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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11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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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5.80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2.5만자, 약 3.9만 단어, A4 약 78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01150628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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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팩션물이란 사실(fact)에 가공의 이야기(fiction)를 끼워 넣어 흥미롭게 이끌어간(faction) 저작물을 말한다. 사실과 가공이 섞여 실제 사건과 역사 인물에 대한 평가가 오판, 오해되기도 하지만 역사를 알아가는 깨알 같은 재미가 있다.
‘조선왕조실록’의 ‘1515년 인종이 태어날 때 호산하여 공이 있었다’는 기록과 ‘중종으로부터 쌀과 콩을 포상으로 받았다’는 기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장금’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이 좋은 예다. 이 소설도 ‘조선왕조실록’의 광해군일기, 1616년 2월 28일 기록에 ‘숨겨야 할 일들은 조보에 내지 말라’라는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조정의 암투 속에 독살의 두려움을 가진 광해군이 정신을 잃은 사이에 가짜 왕이 정사를 챙기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다룬 소설이다.
겉지를 벗긴 후의 장면.
소설은 1615년과 1616년에 걸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에서도 약간의 설명이 되어 있지만 광해군은 어렵게 왕이 되었다. 임진왜란 시절, 선조가 의주로 피난하며 광해군에게 분조(임시정부)를 맡긴다. 광해군은 분조를 이끌고 각 지역을 옮겨 다니며 민심 수습과 의병 독려를 하며 전쟁을 치르는 백성의 구심점이 되었다고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선조는 정유재란이 끝난 2년 후, 인목대비와 혼인하고 그 이듬해 선조의 유일한 적자인 영창대군이 태어난다. 혼인 당시 선조는 51세, 인목대비는 17세였다고 한다. 선조에 충성한 무리에 의해 고의로 광해군의 세자 책봉이 방관되고 영창대군을 왕세자로 세우려고 한 일이 있었다.
이렇게 첩의 자식 중에서도 둘째인 광해군은 스스로 왕이 된 것이 아니라 조정에 의해 세워진 왕이 된다. 조정 대신들의 입김이 센 탓에 광해군은 사사건건 제약을 받는다. 호패법과 대동법이 제대로 시행이 되지 않는 탓도 여기에 있다. 대신들을 비롯한 지주들이 탐탁지 않게 여긴 것이다. 이것은 마치 현 시대의 부자 증세 논란과도 흡사하다.
허균은 이 소설의 배경에서 2년 후인 1618년에 역모 죄로 저잣거리에서 처형된다. 영화에서는 이듬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만 1617년인 것 같다. 허균을 못 마땅히 여기던 신료들이 망설이는 광해군을 몰아세워 처형을 서둘렀고, 허균은 제대로 변론도 못한 채 처형당했다고 한다. 실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소설에서는 ‘홍길동전’과 산문집 ‘성소부부고’를 들어 대신들이 허균에게 역모의 죄를 씌운다.
광해군은 쇠퇴해 가는 명나라와 세력이 급속히 커진 후금과의 사이에 실리 외교를 펼치려 한다. 하지만 이것이 도리어 광해군의 발목을 잡아서 1623년 인조반정이 일어나고 임금의 자리를 빼앗긴다. 왕위에서 물러난 지 18년만인 1641년, 광해군은 제주도의 유배지에서 숨을 거둔다. 사망 당시에도 위리안치(중죄인을 외딴 곳으로 보내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는 형벌)된 상태라 바깥에서 굳게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제주 목사 이시방이 달려와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서 정성껏 염을 하고 장례준비를 했다고 한다.
책의 내부.
소설은 세밀한 사물이나 인물 묘사를 많이 생략하고 빠른 사건 전개로 술술 읽혔다. 그렇게 읽히다 보니 겉지를 벗긴 표지도 그렇고 문득 무협지가 생각날 정도였다. 소설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겠다.
역사적 배경은 소설의 흥미를 배가시켰다. 소설의 뒤쪽에 부록으로 연표가 있는데 1575년, 선조와 공빈 김씨의 둘째아들 광해군이 태어나면서부터 1641년 7월, 광해군 사망에 이르기까지 선조실록, 광해군일기, 인조실록 등 여러 책을 참조한 연표가 정리되어 있다. 안타까운 일은 인조반정 없이 광해군이 계속 집권했더라면 정묘호란, 병자호란도 없었을 것이다. 병자호란은 영화 ‘최종병기 활’의 시대적 배경이 되었는데 그 영화에서도 묘사되었지만 청나라로 비참하게 끌려가는 무수한 백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예판 구매를 했더니 사은품으로 주는 배우 엽서들. 이병헌, 한효주 엽서 1장씩에는 배우 사인이 되어 있다.
영화 티켓.
영화는 소설을 그대로 연출해 냈다. 하지만 종반부는 좀 다르다. 대신들이 군사를 이끌고 가짜를 판별하러 왔을 때의 부분부터 소설과 영화가 달라졌다. 소설의 엔딩도 슬프게 끝난다. 매화틀에 얽힌 웃음 코드는 영화에서 잘 묘사해 냈다. 싸는 소리만큼은 소설이 따라올 수 없었다. ^^ 이병헌의 연기는 발군이었다. 실제로 인터넷을 들여다보니 그간 이병헌에게 비호감을 갖고 있던 많은 분들이 어쩔 수 없이 이병헌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찬사의 글들이 많았다.
한효주는 영화에서 그다지 비중이 높지 않지만 깔끔한 연기를 해냈다. 개인적으로 중전에 대해 흥미를 느껴서 기록을 살펴봤더니 인조반정 당년 3월에 광해군과 폐비 유씨는 강화부 동문, 폐세자 이지와 폐세자빈 박씨는 강화부 서문에 각각 위리안치되었다고 나와 있다. 5월에 폐세자 이지가 탈출하려다 체포되자 폐세자빈 박씨가 자결하고 그 한 달 후인 6월에 폐세자 이지가 자결한다. 그리고 10월엔 중전이었던 폐비 유씨가 사망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광해군이 위리안치로부터 4년 후 정묘호란이 일어났고, 위리안치 13년 후에 병자호란이 일어났다. 그 이듬해 인조가 청 태종에게 항복하고 광해군은 제주도로 옮겨진다. 광해군은 살아서 아들, 며느리 그리고 부인의 죽음은 물론이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봐온 것이다. 과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드라마에선가 어느 곳에선지 헷갈리는데 광해군을 폭군으로 묘사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은지 모르겠다. 책의 해설에서는 민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궁궐 토목공사에 집착한 것이 폭군의 모습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변변한 궁궐이 없어서 어느 대신의 집에서 정사를 보았다는 것이 얼핏 기억난다. 그래서였나? 고교 역사교사들이 재조명 받아야 할 1순위로 ‘광해군’을 꼽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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