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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09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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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2쪽 | 628g | 152*214*30mm |
ISBN13 | 9788996305293 |
ISBN10 | 8996305294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3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15명의 조선화가의 그림같은 삶을 다룬 책이다. 그들의 그림자같은 삶. 익히 들어오던 유명한 화가들의 이름도 있었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화가의 이름도 있어 낯선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은 역사적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상황과 제각각의 개성있는 화가들의 성격을 보여준다. 화가는 그 시대에 환쟁이라는 이름으로 천대받았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그림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화가의 그림을 찾았으니, 그들이 그 시대에 그림으로서 살았고 그림자처럼 스며들어있다. 그들의 역사적인 사실 뒤에 그들을 보았던 주변인들의 그들을 바라보는 시적인 시각이 함께 어우러져 재미를 더하고 그림이 나와 그들의 그림을 감상하며 또 다른 시각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아쉬운 점은 그림이 너무 작게 실려 알아보기 힘들었고, 본문에서 이야기하는 다양한 그림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또한 관심있는 분야의 화가들. 김홍도, 신윤복, 안견등 어느정도 알고 있는 화가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었으나 잘 몰랐던 화가의 이야기들은 조금 읽기가 어려운 느낌이었다.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기에 그 시대의 왕의 이름이나 주변사람들의 이름이 헷갈려 그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이 책 자체에 한두명의 화가들의 삶을 좀 더 구체적으로 역사적 시대 상황도 자세하게 다뤘으면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더 큰 그림으로, 원본으로 보고 싶어지는 욕구가 이는데, 삶과 인생이 녹아 있을 그들의 붓질을 한번 느껴보고 싶어진다.
화가들의 성격들이 제각각 다르면서도 닮은 부분이 있어서 재밌었는데, 그들은 그림에 있어 운명적인 영향을 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스승이기도 하고 왕이기도 하고, 그들의 능력을 알아봐주는 벗같은 존재들이기도 했다. 그 운명적인 만남으로 그들은 기회를 얻기도 하고 인생이 더욱 더 풍성해지기도 한다. 또한 라이벌이라 여겨지는 안견과 최경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천재화가와 만성형 노력화가의 차이는 천재에 가려진 2인자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최경의 비애가 서글프다. 또한 몇몇은 술과 음악을 좋아했는데, 술에 취해 그림을 그리고 술에 중독되어 술이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못하기도 하였다. 술을 마시기 위해 그림을 그렸고, 술을 마시기위해 인생을 사는 것 같았다. 유유자적한 내일을 생각치 않는 자유로운 그들의 성격은 예술적 기질을 말해주는 듯 하기도 하다. 많은 화가들이 가난에 시달려야 했는데, 그림 속에서 보여준 열정과 함께 화려한 인생을 살아도 말년에는 그렇게 외롭게도 그림 속으로 사라져간다.
대대를 이어 화가의 길을 걸어온 집안 속에 화가의 유전자로 태어난 이가 있는가 하면, 어깨너머로 배워 예술적 기질을 키워온 이도 있다. 관행 속에서 화려하고도 자유로운 그림을 그린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어져오던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자 노력한 이들도 있었다. 좋아하는 화가 중 한명인 신윤복은 자신을 그림 속에 집어넣어 그림에 재미를 주었는데, 신윤복의 그림을 볼 때마다 어떤 인물이 그를 반영한 걸까 하고 새로이 보일 듯 하다. 그림에 관한 이야기들이 시적인 표현으로 계속해서 나오게 되는데 그림을 표현하는 시가 시를 표현하는 그림이 서로가 서로를 받쳐주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시를 즐기며 그림을 그리고, 자연의 풍경속에 녹아들어 거문고를 튕기며 풍류를 즐기는 그들의 삶이 참으로 인생을 즐기는 삶이라 부럽기도 하다.
그림자같은 그들의 인생. 인생을 그림으로써 표현하고, 그림을 그림자로 표현해 인생을 그 속에 담는다. 수많은 그림들이 있어 눈이 즐거운 요즘 시대지만, 옛그림을 넘어서는 그림은 없는 듯하다. 재료도 자료도 부족했던 그 시대이지만, 영혼이 실려있는 그림 속에서 그들의 그림자를 느끼고 인생을 바라본다.
그림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고, 그림에 관해 조선시대 화가에 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많은 공부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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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인연이 빚어내는 것이다 -54p
어느 순간 깨달았다네. 이 고통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겁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세상이이라는게 마음을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네. 헌데 채운들 또 무얼 하겠나? -163p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 위로 떨어진 눈처럼 순식간에 녹지 않고는 못 배겼을 테니 말이다.
열정은 그자체로 타인들을 끌어들이고 녹인다는 점을 최북의 인생과 예술세계는 잘 보여준다. -143p
꽉막힌 사회는 언제나 어떤 분야에서든 터져 나오게 되어 있다. 균열이 가야 새싹이 움튼다.
누구나 숨통을 오랫동안 틀어막고 버티기만 해서는 살 수 없다. 예술가는 여기에 더 갑갑증을 느낄 법하다.-3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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