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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8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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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2쪽 | 168g | 128*175*9mm |
ISBN13 | 9788984118959 |
ISBN10 | 8984118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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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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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외친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에밀>의 저자로만 알던 루소(1712-1778)인데 <짧게 쓴 프랑스 혁명사>를 읽고 루소가 프랑스 혁명 당시 민중들에게 우상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을 알고 궁금했다. 루소의 사상 어느 부분이 프랑스 혁명과 이어져있는가? 그 후 루소의 저작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편하게 만나는 철학 시리즈'로 나온 이 작은 책을 만나면서 마침내 궁금증을 풀었다.
제네바에서 태어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시계 수리공인 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루소는 10세 이후 시골 목사에게 보내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다 조각가의 견습생으로 들어갔으나 만족하지 못하고 제네바를 떠난다. 그 후 가톨릭 성직자의 소개로 바랑 부인을 만나 안정된 청년시절을 맞으며 예술과 문학에 심취한다. 피아노를 가르치고, 새로운 음악 표기법을 논하는 <현대 음악론>을 저술하고, 오페라를 작곡하고, <음악 사전>을 집필했으며, 디드로가 공동 편집하던 <백과 전서>의 음악 부분을 맡아 참여했다. 그러던 중 루소는 <과학과 예술에 관한 논고>라는 논문으로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과학과 예술에 관한 논고>(1750)에서 루소는 그리스 문명과 로마제국의 문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한다. 두 문명은 인간성에 대한 올바른 진실과 진리가 아니라 인간의 왜곡되고 타락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비판의 이유다. 그리스인들은 인간 조건을 넘어 날아오르려는 '사치스러운 민족'이자 '거짓을 약속하는 민족'이고, 이를 수용한 로마인들은 '선한 기초를 다지기보다는 선하게 보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로 "인간의 영혼은 과학과 예술이 보다 완벽해질수록 부패해 갔다"고 루소는 말한다. 한마디로 인간의 불행이 문명화와 함께 시작되어 학문과 예술이 발전할수록 커져만 간다는 게 루소의 주장이다. 이러한 루소는 군주제 하에서 진행 중인 산업자본주의 '시대에 맞서 진리를 외칠 수 있었던 예언자의 모습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그 후 아카데미에서 거절당한 후 출간한 <인간 불평등 기원론> (1755)에서 루소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불평등의 유래를 찾고자 한다. 그는 인간이 만든 모든 제도의 기초에는 '인간의 본성'이 있다고 본다. 루소에 의하면, 자연인으로서 인간이 지닌 최고의 덕은 타인에 대한 '연민의 능력'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삶을 통해 이러한 '연민의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순수한 자연 상태에 어울리는 선은 더 이상 신생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서 모든 악의 근원이 되는 '불평등'이 시작된다고 루소는 주장한다. 그는 묻는다.
"기존의 사회가 사회악을 통해서 인간성을 타락시키고 자유를 박탈하면서 노예화시키고 있다면, 인간성을 성장, 발전시키면서 인간에게 최상의 자유를 약속하는 그런 사회란 어떠한 사회인가?"
루소에게 이러한 사회는 '공화국'이었고 이상적인 공화국이란 '전체 구성원들의 계약에 의해서 성립된 사회'다. <사회 계약론>은 이상적 사회를 대신하는 차선의 사회에 대한 근거와 정당성, 조건과 구성 요소에 대한 논의다. 만인이 인간으로서 평등함을 주장한 그는 모든 권력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계약에 의해서만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보았다. 사회 권력이 계약을 어기게 되면 이러한 계약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파기해야 한다.
"아무도 자기와 같은 사람들을 지배할 천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폭력만으로는 어떠한 권력도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모든 합법적인 권력은 계약에 근거해야 한다."
루소는 계약을 통해 "육체적인 불평등을 도덕적인 그리고 법률적인 평등으로 대체한다."고 말한다. "국민은 어떤 경우라도, 설령 최악의 경우라 할지라도 법률을 바꿀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변한다. 루소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화국은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인 국가로서 모든 국민에게 국가의 질서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는 국가다. 이는 우리나라의 헌법 제1조 제1항에 나오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정신의 토대가 되는 사상이다. 이는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가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공화국의 근본 원칙'에 해당한다. 바로 이러한 루소의 국민 주권 정신이 프랑스혁명 당시 혁명파와 민중들에게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되었고, 오늘날 민주공화국의 기본정신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루소가 죽은 후 십 년쯤 지난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있던 날 시민들은 <루소에게 바치는 찬사>와 루소의 <사회 계약론>을 낭독하고 행진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 권의 책이 향후 인류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등불이 되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닌가. 작고 얇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루소의 사회정치 철학의 핵심을 알 수 있었다. 시간에 쫓기는 독서가들이 부담 없이 루소를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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