서 물러난다.
그는 한쪽(아주 조금이기는 하다)에서는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조선의 마지막 개혁가로 평가받고, 한쪽(대다수다)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통상수교거부정책을 실시하여 나라를 망국에 빠트린 주범으로 평가 받는다.
이 책은 그런 대원군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내가 생각하는 흥선대원군의 평가에 거의 95% 근접한 말하자면 나와 학설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저는 이 책 첫장(Chapter)부터 마음에 들었다.
대원군은 집권이 목표였다. 그는 영화 '명당'에서 보듯이 기울어져가는 조선왕조를 되살리고 싶은 왕족의 한 명이었다. 그는 원래 인평대군의 6대손으로 왕위에 절대 오르지 못할 방계의 방계 서열 왕족이었지만 그의 아버지인 남연군이 정조의 서자인 은신군의 양자로 입적됨에 따라 일약 주요 왕족으로 부상한다.
하지만 그는 남연군의 아들 중에서도 셋째로 왕위에서 멀었던 사람이다.
만약 그가 시대를 잘못 본 멍청한 지도자였다면 우선 그의 아들인 고종이 왕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는 안동김씨 세도정치 시기 살아남기 위해 보신책을 가장 멋지게 구사한 정략가였다.
집권 후 그의 취임 일성은 "나는 천리를 끌어들여 지척으로 삼고자 하며, 태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고자 하며, 남대문을 높여 삼층으로 만들고자 하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천리를 끌어들여 지척으로 삼는 것은 그동안 소외받던 왕실을 적극 기용해서 권력의 정당성을 드높이고, 태산을 깎아 평지로 만드는 것은 안동김씨 세도정치를 청산하겠다는 것과 남대문을 높여 삼층으로 한다는 것은 정권에서 멀어졌던 남인을 중용해서 나름의 탕평책을 실시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였다.
대원군은 분명 말년에 노욕+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조금 심한 권력욕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신에 대한 아들의 배신에 대한 서운함, 왕족으로의 야망을 버리지 못함이었다고 조금은 이해해 주고 싶다.
흥선대원군이 어리석은 정치인이었고,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했다면 그는 적당히 안동김씨와 노론에 타협해 정권을 지키면서 지배층의 지지를 잃어 안그래도 취약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잃을 일련의 개혁을 실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배층을 적으로 돌린 호포법이나 서원철폐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애민정신으로(그 뒤 이면에 설사 조금은 다른게 있을지라도) 이 모든 것을 실행하고 실천에 옮긴 조선의 마지막 혼이었다.
경복궁 중건 또한 무너진 왕권을 되살리기 위한 그의 업적이다. 지금까지 그의 결단으로 우리는 경복궁을 가질 수 있었다. 장대하면서 시원한 경복궁과, 아기자기하면서 기품있는 창덕궁 양궐체제를 복원해 낼 수 있었다.
대원군이 통상수교거부정책을 실시한 것은 (쇄국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고, 그 당시에는 해금 즉, 바다출입을 금하다) 지배층이 등을 돌렸고, 힘든 대역사였던 경복궁 중건과 물가 폭등으로 백성들의 인기도 잃어버린 대원군이 대외적으로 눈을 돌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또한 당시 조선의 구체제 속에서 왕족으로 교육받은 대원군의 시야로 한정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원군은 그러면서도 천주교 신자인 남종삼 등을 이용해 프랑스도 이용하려고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가 천주교를 박해하고, 문호를 늦게 개방한 것은 대내적으로 갖춰지지 못한 나라시스템(나는 대원군이 조금만 더 개혁을 완성해 우리 체력을 회복했다면 문호도 개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강력한 지지계층이 있었다면 그의 이단아적인 정치 행보로 봤을 때 서양을 이용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1860년대 후반 대원군은 양반도 등을 돌린, 평민도 등을 돌린 외로운 지도자로 이단이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하튼 여러 사정으로 문호를 개방하기 힘든 시점이었다.
내가 이 서평에 대원군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평소 내가 절절히 생각하던 바를 읽을 책이 별로 없었는데 저자들이 나와 시각이 비슷하게 이야기 해줘서 매우 반가웠기 때문이다.
이 책은 Chapter 끝에 '이것만은 꼭!'이라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일깨워 주면서 넘어간다. 이런 책의 체계도 매우 좋았다.
다음으로 강화도 조약에 대한 기존의 해설과는 다른 정확한 팩트에 의한 당시 조선의 사정과 일본의 배경 등을 설명한다. '조일수호조규'라는 표현만으로도 조선이 일본과 맺은 조약의 성격 및 그 대응책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서양의 국제법 체계에 따른 조약의 개념이 아닌 청과 마찬가지로 과거 동아시아의 역학체계에 기반한 '조규'- 옛 우의를 회복한다는 것으로 우리가 일본과 생각했던 조약의 성격은 분명 온도차가 있었다.
당시 조선의 일반적 지도층은 일본과 조약을 맺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에도막부 성립 이후 300년간 조약 없이도 잘 지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원군 이후 집권층이 바뀌면서 기존의 대원군과 다른 정책을 펼쳐야 했던 정권의 부담도 작용한 때문인지 몰라도 정부의 기조가 바뀌었고, 결국 조약은 체결된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던 조선이 세계 정세에 어둡고, 일본의 대포 몇 방에 굴복해서 굴욕적인 조약을 맺었다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설명이었다.
