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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12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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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320g | 153*224*20mm |
ISBN13 | 9788974189686 |
ISBN10 | 89741896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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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식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나도 많이 가지고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보다 선명하고 긍정적인 대화를 많이 나눈다. 식물은 사람들처럼 숨기는 게 별로 없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 보여주고 가진 것을 나눠 준다. 그러기에 같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늘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은 나무에게 길을 묻다’라는 표지 부제를 두고 있다. 글의 방향을 잘 나타내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우화’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 있다. 그것 또한 책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나무들을 의인화해 그들이 가진 속성들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글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척 흥미롭게 읽혀지는 글이다.
이런 책은 가까이 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 늘 곁에 두고 읽고 싶은 글들이다. 책은 읽기 전부터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짧은 글로 되어 있고, 그 짧은 글이 생각할 것이 많다. 깨달음을 주는 글이 많고, 교훈도 된다. 책의 내용을 접하게 되면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화로 ‘이솝우화’를 잘 안다. 주로 동물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 이솝우화, 이 책은 식물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 나무들의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나무들에게 길을 묻다’라는 표제어도 사용한 모양이다. 쉽게 읽혀진다. 보통의 책들이 가진 약점이 끈기 있게 읽어야 한다는 점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눈이 호강을 하도록 만든다. 짧은 글을 한 편 읽으면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솝우화의 형식처럼 간략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식물우화의 구성은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질> <침묵> <무상> <안목> <작은 우주>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다섯으로 나누어 놓고 각 편의 글들을 싣고 있다. 각 장은 23편에서 31편의 글들을 담아 놓고 있으며, 각 글들이 거의 한 면이나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기에 192쪽의 책이 130편 가까이의 글을 싣고 있게 된 것이다.
가볍고 무거운 책이다. 가볍다는 측면은 각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고, 무겁다는 의미는 내용에 지혜가 담긴 은유적인 뜻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책이 가벼운 듯하면서 무거운 이유다. 책이 사람들이 선호할 내용과 구성으로 되어 있다. 책을 접하면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글들에 삽입 그림도 있다. 글의 포인트를 살려주는 그림이다. 서로 조화를 이뤄 책이 품위 있게 보인다. 소장용으로도 무척 좋을 듯하다. 그림과 언어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술주정뱅이 이야기가 있다. 주정뱅이는 옥수수 밭을 발로 뭉갰다. 옥수수가 밀에게 맥주를 만들게 해서 자신을 발로 밟게 했다고 항의한다. 밀은 말한다. 빵이 되고 싶었는데 털 없는 원숭이들이 술로 만들었다고. 옆에 있던 포도나무가 말한다. 나는 주스가 되고 싶었는데, 술이 되었다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 있는 책이다.
나무꾼이 산에 올라 좋은 물푸레나무를 발견하고 한 번 찍자 도끼자루가 부러졌다. 나무꾼은 큰 나무 대신 낫으로 작은 물푸레나무를 잘라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새 도끼자루로 큰 물푸레나무를 밑동부터 잘랐다. 물푸레나무가 외쳤다.
“너 이놈! 내가 너를 낳아 이렇게 옆에서 길렀건만 넌 자루가 되어 날 죽이는구나!
세상인심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는 글이다. 가족의 비애를 느껴볼 수 있겠다. 자식 사랑에 눈이 먼 부모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보면 된다. 냉혹한 사회 현실을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모든 글들이 이렇게 깨달음과 삶의 이치를 보여주고 있다. 은유적인 의미가 가슴에 아득하게 밀려든다.
식물들은 자신을 속일 줄 모른다. 뿌리가 부실하면 말라가고 햇살이 너무 거세면 꽃잎들이 잎을 닫는다. 비바람이 오랜 시간 불면 뿌리가 썩어가고 그러면 잎들이 죽어간다. 결국 생명을 지탱하지 못한다.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흙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람들이 사랑을 주면 잘 자란다. 사람들이 무심하게 대하면 생명력이 거칠어진다. 식물들이 보여주는 진면목이다.
이 책은 이런 식물들을 제시해 인간들의 이야기를 한다. 인간들에게 은연중에 깨달음을 얻기를 원한다. 식물들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고 있는 책, 소장본으로도 충분한 기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책을 가까이 두고 마음이 내킬 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찾아 양식으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귀한 책, 마음이 깨끗해지는 책, 고마운 책을 곁에 두고 읽을 수 있어 좋다. 이런 책은 아무리 권해도 부족할 듯하다. 생활을 흥미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 한 권쯤은 소장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자문해 본다. 그리고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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