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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08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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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2쪽 | 388g | 210*172*20mm |
ISBN13 | 9788993642445 |
ISBN10 | 8993642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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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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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질거란 말을 수도 없이 들어 왔다. 오븐 옆에서 하루종일 7000원짜리 피자를 구워내며 열기와 가스로 멀미를 앓는 엄마 입에서도, 여름한철 축축한 기운이 곰팡이만 배불리는 단칸방 한 구석의 외할머니 입에서도, 나아질거란 말이 염불처럼 맴돌았다. 언제부턴가 결핍된 이 생활이 정상이 아니란 걸 눈치 챈 뒤에도 나는 별 수 없이 그 말에 화답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남은 것이라곤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희망 밖에 없으므로. 한 때는 부분이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한 덩어리의 백혈구가 죽은 세포를 종식시키듯 내가 깨어있다면 전복당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했다. 헛배 불리는 희망 따위 개나 줘버리라며 사탕도 당근도 마다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체는 너무나 거대하고 정교하다. 어쩌면 사람이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 비루해지는 방법을 이다지도 완벽하게 구현해냈을까. 큰 사람이 되라던 옛말이 무색하게 우린 이제 혼자 거대해질 수가 없다. 우린 우리를 버리지 않는 이상 이 전체를 견딜 수가 없다. 서두부터 이토록 장황하게 토로하는 이유는, 이 책이 들추는 풍자의 전면에 바로 나와 같이, 혹은 나보다 더 깊이 닳고 앓는 이들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장도리는 네 컷의 그림으로 링 위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중계한다. 급도 없는 비상식적인 대치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유린하는 상대는 분명 우리와 같은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책 표지에 드러나듯 그들과 우리는 서로 다른 땅을 밟고 사는 듯이 분리되고 구별된다. (책의 표지야 말로 묘미라고 생각한다. 어쩜 이처럼 적확한 비유가 있는지!) 실컷 얻어터지고도 하소연조차 할 수가 없다. 신의 권력을 자임한 이들에게 고작 ‘사람’인 우리들은 엎드리고 빌고 순응할 수밖에 없다. 사회는 진화한다고 누군가 거창하게 설파했지만 몇 천 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도 사회구조는 놀랄 만큼 유사하다. 적을 숨기는 방법, 저항을 무마시키는 방법 등이 치밀하게 발달했을 뿐이다. 장도리가 10년이 넘도록 (결국 같은 말을 하는) 만화를 그려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의 만화는 ‘진화’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까막눈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각성제다. 그러나 각성제는 깨우는 일만 한다. 깬 뒤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개인의 몫이다.
이 책의 효용도 이러한 한계를 놓고 가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해학과 풍자는 그 대상이 분명하며 그로 인한 메시지도 편파적인 것이 당연하다. 저널리즘의 연장선에서 보자면 분명 권력감시의 기능을 하기는 하지만, 만평의 특성상 공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네 컷 짜리 만화 속에 담을 수 있는 목소리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힐끔 흘기고는 히죽거리거나 욕짓거리를 하는 것 정도가 창작자가 기대하는 보통의 반응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1958년 김성환 화백의 ‘경무대 똥통’, 1972년 윤영옥 화백의 ‘새마을 운동 비판’, 1986년 안의섭 화백의 ‘대통령 모욕’ 사건 등은 대단히 고무적인 사건이다. 만평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에 처벌을 감행한 ‘그 분’들도 보통은 아니지만.
현재 시사만화의 위기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90년대말 조선일보가 네 컷 만화의 연재를 중단하면서 다른 일간지들도 줄줄이 연재를 중단했다. 2000년대 들어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한겨례신문도 네 컷 만화를 지면에서 뺐다. 장도리의 만화는 여전히 연재를 지속하는 경향신문에 게재되고 있다. 전반적인 만화계의 쇠락, 언론사의 열악한 환경을 배경으로 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날 선 것들’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이 아닌가 한다. 보수신문이야 제 살 깎는 말을 사서 할 필요가 없으리라. 더구나 지금처럼 풍자거리가 넘치는 시대에 무슨 불똥이 튈 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장도리는 분명 용기 있는 사람이다. 그는 용기있는 ‘척’하지 않는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갖는 오류로 충분히 위험하지만 확신을 갖게 하는 신념이 없다면 불가능한 진술이다. 세상에 허점 없는 진실은 없다. 그것을 믿는 신념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신념들간의 충돌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 ‘이것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의 맞은편엔 ‘저것이 옳다’라고 말하는 이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이 쪽 저 쪽 기울며 전진한다. 수평을 유지하며 나아가는 자동차는 없다. 그 기울기를 얼마나 인정하느냐는 차이가 있겠으나 내 쪽으로 기울었다고 불편해하거나 억지로 맞추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숫자상으로도 ‘99%’에 기울어지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책에 대한 평가라기 보단 주관적인 진술이 강했다. 하지만 무언가 뒤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분명 당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상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일독을 권한다. 메시지는 무겁지만 깨알 같이 숨은 재미에 유쾌하다. 그간의 연재분을 모아 둔 것이니 굳이 차례대로 따라가며 읽지 않아도 좋다. 중간 중간 정리되어 있는 특집편만 골라 봐도 무방하다. 어딜 펼친들 4컷 속에 일그러진 사회의 일면은 한결같으니.
