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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2년 06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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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7쪽 | 438g | 153*224*20mm |
ISBN13 | 9788935209309 |
ISBN10 | 8935209309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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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08월 02일 ~ 2024년 11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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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시기가 되지 않았는데, 난 세포가 되어 태어나기 전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니 믿지 못한다. 아니 미쳐버려도 돌아가지 못한다. 生의 돌맹이를 뚫고 나와 잡초 그 자체 그 이상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왜? 세포분열의 기쁨도 주지않고 빨간색에서 무채색으로 되돌려 놓으려 할까? 神, 이 세상을 주무는 신에게 엇박자를 놓고 싶다. 인간 탓이라고 하기에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선/악의 문제는 더 더욱 아니다. 젖은 장마를 온몸으로 묵묵히 받아 왔는데 떠나한다니. 떠나는 여행이 이처럼 아픈 여행이 또 있을까. 내 인생수업은 완성도 되지 않았는데 왜 미완성이 멈추고 죽음에서 다시 生을 거슬러 올라가라고 재촉하는가. 연어의 처절한 급물살을 뚫고 生의 종착역도 수업이 반복 재생해 봤는데. 왜 나는 이 시점에서 生을 내려 놓을 수 있도록 강요받아야만 하나.
배부른 소크라테스의 돼지도 되지못하고 가야만 한다니. 아! 인간의 마지막 짐,상여喪輿의 꽃상자는 그 옛날 나의 어머니 아버지의 못다핀 한 송이 꽃이 그리워 가는 지고지선의 마지막 여행인 줄 알았는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님,우리 어머니가 최초로 불안해 한다.태어남도 최초요,생의 과정도 최초인데, 우직한 황소꿈을 꾸고 싸릿문을 활짝열어제치고 초가산간 어머니 품에서 태어나는 태몽을 꿈꾸었다고 하는데, 주몽의 꿈이 이에 비유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난 너무나 먼 외지로 나와있다. 사지死地로 나와있다. 끊임없이 전화벨을 하루종일 울리고 싶지만 그것도 못하는 실정이다. 어머니에 대한 나의 위로는 점점 더 크게 울릴것 같은데도 나에게 나즈막하게 들려온다.
운명이다. 중환자실,호스피스병동,아님,아버지처럼 편안한 안식처 우리집이 될지.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가족들도 이제서야 어머니에게 애착을 가지기 시작한다. 가슴에 대못을 박고 떠난 둘째형님,큰형님은 알콩중독병원에서 끝없이 사투한다. 그러나 너무나 오랜세월 알콜이 지령하는대로 삶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 이제 큰형도 강제 퇴원시켜야 한다.어머니는 어쨌든 병이 나을때까지 입원치료해야한다고 목청을 높이신다. 어머니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이제 과거보다 더 거짓말들을 많이해야 한다. 어머니 나을 수 있데, 암癌을 이겨낸 사람들 많데요. 그러잖아요. 우리 엄만 말기인데도 동네 야산 약수터로 올라가잖아요. 그렇게 생생하게 癌을 친구로 벗삼아 어머니 몸과 정신을 잘 챙겨오신 분인데. 어제는 병원 주치의가 가족상담을 원했다. 이제 퇴원하시라고 심장에 癌이 전이가 많이 됐으니 퇴원하라신다.
앞으로 길어도 10개월 그 동안 癌과 너무나 친하게 보살펴 왔는데, 전이라니, 믿을 수 없다. 떠나보낸 아버지가 선명하게 그리워진다. 어머니도 알았을까. 기분이 개운치 않다고,매형과 누나가 의사와 상세히 상담했으니 내일 퇴원하라고 하신다. 어머니는 그 어느때 보다도 찜찜하신 모양이다. 자형은 말한다. 위로를 넘어선 위로의 약을 조제하여 내 귓가의 전화벨에 담아 친절하게, 이제 민간요법에 마지막 희망를 걸어봐야 한다고, 대장암에는 민들레가 좋다더니 등 온갖 애착있는 삶의 끈의 끝에 매달린 자연의 힘을 빌어올려고 한다. 고마운 자형이다. 이제껏 내 자형이지만 조실 부모를 하신 자형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결혼하고부터 자신의 부모이상으로 잘 모셔왔다. 지끔껏.
