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신입시절을 겪는다. 내가 팀장을 달기 전까지 늘 했던 생각은 '저 팀장처럼 되지 말아야지' 였다. 20명 남짓의 적은 규모였기 때문에 내가 팀장을 달기 전까지 고작 두명의 팀장밖에 모시질(?)못했고 단 한번도 팀장에 대해 만족 해 본적이 없다(이쯤되면 내가 문제인건가 싶기도 하다).

가장 오랫동안 함께한 팀장은 6년정도였다. 나보다 15살정도 차이나는 팀장이였고 그 팀장은 늘 "바빠 죽겠어"를 입에 달고 살았다. 내 눈에는 정말 그녀가 무능해보였다. 내가 업무 리뷰를 올려도 "나는 너무 바빠서 못보겠어, ㅇㅇ씨 잘하잖아~ 안틀렸지? 그냥 보고해" 라는 말이 버릇이였고 그러다 보고 후에 틀린게 발견되면 당연히 내 책임이였다.

좋은 케이스를 접하지 못했던지라 '이렇게 해야지!' 보다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내가 팀원이였을때 절대 저인간(!)처럼 하지 말아야지 했던것들은 이렇다.

1. 바빠 죽겠다는 소리 하지 않기
2. 내가 모르는걸 팀원이 물어보면 잘 찾아서 알려주기(모르는 나도 창피)
3. 2와 연결되지만 팀원에게 무시당하지 않도록 업무스킬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4. 정기적인 팀미팅으로 팀원들의 업무스케줄을 파악하기

그리고 나는 예상치못하게 회사 내부사정으로 조금 일찍 팀장을 달았다.

내 경우에는 새로운 팀으로 간건 아니였고 기존에 팀원으로 있던 팀에서 팀장을 달게 되었다.  

팀장을 달고 나서 나는 내 팀장과는 다를것이라 다짐했었다. 사실 그 때 나는 팀원들보다 뒤쳐지지 않게 실무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마음과 팀원들의 스케줄파악, 업무리뷰시간 확보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

조직이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지 못하는 리더는 대개 리더 이전과 이후의 행동에 별 차이가 없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리더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꼴이다. 더 큰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스스로 반성 할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더 역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으면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처리하기 급급할 뿐,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렵다. (24-25p)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해야 할 일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목표의식 없이 팀을 운영하는 것은 위험한 것임을 이제는 알고 있다. 책을 읽으며 다시한번 초심을 다지며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생각 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내가 제일 되기 싫은 팀장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내뿜는 팀장이였다. 과거의 우리 팀장은 회사의 일을 혼자 하는것 처럼 행동했다. 실수도 많고 어딘가 부족함이 많아보여서 내 미래가 저렇다면 참 암울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 불안한 팀장의 모습을 보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것은 나 뿐만이 아니였다.

내가 우리 팀장의 죽겠다는 소리를 싫어했다고 했다. 그 소리가 나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팀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우리도 그녀와 함께 같이 죽겠다, 힘들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네 팀장님, 저도 죽겠어요. 힘드네요)

개개인의 팀원으로 이루어지는 팀이기 때문에 역시 "말"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팀원에게 사탕발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듣기 싫은소리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실 칭찬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팀원이 실수를 했을 때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실수를 한 경위를 묻고 해결방법을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처리 할 수 있으면 처리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가 팀원이였을때 이렇게 했을때 제일 마음이 편안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방법은 책에서 제시하는 것과 생각보다 비슷했다. 추가적으로 배운것은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신뢰와 확신을 표시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면 윗사람의 눈 밖에 나거나 버림받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그 부분을 해소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내가 팀원때 팀장 눈치를 너무 안봐서 이 부분을 간과했던 거 같다..ㅎㅎ

사실 내가 우리 팀장에게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나를 잘 못키웠다는 거였다. 우리 팀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내 업무를 잘 검토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잘 하고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다른 동료가 한달만에 배우는걸 난 세달 걸려 배우는 기분이였다. 그래서 그런 불안감 만큼은 절대로 내 팀원에게는 안겨주고 싶지 않다 생각했다.

'역량 향상'은 장기적인 만족을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사람의 자아실현과 연관된 요소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만족 측면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 할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높은 고과나 승진' 보다는 '역량 향상' 이 한 개인에게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 믿는다. (272-273p)

사실 난 팀장을 단지 아직 2년이 채 되지않아 팀원이였을때의 생각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많은것들과 일맥상통하여 놀라웠다. 사실 팀장을 달면서 책하나 읽어보지 않고 팀을 꾸리려고 했던 내가 바보같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라도 이런 기회에 읽어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

현실적인 조언이 많고 당장 내일부터 아니 지금부터 실천가능한 지침들이다. 나를 거칠게 몰아세우지 않고 차분히 하나하나 짚어주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으로 얻은게 참 많아 친한 동료 팀장에게 이 책을 선물 하려고 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