이 책은 김옥균, 명성황후, 고종, 아관파천, 대한제국 성립 등 우리가 익히 알던 조선의 근대사를 우리 관점에서 팩트에 기반하되,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우리의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본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나는 두 저자 김태웅 교수님, 김대호 대표의 사관에 매우 공감을 많이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이 리뷰에 이 책의 모든 29가지 질문에 대해 모두 요약하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 책의 판매를 위해서라도 위대한 스포일러가 될 필요는 없으리라.
이 책의 독서 메모는 별도로 기록해 둔다, 이 책이 주는 사관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참신한 해석에 별점 5개에 1개를 더 주고 싶다.
또 '이것만은 꼭'으로 우리가 그 역사적 사실에 대해 오늘날 한 번 다르게 생각해 보게 만드는 사람들 마음에 사관을 심어준다는 점이 좋았다.
끝으로 요즘 '역사저널 그날'이 이 책에서 나오는 시대를 따라가며 이야기 해준다.
3.1운동 100주년의 기념적인 올해 우리는 한국근대사를 다시 올바르게 우리의 사관으로 바라보면서 반면교사 삼을 일과 타산지석 삼을 일을 다 발라내어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시는 그런 치욕을 만들어 우리가 역사공부를 하기 싫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정의를 행한자는 그 정의로 제대로 된 역사의 평가를 받고, 불의를 행했거나 시대에 타협한 자는 그것으로 끝까지 비판 받고 반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사회는 그럴까?
하고 반문 또 반문해 보았다.
가장 나라를 망치는 길이 바로 공정한 경쟁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돈이 많고, 권력이 많은 부모 밑에서 그냥 편하게 잘 살 수는 있다. 그것까지 절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돈과 권력을 이용해 경쟁하는 판을 깨트리면 그 나라는 분명 망한다.
이는 고려, 조선의 역사를 통해 봐도 무조건 알 수 있다.
대통령이 공약한 것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아야 된다. 과정이 공정하고, 기회가 균등한 나라가 되어야 우리는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얼마 전 역사저널 그날에서 그 존재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된 독립운동가 박용만, 이승만, 안창호의 다른 길을 걸었던 그 아픈 분열의 역사(이 책의 27장 525 ~ 544P)를 끝으로 소개하고, 부족한 서평을 마친다.
한국인들은 일제 수탈기 자발적인 이민인 간도와 연해주 이주 외에 대한제국 궁내부 수민원에 의해 계획적인 이주인 하와이 이민이 있다. 1902년부터 약 3년간 총 7,000여여 명이 하와이로 이주해 사탕수수 농장으로 건나가 고되게 일을 했다.
여기서 모은 돈이 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수립하게 되고, 군자금으로도 보내진다.
그들은 나라에서 조국도 떠나게 만들었지만 조국을 잊지 않았다.
여기서 한국인 사회가 생기고 단체가 형성된다. 안창호는 실력 양성론에서 청년들의 지식과 힘을 기르자는 자강운동 일련의 독립운동을 전개한다.
박용만은 미국 유학생 1기로 네브래스카 군관학교에서 정치학과 군사학을 정공하고 독립군을 양성해 무장투쟁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한다.
이승만은 한국 최초 박사로 프린스턴 대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정착을 못하고 있었다. (그 이전에 박용만과 이승만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고 의형제도 맺게 된다)
이승만은 우리 힘으로 독립의 쟁취는 부족하니 외교력에 의해 강국과 협력하여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와이에서 한인국민회는 분열하고, 독립의 방식으로 다툼도 있게 된다. 특히 이승만이 박용만을 배신한 듯한 뉘앙스를 받는 일련의 사건들로 결국 이 세사람은 분열하게 된다.
1918년 파리 강화회의에서 결정적으로 틀어진다.
이승만은 파리에 보낼 정한경이라는 사람의 청원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첨가해 윌슨 대통령에게 직접 청원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장래에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보장하는 조건하에서 한국을 국제연맹의 위임통치 아래에 두고 현재 일본의 통치 아래에서 해방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저희들의 자유·소망을 평화회의 탁상에서 지지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청원하는 바입니다." 이것이 뒷날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도 두고두고 문제가 되었던 '위임통치안'이다. 이승만의 주장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안창호가 주장한 실력 양성의 길, 박용만이 주장한 무장 항쟁의 길과 달리, 그가 제시한 독립의 방향이 외세의 도움에 의존하는 외교의 길이었기 때문이다. 542 ~ 543P |
한 명의 올바른 정치가가 어떻게 나라를 바꿀 수 있고, 흔히 말하는 '판'의 흐름을 변동 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우리가 이런 정치인을 초대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그의 독재를 지지해 주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통탄할 일이다.
이 책은 한국 근대사의 순간순간 굵직한 이야기를 팩트에 기반해 우리가 바라보는 사관으로 보여준다.
또 각 장의 말미에 그 사건, 또는 인물을 꿰뚫는 질문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그 시대를 다시 바라보게 하고,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역사와의 대화를 통해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조금은 두꺼운 두께의 책이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조금 늦은 리뷰를 씁니다.
정말 참신한, 제가 생각하기에 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제대로 된 책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많은 학생, 대학생, 일반인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일본의 태도에 화가 날수록 우리 근대사를 잘 알아야 한다. 시의적절한 책이라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님의 추천사로 마친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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