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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0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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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5쪽 | 412g | 153*213*20mm |
ISBN13 | 9788932022994 |
ISBN10 | 8932022992 |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지나온 과거는 모두 힘이 된다
도서실에서 빌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이 있었다. 제목은 ‘황금 깃털’.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재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항상 다른 책을 빌렸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딱히 빌릴 책도 없고 독서기록장도 써야 해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읽었다.
주인공 해미는 지수 무리와 함께 어울려 다닌다. 어느 날 해미는 같은 반 친구 경아를 지수네 무리가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선생님이 경아를 괴롭힌 아이들이 누구냐 묻자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지수가 알까 조마조마하며 집에 돌아온 해미는 일기 속에 바다에 들어가게 되고 그 때문에 ‘시간의 섬’이라는 곳에서 보짱을 만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가탈이란 남자가 해미를 끌어들이고 해미는 자신의 황금 깃털로 과거를 바꾸려 하는 이야기다.
여기서 보짱은 그 사람의 가장 소중한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치유를 해주는 아이 같다. 하지만 가탈은 황금 깃털을 빼앗고 사람의 과거를 바꿔주는 게 아닌 붙잡고 오히려 과거가 문제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 황금 깃털은 대체 무엇이길래 가탈이 빼앗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엔 황금 깃털은 마음 같아서 빼앗는 것 같다. 결국, 가탈은 사람의 마음, 그러나 감정을 빼앗고 싶어 가지려 하는 것이다. 이유는 우리가 마음이 없다면 즐거운 마음이 들어야 할 때도 즐겁지 않고 슬픈 마음이 들어야 할 때도 슬프지 않을 것이다. 보짱은 의심되는 한주홍이란 사람도 황금 깃털을 주고 사라졌다. 마음이 사라지는 걸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어쩌면 황금 깃털은 그 사람의 빛나는 마음, ‘넌 이렇게 빛나고 있어’를 알려주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지나온 과거는 모두 힘이 된다’ 해미의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해미와 비슷한 일은 아니지만 이 문장을 읽으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라고 믿고 있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런데 또 다른 친구가 나타났다. 둘은 서로 잘 맞는지 항상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난 내가 소외된다 느꼈다.
그리고 가장 그런 느낌이 드는 날, 나는 없는 사람인가 싶었던 일이 있었다. 학교가 끝나고 교실을 나왔는데 날 항상 기다리던 친구 두 명이 보이지 않았다. 그 친구들 교실을 가보아도 가방도 없고, 친구들도 없었다. 보건실, 복도, 화장실, 1층에 갔다가 4층에 갔다가. 학원도 가야 해서 결국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고 “먼저 피아노 학원가.”라는 엄마의 말에 화를 내며 피아노 학원에 가 피아노를 쳤다. 한참 후에야 친한 친구가 오자 어떻게 된 일인지를 따져 물었더니 하는 말,
“그게… 00이가 숙제를 못 해서 00이 아파트 쪽 정자에 가서 시간 봐주고 학원 갈 시간이 다 되어서 헤어졌어.”
어이가 없었다. 그럼 혼자 남겨진 나는 생각을 못 했을까, 마치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었다.
“교실에서 해도 됐잖아! 선생님께 허락받아서!”
내가 소리치자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날이었다. 미안한 내색도 없고 어제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는 친구, 친한 친구가 그 얘길 꺼내자 이렇게 말했다. “아, 미안. 어제 숙젤 못해서”라고. 허탈했다. 난 왜 그렇게나 찾아다녔을까, 왜 항상 친한 척하며 함께 노는 것 같을까, 과연 난 잘 지내고 있는 걸까. 그렇게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냈는데 달라진 게 있었다.
많이 겪어서 그런지 그 친구들이 같이 다니는 걸 봐도 별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 덕분에 새로운 친구들과 더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런 일을 겪었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기회가 생긴 것 같아 아주 좋았다.
처음에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려운 감이 있었지만 이제야 알 것 같다. 지나온 과거는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그 일 덕분에 앞으로 벌어질 일도 잘 헤쳐나갈 거란 뜻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해미는 시간의 섬, 가탈, 보짱의 기억들을 전부 잊어버렸다. 하지만 그때의 자신, 할머니가 해주셨던 말이 남아있어 문제들을 잘 해결했다. 그걸 바탕으로 해미가 더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한 황금 깃털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의 삶은 우리의 선택들에 의해 나아간다. 하지만 가끔 우리는 우리의 삶이 불행하다고, 더 이상은 나아갈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희망 한 줄기 보이지 않고 삶의 색과 의미가 점차 희미해지는 순간… 이러한 순간은 우리 삶속에 불현듯 찾아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 또 후회하며 기어이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해미도 그랬다. 해미네 가정은 불균형하게 간신히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버티고 있었다. 언제나 부모님은 대기업의 높은 위치에서 일을 하기에 분주했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줄곧 무기력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던 해미는 학교에서의 교우 관계도 무너져 버렸다. 결국엔 힘이 쎄고 인기가 많은 지수네 아이들에게 매달리고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던 해미는 반의 왕따이던 경아를 따돌리고 괴롭히려는 지수의 계획에 휘말려 삶의 일부분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 착한 딸로 살고자 했던 해미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해미의 3년 된 오래된 일기장이 바다를 쏟아내었다. 그리고는 해미를 완전히 새로운 세계인 '시간의 섬'으로 이끌고 간다.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해미는 그 섬에 들어가 우연치 않게 한 제안을 받게 된다. 그 제안은 시간의 섬 검은 탑에 사는 가탈이 한 것으로, 해미에게 과거를 고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그 댓가는 해미의 황금깃털, 즉 과거를 고치는데 필요한 해미만의 도구였다. 가탈은 고통스럽고 더 이상은 과거를 고쳐 봤자 힘들어 질 것 같을때 자신에게 황금깃털을 주면 그 고통을 모두 잊게 해주겠다고 했다. 선택의 후회를 거듭하던 해미에게 이것은 절호의 기회였고, 마침내 그녀는 후회했던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또 되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사소한 선택부터 점점 오래전으로 돌아간다. 후회한 과거의 순간을 아무리 바꿔도 근본적인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았고 할머니와 같이 살았던 시대를 넘어 끊임없이 뒤로, 더 뒤로 돌아갔다. 그러나 결말은 똑같았다. 결국 할머니는 원래보다 더 일찍 돌아가셨고, 해미는 행복과 온전한 만족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해미와 몇 년을 살아온 할머니는 초조하고, 어딘가 다른 해미를 본 과거의 할머니는 해미의 이야기를, 해미의 고통과 슬픔을 모두 들어주었고,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불을 끄는 순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겁을 먹게 되지. 하지만 어둠을 견디다 보면 눈앞의 것들이 서서히 보이게 되잖니?"
