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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7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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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48g | 135*210*18mm |
ISBN13 | 9788950982003 |
ISBN10 | 8950982005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3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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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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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이미 유명 고전 반열에 오른 책이라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단지 정치사상분야 자체가 난해하고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는 편견으로 집에 펭귄클래식의 아주 얇디 얇은 <군주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여행지와 함께 둘러보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여러권 읽으면서 기획 의도와 내용 충실성에 평소 호감이 있었고, 마키아벨리는 총 100권으로 출간예정된 인물들의 목록 중에 어느 정도 기대가 있던 터였다. 더군다나 이탈리아 여행은 그리스와 함께 언젠가 한 번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 기회에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을 통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를 배우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마키아벨리, 피렌체, 메디치가와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적 흐름 이 세 가지를 모두 이해하는 데 정말 유용한 정보를 얻어 지적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여러 구설이나 소모적인 논쟁에서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이 용어가 왜 오늘날까지 마키아벨리의 타이틀을 내세워 부정적으로 쓰이는지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심지어 히틀러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머리맡에 두고 권모술수를 익히기 위해 읽었다는 책이 바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라고 하니, 수많은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어째서 이 책을 펼쳐들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책을 통해 500여 년 전의 마키아벨리의 삶을 돌아보니, 그는 그저 본인이 말한 운명을 잘못 타고났으며 조국을 매우 사랑했던 공화주의자였다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마키아벨리는 노예적 삶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강한 국가의 근간으로 보았다. 자유로운 삶이 도덕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공동체 내에서 시민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닥친 노예적 삶을 극복하고 공공성을 회복해 조국에 활력을 되찾아주려고 했다. p.110
귀족과 인민의 대립, 귀족 간의 대립, 인민 간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던 갈등의 도시 피렌체에서 마키아벨리는 정치사상가보다는 역사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역사가로 알려진 이유는 직접 저술한 <피렌체사>와 <로마사 논고> 덕인데, 마키아벨리는 역사를 통해 피렌체의 수장으로 권력을 잡고 있는 메디치 가의 정치적 행보가 본인이 추구했던 인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화정에 해로운 것으로 보았다. 책에 인용된 수많은 구절을 통해 마키아벨리는 로마공화정을 정치의 모범으로 내세우며 부국강병이 공화정이라는 정치체제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피렌체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강해지려면 군주국이 아닌 공화정을 지향해야한다는 생각이었다. <로마사 논고>는 나라가 어떻게 부강해질 수 있는지 역사적 사료를 통해 해석해보였으며, 피렌체가 혼돈에서 빠져나와 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메디치 가의 군주정에 변화가 필요함을 알리고자 했다. 그리고 설득의 다른 방법으로 고안하여 메디치 가에 받쳐진 책이 바로 <군주론>이다.
『군주론』이 악마의 책이라는 오명까지 덮어쓴 것은 마키아벨리가 인간과 권력의 속성을 가식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세상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책의 솔직한 내용에 당황할지 모른다. 하지만 부정한다고 해서 우리 안의 이기심이나 비굴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허울 좋게 체면이나 차리면서 우리 안의 부정적인 면이 빚어낸 현실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
『군주론』은 나 자신과 세상을 맨눈으로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오늘도 여전히 우리가 『군주론』을 읽는 것이다. p.176
공화정이 들어섰던 피렌체에 다시 메디치가가 들어서면서 마이카벨리는 공직에서 해임되고, 반메디치 음모 혐의로 심문과 고문을 받는다. 다행히 새 교황의 취임으로 마키아밸리는 사면되었고, 자신의 집이 있는 피렌체 근교에서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이 곳에서 그간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통찰하여 쓴 <군주론>을 메디치 가문에 헌정했다. <군주론>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주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담은 책이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번영을 위한 정치와 통치의 지혜를 전하고자 했다. 다만,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흐름에 맞서 지도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금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했을 뿐이다. 그가 군주론을 쓰기 위해 서재에 들어갈 때 마다 궁정에서 입었던 관복으로 다시 갈아입는 자세와 책의 곳곳마다 자신이 "영혼보다 조국을 더 사랑한다"라고 밝힌 대목에서 피렌체를 향한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내가 읽었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에서 인물과 여행지 모두 뛰어나게 담아낸 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그가 군주론을 작성했던 마키아밸리 빌라에서 피렌체대성당 방향으로 찍은 사진은 마키아밸리가 다시 공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리운 마음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곳에 가면 마키아밸리의 이름을 붙인 와인도 있다고 하니 꼭 방문해서 맛을 보고 싶다. 두번째로 방문하고 싶은 곳은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이다. 베키오궁 앞에는 마켈란젤로가 만든 '다비드'와 반디넬리가 만든 '헤라클레스와 카쿠스'가 있는데, 두 작품은 공화정과 군주정을 상징하는 모델로 대비된다는 점에서 피렌체사를 재미있게 대표하는 작품이다. 마키아밸리가 로마를 통해 피렌체의 정치제도를 짚어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끊임없이 역사를 탐구하는 이유 또한 배울 수 있었다. 정치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사사로운 욕망은 50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책을 통해 평소 접근하기 어려웠던 마키아밸리에 대한 오해도 풀고, 가보고 싶었던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통해 제대로 인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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