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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1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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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592쪽 | 1,132g | 174*227*35mm |
ISBN13 | 9788990641878 |
ISBN10 | 899064187X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4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소년 크레이그는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폭력에 괴로워 하고, 추하고 고집스런 기성세대들에게 실망하며, 무관심하면서도 권위적인 부모님으로 인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 어린 크레이그의 눈에 비친 삶은 너무나 끔찍했기에 틈만 나면 좀 더 살기 편한 곳으로 멀리 도망갈 계획을 세우지만 도망을 친들 어느 곳에서든 그의 불행은 끝나지 않을 터, 더 쉬운 도피처인 곳이 있었으니 바로 꿈나라와 그림이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그림마저도 절대적인 주님의 이름 아래 퇴색되고 만다. 내 눈에 비친 크레이그는, 보수적이고도 절대적인 기독교 세계에 발목이 잡혀, 미술대학에 대한 동경이 커다란 괴리감을 안겨준다는 안타까움이 앞섰다.
우리 몸은 임시 거처고, 언젠가는 우리 모두 죽게 된다. 하지만 예수님을 영접하면 죽고 난 뒤에 천국에 갈 수 있다. 천국은 고통이 없고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완벽한 곳이다. 크레이그에겐 천국이 필요했다. 그렇게 다른 세계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영원한 세계, 유한한 이 세상의 고통을 씻어 줄 그 세계를. 하지만 그의 믿음이 반쪽짜리라는 것, 그래서 성경 말씀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크레이그에게 있어 겨울의 가장 큰 선물은, 넘어져도 아플 일 없는 푹신한 눈 담요를 빼면 바로 크리스마스 방학이었지만 일주일 간의 성경 캠프는 지옥이었다. 성경 캠프의 따돌림은 학교에서 당하는 것보다 몇 배 더 비참한 일이었고, 신성한 성경 캠프에서조차 인기 있는 애들만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듯 보였다. 하지만 고등학교 성경 캠프에서 운명의 소녀 레이나를 발견하게 되고 동시에 신앙에 회의를 품게 된다.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크레이그는 유년시절의 크레이그를 넘나들며 그의 신앙생활과 성에 대한 호기심, 첫사랑을 접목시켜 좌절감과 동시에 성장통을 들려준다. 레이나의 매혹적인 편지로 인해 자위하는 크레이그는 신에 대한 모독감으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레이나의 편지가 희망이 되고, 그녀의 전화에 좌절된 일상이 도전과 새로운 활기를 찾기 시작한다. 이혼을 준비하는 부모님, 내일이 뭔지 모르고 기저귀를 찬 열아홉 살의 정신 지체아 로라, 로라와 함께 입양된 저능아인 벤 오빠, 자신들의 즐거움에만 빠져 자식에 대한 애정없이 아이를 맡기는 언니와 형부 등 우울할 것 같은 가족이지만 레이나는 그들을 성숙하게 보듬고 돌본다. 레이나의 집에 초대된 크레이그는 그녀가 직접 만든 퀼트라를 선물받게 되고, 어린 동생조차 보호할 줄 모르던 약골인 크레이그와는 대비되는 현상을 느끼게 된다.
어렸을 때 동생 필과 한 침대를 쓰면서 담요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꽃을 쫓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에피소드는, 그들에게 요정같기도 반딪불 같기도 한 신비로운 빛이었다. 하지만 그 빛이 무엇인지 묻는 아이들에게 '정전기'라고 얘기한 어른들의 너무 솔직한 대답은 맥빠지고 허무했다. 또한, 동생이 손가락에 침을 묻혀 크레이그의 살을 찌른 것을 속여 "내 고추였어. 오줌 쌌다."에 흥분한 크레이그는 똑같이 갚아준다며 시범을 보인다. 이내 오줌을 한 바가지 뒤집어 쓴 동생은 통곡하기에 이르고, 또다시 형에게 보복을 시도한 동생 때문에 침대는 온통 지린내로 젖어든다. 철없는 아이들의 익살스러운 이야기지만, 샤워를 통해 통과의례를 겪은 성장통에 비유했다. 유쾌한 에피소드지만 끝은 항상 쓸쓸하고 아련한 아픔이 젖어든다.
크레이그는 레이나에게 실수로 남을까 두려워하며 또다시 외로움을 느낀다. 밤이면 몰래 한 침대에 들어가 더없이 다정한 사이지만, 낮에는 서먹할 정도로 간격을 유지하는 레이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한 레이나와의 생활도 2주만에 끝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듯 보였지만, 크레이그를 부담스러워하는 레이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크레이그는 그녀가 준 모든 것을 불태워버린다. 하지만 그녀의 담요만은 태우지 못하고 골방에 집어넣고 스무 살 되던 해, 부모님 집을 나온다. 더이상 크리스천이 아닌 크레이그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부정하고 수대의 필사를 통해 수정되고 희석된 성경과 기독교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담요는 크레이그에게 있어 식탁이자 배이며, 은밀한 공간이자 위안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가졌던 담요와 육체적으로 성장한 청소년기의 담요는 그 의미와 대상이 사뭇 다르다. 어린 시절의 담요는 부모님이 제공한 침대에서 놀이로 대상화 되지만, 고등학생인 크레이그가 레이나의 담요를 선물 받으면서 그 대상은 비밀로 바뀌고, 성인이 되어 찾아낸 담요는 편안한 잠을 제공하는 도구로 변환된다. 사물 인식의 과정에서 본질이 바뀌고 심리적인 환기를 거듭하는 현상으로, 주인공이 성장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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