자식을 둘 키우면서 어머니께 사랑을 받으려만 했던 나, 난 지금까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다 거푸짚처럼 껍데기만 타령만 한 것 같다. 왜 진작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을까.아버지 기일,설,추석,이 우리집 3대명절인데도, 일년에 한 번 뿐인데도 저핑게 이핑계가 도저 가지 않은 날들이 많았다. 어머니가 아프다니 그냥 골다공증이나 외상이었다면 자주 KTX의 하행선에 선승했을까. 주말마다 가는 일이 자꾸 재촉한다. 일이 맞물리지만 가야한다. 그 힘은 KTX의 추진동력에 비유할 바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움직인다. 함께 같이 많은 生을 같이해야 한다. 우리 자식들에게 찢기고 찢긴 희생犧牲 투성이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나를 부른다.
작가의 말대로 인간의 마지막 여행이 그 어느곳이 되었던 마지막 묵어가는 여행, 암환자의 특징은 상상초월의 통증이 수반한다고 한다.그래서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든 병이 癌이라고 한다. 오로지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투쟁만 존재하는 곳, 난 무서워서 이미 탈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치유되지 않는 몸씁병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병,癌에 걸려 인간으로서의 삶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5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즉 죽음을 받아들이는 단계죠.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단계의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죽음을 가장 잘 수용하는 사람들,그들은 호스피스와 가족들이 아닌가 싶다.삶의 과정과 죽음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난 삶이 힘들다고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 참 많이 표현하고 살아온것 같다. 삶이 힘들니까 그런 표현을 했을 것이다. 암癌과 함께 가는 삶은 더 힘들겠지.암癌이 앎을 깨닫게 해주는 마지막 심연이 아니었으면 하는데, 늘 건강하다고 자부하며 癌은 나와는 무관심의 밖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 혹시 아직도 죽음에 대한 동화가 곧 호스피스병동이라고 가냘프게 느끼는 사람,TV에 펼쳐진 노란 들판의 가을동화가 펼쳐지는 현세의 삶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는 사람, 그러나 그 둘은 하나인것 같다. 돈과 사랑이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이 인생의 허상을 빨리 깨치기를.. 삶의 끝자락에서 그들의 죽음으로 이르는 삶의 과정에서 신문도 재판도 아닌 자연스럽게 삶의 실타레에 감추어진 진실이 드러난다.
삶은 신생아실이 아니라 호스피스 병동을 아는 데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불혹의 나이에 의대를 졸업하고 평온관이라는 죽음을 맞이하는 호스피스 의사에게 무얼을 배울것인가? 육신의 눈이 마음의 눈을 멀어져가게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자성의 눈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오늘 이 순간이 아닌 내일을 꿈꾼다. 오늘의 기쁨,행복,미소,밝음,친절에는 먹구름을 끼게하면서 오늘을 포기하면 내일은 더 뜨거운 햇살이 비추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나중에 돈 많이 벌고,자녀교육 훌륭하게 시켜 다 키워두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나중에 행복이란 있을까? 오늘 이 순간 보다 더 중요한 행복은 없는데.암癌은 남녀노소 착한사람 잘난사람 악한사람 몹씁사람 가지지 않고, 오늘 이 순간에도 찰싹 달라붙어 내일의 행복을 포기하게 만드는 침묵의 살인자다. 오늘을 즐겨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즐김이 노새노새 젊어서 노새라든가, 유흥적인 즐김이 아닌 이 순간에 모든 것에 감사하고 곁에 있는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에게 베풀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대하는것, 그것이 진짜 행복이다.
누구나 마지막에는 혼자 가야하는 길, 시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길[The Road not Taken]은 인생에서 수 없는 길이 있다. 이미 닦아 놓은 길만 가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을 행복을 미래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삶의 여정은 남의 길이 아닌 내 길만이 있듯이,살면서 변화무쌍한 길을 체험해볼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가는 길은 딱 한 가지 길 뿐이다.
오늘도 임종실에서 하루를 여는 호스피스 병동의 천사들, 그들은 왜 그토록 오랜 체험에서 죽어가는 그들과의 이별을 통해 내가 배운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주어 토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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