그랬다. 어둠은 지나가고 다시 빛을 되찾는 거다. 삶이 그런거다. 그렇게 해미는 가탈에게 깃털을 넘겨 삶을 중단하는 대신 시간의 섬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현재의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삶의 선택과 후회에 대해 곱씹어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후회없이 살자고.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우리는 어려움과 삶의 난관이 닥치면, 그대로 무너져내려 우리의 선택을 탓하고 자신을 탓하는 우리를 쉽게 볼 수 있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기분. 이제 더이상 살고 싶지 않은 기분. 그러나, 우리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시간이 지나 넘어졌다는 것을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해미 할머니의 말대로 우리는 순간 무서웠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극복하고 다시 살아가게 된다. 그것이 가탈에게 깃털을 내주면 안 되는 이유다. 시간의 섬에서 시간을 돌리고 계속 뒤로 돌아간다는 것은 즉 난관을 헤쳐나가지 않고 회피하고 삶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내가 한 후회들을 생각해 보았다. 친구의 작은 잘못을 일러서 일을 키웠을 때, 너무 자신있게 답을 외쳤다가 틀려서 웃음 거리가 되었을 때, 사소한 일로 친구들 앞에서 울었을 때. 우리는 한번쯤은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이런 일을 거듭 후회한다. 이런 후회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는 우리의 주변 사람들의 지지, 나의 의지와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괜찮다는 말, 다음에 안 그러면 된다는 말, 주변인들의 따뜻한 위로와 용기의 한 마디. 이것들은 우리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도록 지지해준다.
이러한 과정은 수없이 반복되고, 회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는 우리의 성장의 버팀목이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극복했을 때의 성취감, 친구들, 가족들과의 관계 향상, 경험과 지식으로 구성되는 내면의 성장. 이러한 변화들은 후회와 극복에서 이루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종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고 깨달은 점은 완벽히 만족스러운 삶은 허황된 꿈이라는 거다. 완벽히 만족된 삶은 없다. 주어진 선택지들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후회하는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곳을 정했을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 또한 미지수이다. 대부분이 미지수인 우리 삶에 완벽이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확실한 것은 행복한 삶은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행복이 후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닥쳐온 어려움과 잇따르는 후회를 극복함으로써 더 나은 나 자신을 만들어 나아가는 삶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이제 질문을 한 가지 하려고 한다.
당신은 후회의 선택지를 바꾸시겠습니까?
저는 이 책을 책 제목과 책 표지를 보고 내용이 궁금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대보다도 재미있고 제 기대치를 넘기는 흥미로운 내용이라 이 독후감에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일기장 속 세계에 들어가고, 일기장 속 세계에서 자신 만에 황금깃털을 받는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주인공인 해미는 따돌림과 헐머니의 죽음 등이 두려워서 황금깃털로 자신의 인생책을 고치고 또 고치지만 결국 마음에 드는 것을 얻지 못합니다.
그리고 돌아가셨던 할머니와의 대화로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인 것을 깨닫고, 가탈을 찾아가 황금깃털을 자신 속에 넣고 인생책을 고치던 기억은 없앱니다.
저는 이 책이 좋은 점은 많은 방식으로 해석 할 수 있고, 결국은 좋은 결말과 교훈을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저만의 인생책을 고치는 황금깃털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어둠이 무섭다고 해서 자꾸 불을 킬 필요는 없고 불을 꺼도 잠시는 눈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형체가 보이기 시작할 것' 이라는 해미의 할머니의 말처럼 과거보다 미래가 더 중요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황금 깃털이 있어서 굳이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 해미처럼 과거에 온 신경이 쏠려 두려움을 없애려고, 두려움을 피하려고 과거를 마구잡이로 고치려고 해도, 우리가 충실해야 하고 만들어나가야 할 것은 '미래' 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용기 있게 황금깃털을 가탈에게 주지 않고 자신이 소지 하되,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 해미의 용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황금깃털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을 따돌리던 친구들을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해미가 미래를 더 잘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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