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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10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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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4쪽 | 763g | 145*210*30mm |
ISBN13 | 9788956056104 |
ISBN10 | 8956056102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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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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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권력을 쥐면 누구나 같아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누가 되는 내 삶만 건드리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나는 모습을 감추고 조용히 살아주겠다고.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이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시킬 누군가와 나아주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예의이자 ‘이기적인 나’를 ‘성숙한 나’로 만드는 일이다. 배명훈이 『총통각하』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분’이 계셨기 때문이었다. 그분께선 생각해 본 적도 없으셨겠지만. 배명훈은 말한다. 그분은 ‘나의 뮤즈’라고.
사람이 존재하는 곳엔 늘 총통각하는 존재한다는 내용의 「바이센티니얼 챈슬러」를 읽으며 현실은 내가 잠잔다(외면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씁쓸한 사실과 만났다. 「초록연필」의 한때 예언자이자 연필 장인인 루까스 베르네는 자신의 잘못된 예언을 바로잡기 위해 초록연필로 권력(악)의 흐름을 찾지만, 악의 봉인과 함께 사람들도 사라졌다. 문제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았다는 데 있다.
사람들의 선택한 방법은 ‘부당한 일에 대한 분노(152쪽)’를 삭이면서(「혁명이 끝났다고?」) 혁명(혹은 악의 처단)이 아닌 순응 하며 사는 것이었다. ‘가련한 영혼(41쪽)’인 우리는 생각 같은 건 버리고 총통각하의 명령대로 적과 싸워야 한다(「새벽의 습격」). 이미 생각을 지배당해 버려야 할 생각조차 없을 수도 있다. 적이 있다면 싸워서 이기는 게 맞다. 하지만 총통각하가 말한 적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 실체, 불멸하는 존재라는 것이다(「발자국」). 총통각하 혹은 권력자들은 누가 국민의 ‘흰색 셔츠 위에 선명한 발자국(90쪽)’을 남겼느냐는 관심하다. 그저 국민의 불안이 자신에 대한 믿음, 복종으로 이어지길 바랄 뿐.
공존이었다고, 공존. 숭배도 아니고, 발로 차서 쫓아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거. 어떤 사람은 받아들이고 또 어떤 사람은 못 받아들이고 하는 그런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걸 받아들였다는 게 중요해. 그게 훨씬 더 어렵거든.(「고양이와 소와 용의 나라로부터」, 75-76쪽)
고양이와 소와 용의 나라에선 고양이와 소와 용을 숭배하지만 그들의 숭배는 지배, 피지배 관계에서의 숭배와는 달랐다. 인간들은 그들을 존중했고 그들과 공존했다.「고양이와 소와 용의 나라로부터」가 현재의 총통각하이신 ‘그분’, 앞으로 그 자리에 오를 ‘그분들’께 바치는 조언이자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우리에게 주는 제안이라면, 「냉방노조 진압작전」은 세상을 바꾸는 방법으로 ‘사랑’을 내세운 낭만 가득한 작품이다. 악마를 없애는 일은 두 사람의 예언자, ‘두 개의 직선’으로 불가능하지만 4천 개의 목소리, ‘4천 개의 직선’으로 가능하다(「charge!」).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혼자로는 불가능하지만 함께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답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우리가 침묵하고 순응하는 사이 「내년」의 은경이 겪은 세상처럼 2012년은 삼십 년째 반복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우리도 겪지 않았던가.
글은 향기가 나지 않지만, 자신만의 색깔 혹은 스타일이 있다. 작가를 모른 채 글을 읽어도 읽다 보면 그 사람이 쓴 글이라는 걸 알게 된다. 물론 작가에 대한 평소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총통각하』을 쓴 배명훈은 자기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는 작가다. 배명훈이 그린 세계는 먼 미래, 현재를 사는 우리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세계를 그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세계는 우리가 처한 현실과 판박이 세계다. 세상이 불안하고 삶이 힘들어도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의 세계 말이다.
밝게 웃으며 “안녕!”하고 ‘그분’을 보낼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꿈꾼다. 절반의 기대 혹은 절반의 절망이 아닌 밝은 미래를 만들어 줄 것에 대한 강한 희망으로 “안녕!”하며 ‘그분’을 맞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같은 해를 반복해서 사는 기시감을 느끼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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