엊그제 웬 아저씨 한분이 십만원 정도를 내밀면서 제발 신문 좀 봐달라는 말씀을 하셨다.아마도 신문 보급소 소장님이신 것 같은데 워낙 신문의 구독률이 떨어지다보니 이제는 선물이 아나라 현금을 들고 판촉활동을 하시는 것 같다.요새는 신문 구독비도 안받고 무료로 읽으라고 하는 곳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대부분 수입은 독자들의 구독료가 아니라 흔히 말하는 찌리사 광고 수입으로 대체되기에 광고 수입을 얻기 위해서는 현금 사은품을 걸고서라도 신문 구독자를 확보해야 되는것 같다.
사실 요즘은 사람들이 별로 신문을 읽지 않는 것 같다.워낙 무가지들이 많다보니 굳이 돈주고 신문을 사볼 필요가 없는데다 동일한 내용이 인터넷 포탈란에 뜨니 말이다.
이처럼 신문을 안보다 보니 어느샌가부터 시사 만화를 본 기억이 거의 나질 않는데,예전에 아버지들이 신문을 보실적에는 가장 먼저 보는 란이 바로 4컷짜리 시사 만화가 아니었나 싶다.비록 4컷짜리 아주 짧은 지면이지만 그 만화속에는 신문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가 함축되어 있기에 사람들은 시사 만화를 즐겨보았던 것인데 이처럼 시사만화는 오랫동안 권력의 남용과 횡포를 비판하며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해 왔기에 당대의 권력자들이 매우 무서워 했었지만 요새는 신문 구독자들이 줄어들다 보니 그 자정 기능이 예전만 못하단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시사만화하면 고바우 영감이나 왈순 아지와 같은 정겨운 서민 캐릭터가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근래들어 신문지상에서 눈에 딱 뜨이는 시사 만화 캐릭터가 드문데 시사 만화가들은 일반적으로 신문사의 직원으로 편입되어 있어 진보적 성향의 젊은 작가들의 생각이 보순적인 신문사의 논조와 맞지 않아 창의성의 감퇴가 풍자 만화의 재미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시사만화의 위축에서도 어떻게 보면 신선한 캐릭터라고 할수 있는 장도리는 경향 신문에서 1995년부터 연재된 시사 만화로 서민이 느끼는 애환과 분노, 희망과 절망을 그리고 있다.
나는 99%다는 경향신문에서 장도리를 연재하는 박순찬 화백이 그동안에 연재되었던 시사만화중 근래의 것을 묶어 출간한 책으로 제목의 의미는 대한 민국은 단지 1%의 국민만을 위해서 존재하면 돌아가는 사회로 나머지 99%는 이 1%를 위해서 사는 아무런 권력도 힘도 없는 불쌍한 사람들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다.
저자는 4컷의 시사만화에서 실직한 가장이 넘쳐나고 대학 등록금에 허리가 휘면서도 취업이 안되는 하우스 푸어 워킹 푸어가 암울한 현실과 그런 현실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 집단에 대해 날카롭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사실 요즘의 시사 만화는 신문에서 인테넷으로 독자들이 넘어가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보수적인 신문의 논조등으로 인해서 예전보다는 통렬하게 정치,종교,대기업등에 대해 제 목소리를 못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시점에서 여전히 날카로운 그림으로 기득권 세력에 일침을 가하는 장도리와 같은 시사 만화가 아직도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 스럽다.
장도리와 같은 시사만화는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부패와 오만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는 사회의 목타 같은 존재이니 앞으로도 부당한 권위를 부정하고 권력의 오만과 월권을 지적하고 서민들의 삶과 절망을 이야기하며 풍자와 해학으로 용기를 북돋아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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